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수부, 벨루가 방류 추진…"캐나다·노르웨이 바다쉼터 접촉"

드라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의 인기를 계기로 고래에 대한 관심이 어느 때보다 뜨거운 가운데 국내 수족관에 갇혀 있는 고래의 운명도 주목받고 있다.

특히 남방큰돌고래 '비봉이' 방류 절차에 들어간 해양수산부가 2023년 하반기에 벨루가(흰고래) 방류도 추진하겠다고 밝혀 실제 가능 여부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그러나 벨루가 방류는 생각만큼 쉽지 않을 수도 있다.

벨루가는 북극해·베링해·캐나다 북부해 등 차가운 해역에 서식하는 고래인 만큼 상대적으로 수온이 높은 국내 바다에는 방류할 수는 없기 때문이다.

벨루가 '벨라'와 '루비'도 내년에 바다로 돌아갈 수 있을까
◇ 롯데월드 "벨루가 '벨라' 이송지 올해까지 결정"
14일 시민단체 핫핑크돌핀스에 따르면 현재 국내 수족관에 남아있는 벨루가는 총 5마리로 파악된다.

서울 롯데월드 아쿠아리움에 1마리, 전남 여수 아쿠아플라넷에 1마리, 경남 거제 씨월드에 3마리가 있으며 이들 벨루가는 모두 러시아에서 전시·연구 등의 목적으로 수입됐다.

이 중 이미 방류기술위원회를 결성해 본격적으로 방류를 추진 중인 롯데월드 아쿠아리움의 '벨라'와 함께 방류에 긍정적 입장인 것으로 알려진 여수 아쿠아플라넷의 '루비'가 우선 방류 대상으로 거론된다.

롯데월드 아쿠아리움 측은 "고래류 방류 과정은 7단계로 나뉘는데 벨라는 1~3단계에 해당하는 건강평가, 방류지 적합성 평가, 야생 적응 훈련을 지속해서 병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환경 평가를 진행한 해외 3곳의 방류 후보지를 집중적으로 검토하고 있으며 올해까지 이송지를 결정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벨루가 '벨라'와 '루비'도 내년에 바다로 돌아갈 수 있을까
◇ 캐나다 바다쉼터와 협상 중…노르웨이도 물망
벨루가들은 일단 야생 적응장인 생츄어리(바다쉼터)로 이송될 전망이다.

벨루가들의 수족관 생활이 오래된 만큼 바다쉼터에서의 적응 상태를 보고 야생 방류 여부가 최종 결정된다.

해수부가 우선 검토하고 있는 이송 후보지는 해외 환경단체가 2023년 완공을 목표로 캐나다 노바스코샤주에 건립 중인 '벨루가·범고래 바다쉼터'다.

이와 관련해 해수부 관계자는 "아직 바다쉼터가 완공되지 않아 일정이 변동될 수 있다"며 "우리나라에서 수출을 허가하더라도 캐나다 정부에서 국제멸종위기종(CITES)인 벨루가의 수입을 허가해줄지는 또 다른 문제"라고 전했다.

환경단체가 노르웨이에서 운영 중인 '노르웨이 고래 보호구역'(Norway Whale Reserve) 측과의 협의도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애초 물망에 올랐던 아이슬란드 바다쉼터의 경우 협의 진척이 더뎌 후보지에서 사실상 제외됐다.

벨루가 '벨라'와 '루비'도 내년에 바다로 돌아갈 수 있을까
◇ 남아있는 19마리 고래들 어쩌나…해수부 "바다 쉼터 적극 검토"
해수부의 계획이 차질없이 진행돼 벨라와 루비 방류에 성공하더라도 과제는 남아있다.

나머지 3마리의 벨루가와 16마리의 큰돌고래 방류 문제는 아직 구체적으로 거론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해수부는 일단 국내에 큰돌고래를 위한 바다쉼터 조성을 적극적으로 검토하겠다는 방침이다.

해수부 관계자는 "올해는 바다쉼터 예산이 반영되지는 않았지만, 내년도 예산에는 신청했으며 현재 적지 조사를 벌이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무소속 윤미향 의원실이 해수부를 통해 확보한 자료에 따르면 2009년부터 현재까지 수족관에서 폐사한 고래는 총 39마리(벨루가 5마리·큰돌고래 34마리)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