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가 정보기술(IT) 기업의 새 먹거리로 부상하고 있는 ‘5세대(5G) 이동통신 특화망’ 사업에 진출한다. 특화망 사업은 초고속 5G 네트워크를 계열사나 고객사에 구축하는 비즈니스를 의미한다. 통신 사업을 하지 않는 기업에만 허가를 내준다. 5일 정부와 IT업계에 따르면 카카오 계열사인 카카오엔터프라이즈는 이달 ‘5G 특화망 기간통신사업자’ 신청서를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 제출한다. 과기정통부는 주파수 이용계획서 심사 등을 거쳐 최종 허가 여부를 결정한다. 업계에선 ‘승인’이 유력하다는 전망이 나온다. 5G 특화망 서비스는 통신 3사가 서비스 중인 공용 5G보다 빠르고 안정적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주로 기업들이 스마트 공장 등 초고속 통신망이 필요한 산업 현장에서 활용한다. 카카오엔터프라이즈는 카카오 사옥 등에 스마트 오피스·연구개발(R&D) 시설을 구축하고 고객사의 지능형 공장, 인공지능(AI) 물류센터 등을 고도화하는 데 5G 특화망을 활용할 것으로 전망된다.최근 디지털 전환이 가속화하면서 교통·물류·발전·의료·조선 등 글로벌 산업 전 분야에서 5G 특화망에 대한 수요가 커지고 있다. 카카오뿐만 아니라 삼성SDS 등 다른 대기업도 시장 진입을 준비하고 있다. 특화망 사업자 간 수주 경쟁이 치열해질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황정수 기자 hjs@hankyung.com
초강력 태풍 ‘힌남노’가 한반도에 상륙하면서 산업계 곳곳이 마비됐다. 힌남노가 관통하는 동남권 지역에 있는 조선·석유화학·자동차·전자 등 산업계는 공장 문을 닫고, 추가 피해를 막기 위한 대책 실행에 나섰다. 특히 올해부터는 중대재해처벌법 시행으로 태풍 등 자연재해로 발생한 안전사고로 근로자가 다치거나 사망할 경우에도 사업주가 책임을 져야 할 가능성이 있어 피해 예방에 더욱 신경 쓰는 모습을 보였다.동남권 조선소 셧다운5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중공업 울산조선소는 6일 오전 휴업을 결정했다. 삼성중공업 거제조선소, 대우조선해양 거제 옥포조선소도 마찬가지다. 일단 오전에는 공장 문을 닫은 뒤 태풍 경로에 따라 오후에 조업을 재개할 예정이다. 조선업체는 주요 작업이 바다와 맞닿은 도크에서 이뤄지기 때문에 태풍 때 사고 위험이 크다. 현대중공업의 지주사인 HD현대 권오갑 회장은 울산을 찾아 대비 상황을 직접 점검했다. 업계 관계자는 “동남권 조선업체들은 사실상 전부 셧다운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현대중공업은 앞서 건조 마무리 단계 또는 시운전 중인 선박 9척을 서해로 피항시켰다. 안벽에서 건조 중인 선박들은 강풍에 대비해 계류 로프를 보강했다. 대우조선해양은 해상 크레인 및 이동 가능한 선박 6척을 서해로 피항시켰다. 삼성중공업도 일부 선박을 피항시키거나 벽 계류 중인 선박의 고정 로프를 보강하는 등 피해 최소화에 나섰다.전자업계도 비상 대응에 들어갔다. LG전자는 긴급 휴업을 결정했다. LG전자 관계자는 “창원사업장은 6일 오전, 구미사업장은 6일 하루 휴업한다”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구미사업장 등에서 하던 각종 시설물 공사를 일시 중단했다. 포스코도 6일 태풍 경로에 따라 포항제철소의 공정 가동을 중단하기로 했다. 포스코 관계자는 “태풍 피크시간대 조업을 중단할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제철도 6일 11시간 동안 울산공장 가동을 중단한다.자동차업계도 비상대책을 실행하는 등 긴장된 하루를 보냈다. 울산공장을 운영 중인 현대자동차는 6일 오전 공장 가동을 4시간 늦추기로 했다. 앞서 침수 우려 지역에 있는 선적 대기 차량 5000대를 안전지대로 긴급히 이동시켰다. 배수 취약지역 안전 및 조치에 나서는 한편 강풍에 따른 낙하·전도 위험 요소도 점검했다. 모래주머니 8500개 등 대응자재를 준비하고, 유사시 차량 긴급이송조 120명도 편성했다. 부산에 완성차 공장이 있는 르노코리아도 6일 오전 조업을 중단하기로 했다.“위험 작업은 태풍 지나가고…”석유화학업계도 바짝 긴장하고 있다. SK이노베이션 울산콤플렉스(CLX)는 6일 공정 가동을 위한 필수 인력은 정상 출근하되, 지원 업무를 맡는 사무직 등은 오전에 재택근무한다. 에쓰오일은 주간 근무자 출근 시간을 오전 10시30분으로 두 시간 연기했다. SK이노베이션과 에쓰오일은 지난 1일부터 원유선과 제품 운반선 등의 입항을 금지했다. 해외에서 선박이 울산으로 오는 중에 태풍과 맞닥뜨리는 상황을 막기 위해서다. GS칼텍스도 여수 등에서 하역과 급유 작업을 마치고 돌아오는 유조선, 급유선이 안전한 장소로 피항하도록 조처했다. 이들 업체는 하루 24시간 공정이 계속되는 장치산업 특성에 따라 정전을 방지하기 위해 예비전원 동원에도 나섰다.건설업계도 고위험 작업은 아예 태풍이 지나간 이후로 미루는 등 작업에 급제동을 걸었다. 대우건설은 모든 공사 현장에 태풍 대비 취약 요소 사전 점검 항목을 전달했다. DL이앤씨도 현장별 비상근무 체제에 들어갔고, 모든 현장에 태풍 대비 안전관리 방안과 사전 점검 항목을 공지했다. GS건설은 태풍 영향권에 들어간 지역의 옥외 공사를 중지하고, 쓰러질 위험이 있는 시설물은 미리 제거하거나 결속하는 조처를 했다.통신 3사는 24시간 비상 체제에 들어갔다. 강풍과 집중호우에 통신 장애가 발생할 경우를 대비해서다. KT와 LG유플러스는 지난 4일, SK텔레콤은 5일부터 특별 상황실을 열었다. 각 기업은 지난 주말 네트워크 특별 사전 점검도 했다. 주요 저지대 지역이 침수될 경우에 대비해 이동식 기지국, 발전차, 배풍기, 양수기 등 긴급 복구용 장비를 피해 예상 지역에 전진 배치했다.김일규/김익환/선한결 기자 black0419@hankyung.com
네이버 임직원들이 꼽는 신사옥 ‘1784’의 명물은 자율주행 로봇 ‘루키’다. 2층부터 28층까지 오르내리며 도시락 배달, 택배 운반 등 궂은일을 도맡아 한다. 루키가 건물 곳곳을 누빌 수 있는 것은 초고속 네트워크 ‘5G 특화망’의 힘이 크다. 업무 지시를 내리는 클라우드와 개별 로봇을 안정적으로 연결해 성능을 최적화하기 때문이다.이달 신규 사업자 세 곳 허가5일 정보기술(IT)업계에 따르면 국내 대기업이 5G 특화망 사업에 적극 진출하고 있다. 디지털 전환 가속화로 초고속·저지연 네트워크에 대한 수요가 커지면서 IT 기업들의 ‘미래 먹거리’로 부각되고 있어서다. 서비스가 시작된 올초부터 현재까지 네이버클라우드, LG CNS, SK네트웍스서비스 등 다섯 곳이 시장에 뛰어들었다.5G 특화망 사업을 하려면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심사를 거쳐 ‘5G 특화망 기간통신사업자’로 등록해야 한다. 기존 통신사는 5G 특화망 사업을 할 수 없다. 이달 카카오 등이 추가로 5G 특화망 기간통신사업자 신청서를 과기정통부에 제출할 예정이다.삼성의 5G 특화망 사업 진출도 초읽기에 들어갔다. 지난달 열린 5G 특화망 간담회에 참석한 삼성SDS 관계자는 “사업을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업계에선 삼성전자가 직접 진출할 가능성도 거론된다.초고속·저지연 장점 부각5G 특화망은 공용 5G와 달리 4.7㎓와 28㎓ 주파수를 쓴다. 도달 범위는 상대적으로 좁지만 공용 5G보다 더 빠르고 안정성이 높다는 평가를 받는다. 디지털 전환 관련 필수 인프라로 꼽히며 수요가 커지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그랜드뷰리서치는 세계 5G 특화망 시장 규모가 지난해 13억7560만달러(약 1조8800억원)에서 2028년 142억8496만달러(약 19조4000억원)로 확대될 것으로 전망했다.국내에서 현재 데이터센터, 물류센터, 스마트 공장·오피스, 인공지능(AI)·자율주행 연구소 등을 중심으로 5G 특화망의 수요가 커지고 있다. 예컨대 LG CNS는 5G 특화망을 통해 LG이노텍의 구미2공장을 AI로 불량을 잡아내고 무인 로봇이 움직이는 스마트 공장으로 전환하는 작업을 진행 중이다.미국, 독일, 일본 등은 첨단 산업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3년 전부터 5G 특화망 산업을 적극 육성하고 있다. 독일 항공사 루프트한자는 증강현실(AR)로 비행기 설계도를 내려받고 사전 점검하는 데 5G 특화망을 활용하고 있다. 도쿄도립대는 캠퍼스의 드론, 로봇, 자율주행차량 연구시설에 5G 특화망을 구축했다.다음달 특화망 로드맵 공개5G 특화망을 활용해 계열사가 아니라 고객사 등에 서비스하는 사업도 본격화할 전망이다. 기간통신사업자 허가를 받은네이블커뮤니케이션즈가 대표적 사례다. 이 회사는 5G 특화망을 활용해 이대목동병원에 AI를 이용한 수술 AR 가이드, 수술실 내외부 의사 간 실시간 비대면 협진 등의 서비스를 제공할 예정이다. SK네트웍스서비스는 5G 특화망과 로봇을 결합한 ‘물류 서비스’를 전북 익산의 한국식품산업클러스터, 경남 창원 로봇랜드재단 등에 적용할 계획이다.5G 특화망 전용 스마트폰, 태블릿 등이 없는 것은 숙제로 꼽힌다. 업계에선 ‘e심 서비스’ 본격화를 계기로 특화망에서도 쓸 수 있는 스마트폰이 나와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과기정통부는 업계의 의견을 담아 다음달 ‘5G 특화망 확산 로드맵’을 내놓는다.■ 5G 특화망최첨단 건물, 스마트공장 등 특정 지역에서 사용 가능한 5세대 이동통신(5G)망. 통신 3사의 공용 5G망보다 더 빠르고 안정적이다. 교통·물류·발전·의료·조선·항만 등 산업 전 분야에서 수요가 확대되고 있다.황정수 기자 hj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