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카카오뱅크가 오늘 다섯번째 생일을 맞았는데, 시장의 평가는 탐탁치 않습니다.

카카오뱅크의 현재 상황과 풀어내야할 과제들에 대해 정호진 기자와 얘기 나눠보겠습니다.

정 기자, 오늘은 카카오뱅크가 책임과 혁신, 두 마리 토끼를 놓쳤다는 기사를 가져왔네요?

책임이라면 올해 1월에 있었던 카카오뱅크 대표의 스톡옵션 행사 얘기인가요?

<기자>

임원진의 책임 얘기보다는, 오늘은 카카오뱅크의 책임에 대해 말씀드려보겠습니다.

카카오뱅크는 인터넷전문은행이죠. 기존 은행들이 버젓이 있는데 금융당국이 왜 인터넷은행을 승인해줬는지 아시나요?

<앵커>

아무래도 금융소비자들이 은행을 직접 가서 업무를 보는 일이 줄어서이지 않을까요?

<기자>

그렇습니다. 앵커 말처럼 이젠 대부분 스마트폰으로 은행 업무들을 보시잖아요.

실제로 은행 점포 수도 5년 동안 1천 개 넘게 줄었고, 금융사들도 은행점포를 계속해서 줄이는 추세입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비대면으로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하고, 또 유지비용이 상대적으로 적은 만큼 금융소비자들에게 많은 혜택을 돌려준다는 취지에서 인터넷은행이 나온 겁니다.

그런데 인터넷은행이 만들어진 이유가 하나 더 있습니다.

<앵커>

오늘 말하려는 책임과 관계있는 내용이겠죠?

<기자>

그렇습니다. 금융당국에선 인터넷은행이 '중금리대출' 시장에 공급을 늘려줘야 한다고 주문했습니다.

이전까지는 국내 차주들의 신용점수와 대출금리를 그래프로 표현할때 중신용자를 대상으로 하는 영역이 비어있었습니다.

이 공백을 인터넷은행이 채워주길 기대했던 것이죠.

그런데 막상 카뱅에 승인을 해줬더니 중금리 대출 취급도 적고, 중저신용자를 대상으로 대출도 비중이 적었던 겁니다.

이게 카뱅이 놓친 첫번째 토끼, '책임'입니다.

<앵커>

얼마나 적길래 놓쳤다고 하는 건가요?

<기자>

지금 우리나라에서 승인을 받아 운영 중인 인터넷은행은 케이뱅크, 카카오뱅크, 토스뱅크. 3개 입니다.

이 세 개 인터넷은행 가운데 중금리대출 취급 액수를 보면 카카오뱅크의 실적이 가장 적습니다. 토스뱅크에 비하면 절반도 안 되는 수준입니다.

전체 대출 가운데 중·저신용자를 대상으로 하는 비중도 제일 적었습니다. 은행권에선 신용평가점수 하위 50%의 차주를 중·저신용자로 보는데요.

올해 1분기를 기준으로 카카오뱅크는 20%에 못 미쳤습니다. 비중이 적다는 지적에 카카오뱅크는 작년 10월부터 고신용자 대출은 중단했거든요.

그러면서 매달 1%씩 비중을 끌어올리고 있는데, 오는 6월부터는 고신용자 대상 대출을 재개했습니다.

카뱅은 올해 말까지 중·저신용자 대출 비중을 25%까지 끌어올리겠다고 말했는데, 고신용자 대출을 재개한다면 이 목표를 이룰 수 있을지는 미지수인 겁니다.

<앵커>

알겠습니다. 책임 얘기는 여기까지 들어보고, 또 놓친 '혁신'은 어떤 내용인가요?

<기자>

'혁신'에 대한 평가가 상대적으로 이뤄지다 보니 평가가 가혹할 수는 있겠습니다. 카카오뱅크도 비상금 대출이라든지 모임통장 같은 재밌는 상품들을 선보이고 있거든요.

하지만 다른 인터넷 은행들과 비교하면 의문부호가 붙는 지점이 있습니다. 이용자 편의성이라든지, 인터페이스 같은 주관적인 요소 외에 보면, 상품의 다양성 문제가 꼽힙니다.

현재 케이뱅크와 토스뱅크는 모두 개인사업자대출 상품을 제공 중인데, 카카오뱅크는 올해 말에나 출시 예정입니다. 단순히 가판대에 물건이 없다는 지적은 아닙니다.

소상공인의 경우 일반 직장인과 다르게 소득이 뚜렷하게 잡히지 않잖아요. 그렇기 때문에 기존과 다른 신용평가모형을 개발하는 혁신이 필요한 건데, 이 부분에서 한 발 뒤쳐진 겁니다.

카뱅 관계자는 "올해 4분기 출시를 목표로 하고 있고, 늦는 만큼 차별성을 두기 위해 대출뿐만 아니라 수신 상품도 염두해두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앵커>

그렇군요. 주가 상황도 짚어봐야죠. 카카오뱅크의 주가, 오늘은 3만 원선을 내줬습니다.

요즘처럼 금리인상기에는 금융주가 힘을 받는 시기 아닌가요?

<기자>

대개 그렇지만 카뱅은 상황이 다릅니다.

말씀하신 것처럼 오늘 3만 원에 시작한 카뱅의 주가는 2만 9,900 원에 장을 마쳤습니다. 공모가 대비 23% 넘게 빠진 건데요.

왜 그런지 살펴보면 카카오뱅크 대출 상품 포트폴리오 때문입니다. 대부분 무담보 신용대출 상품이기 때문에 기존 금융권과 달리 이자수익을 크게 기대하기 어렵습니다.

그리고 카카오뱅크가 현재 중저신용자 대상 대출을 늘리고 있다고 말씀드렸잖아요. 그런데 이들을 대상으로 하는 상품을 많이 취급할수록 건전성의 우려도 비례해서 커질 수 밖에 없습니다.

결국 이러한 우려를 바탕으로 증권가에서도 올 2분기 카카오뱅크의 순이익은 시장 기대치를 밑돌 것으로 전망하고 있습니다. 그만큼 목표가도 낮춰잡고 있고요.

카카오뱅크가 출범 이후 5년 동안 다양한 혁신을 이뤄오긴 했지만, 아직 숙제는 많이 남아 있습니다.

<앵커>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정 기자 수고했습니다.


정호진기자 auva@wowtv.co.kr
'책임·혁신' 두 마리 토끼 놓친 다섯살 카카오뱅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