지난 14일 새벽 1시 경기 화성시 서해안고속도로 매송휴게소. 커피전문점 키오스크에서 고객이 아이스 아메리카노 한 잔을 주문하자마자 ‘로봇 바리스타’가 컵에 얼음을 담고 커피를 추출했다. 고객은 1분 만에 입구에서 커피를 받아들었다.

휴게소 로봇카페 ‘비트박스 하이웨이’에서 일하는 직원은 한 사람도 없다. 로봇과 키오스크가 24시간 쉬지 않고 작동할 뿐이다. 식당, 카페, 영화관 등 서비스 업종에서의 무인화는 이처럼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이런 움직임은 코로나19와 엔데믹(감염병의 풍토병화)을 거치며 심화한 인력난으로 촉발된 것으로 분석된다.

◆“매장마다 구인난으로 아우성”

15일 통계청의 ‘직종별 노동력 조사’를 분석한 결과 올 상반기 1인 이상 사업체 중 인력 부족률이 가장 높은 직종은 농림어업직(7.8%) 다음으로 음식서비스직(6.5%)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전체 직종의 인력 부족률(3.6%)을 크게 웃도는 수치다.

알바생 빈자리 채우는 로봇…커피 내리고 피자 배달
인력 부족률이란 사업체의 정상적인 운영을 위해 필요한 인력 대비 부족한 인원 비율을 뜻한다. 대표적인 노동집약 직종인 음식서비스의 인력 부족률은 지난해 상반기 2.7%, 하반기 5.2%에서 올 상반기 6.5%로 급격한 상승 궤적을 그리고 있다.

외식업계 관계자는 “매장마다 구인난으로 아우성”이라며 “아르바이트생 등 이 분야 핵심 인력인 2030 인구가 점차 줄어들고 있는 데다 몸이 힘든 서비스 업무를 기피하는 현상이 강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통계청에 따르면 20~39세 인구는 2010년 1523만 명에서 지난해 1384만 명으로 9.1% 감소했다.

◆서비스로봇 시대 도래

이 같은 외식업계의 인력난은 ‘서비스 로봇 시대’의 도래를 초래했다. 로봇이 커피를 내리고, 치킨을 튀기며, 피자를 배달한다. 치킨로봇으로 유명한 로보아르테의 치킨 매장 ‘롸버트치킨’은 직영점 외에 가맹 1호점을 이달 서울 성수동 지식산업센터에 개점한다. 싱가포르, 미국 등 인력난이 심한 해외에도 매장을 내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강지영 로보아르테 대표는 “치킨로봇은 쉬지 않고 일하기 때문에 사람 두 명 몫을 하면서도 비용은 최저임금 대비 절반 이하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도미노피자는 자율주행 배달 로봇 ‘도미 런’과 배달 드론 ‘도미 에어’를 개발해 시범 운영에 나섰다. 배달 로봇과 드론은 도미노피자의 가장 큰 고민 중 하나인 배달 인력난을 점차 덜어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키오스크는 이미 일상화했다.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에 따르면 요식업 등 민간 분야에서 키오스크는 2019년 8587대에서 3년 새 2만6574대로 세 배 이상 증가했다.

하수정 기자 agatha77@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