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가 내년 4월 선보일 예정인 전기차 EV9은 2열 시트를 접어 탁자처럼 활용할 수 있다. 3열은 180도 돌린 후 뒷문을 열고 별도의 휴식 공간을 마련할 수 있다. 이런 파격적인 변화를 가능하게 해주는 전동시트에는 해성그룹 계열 유가증권시장 상장사인 계양전기의 모터 기술이 녹아 있다.

전기차 질주에 계양전기 웃는 까닭
임영환 계양전기 대표는 “전기차 및 자율주행 시대가 본격화하면서 모터로 움직이는 전동시트 시장이 급성장하고 있다”며 “1열에 이어 2열, 3열까지 전동화가 확대되면서 현재 세계적으로 30% 수준인 자동차의 전동시트 채택률이 5년 내 50%로 높아질 것”이라고 4일 말했다. 전기차 및 자율주행 시장이 커질수록 전동시트용 모터 국내 1위인 계양전기의 시장 지배력이 확대될 것이라는 얘기다.

자동차의 고사양화도 모터 수요에 긍정적으로 작용하고 있다. 경사면 등에서 자동차가 뒤로 밀리는 것을 막아주는 ‘오토 홀드’는 글로벌 자동차 채택률이 50%에서 5년 안에 70%까지 높아질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오토 홀드용 모터의 시장 점유율도 계양전기가 국내 1위다. 계양전기는 이 기술력을 앞세워 운전대 위치를 상하좌우 전동으로 조정할 수 있는 텔레스코프 시장에도 새롭게 진출했다. 그는 “국내를 넘어 글로벌 자동차 전자장치(전장) 시장 개척에 속도를 낼 것”이라고 강조했다.

계양전기는 모터 기술력을 앞세워 전동공구 시장도 공략하고 있다. 지난해 매출 3922억원 중 시트 등 전장이 약 70%, 전동공구가 30% 정도를 차지한다. 옥외용 건설공사에 많이 쓰이는 유선 전동공구가 주력이었지만 최근 4대 제품, 50개 품목의 무선화를 끝마쳤다. 배터리와 모터 기술이 빠르게 발전하면서 충전해 사용할 수 있는 ‘무선’ 제품이 업계의 대세로 자리매김한 데 따른 것이다.

임 대표는 “사업 경쟁력을 강화하고 조직문화를 혁신해 기업 및 주주 가치를 높여나가겠다”고 강조했다.

김병근 기자 bk11@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