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한동안 내실 경영에 치중했던 이랜드그룹이 최근 본격적인 사업 확장에 나서고 있습니다.

가장 먼저 그룹의 주력사업인 유통부문을 강화하기 위해 사업재편을 추진중인데요.

구조조정 작업 완료로 재무건전성을 다진데다, 주력사업도 턴어라운드 하면서 신사업 추진 동력을 확보했다는 판단이 작용했다고 합니다.

관련한 내용 유통산업부 신선미 기자와 살펴보겠습니다.

신 기자, 우선 이랜드그룹이 어떤 회사인지부터 짚고갈까요?

<기자>

이랜드는 1980년 창업자인 박성수 회장이 서울 이화여대 앞에 열었던 2평짜리 옷가게 ‘잉글랜드’가 모태입니다.

40년이 지난 지금 이 작은 가게는 37개의 국내법인, 75개의 해외법인을 거느린 ‘이랜드그룹’으로 성장했습니다.

주력사업은 패션, 유통, 레저와 외식으로 크게 3가지로 나뉘는데요. 그룹의 연간 매출액은 6조원입니다.

자산규모는 10조원 가량으로 재계 40위권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앵커>

2평짜리 가게에서 시작해서 재계 40위 반열에 오르는 신화를 쓰기도 했지만, 그동안 부침도 있었잖아요?

<기자>

맞습니다. 박성수 회장의 사업확장 방식은 공격적인 M&A였습니다.

2000년대엔 M&A계의 ‘큰 손’으로 불렸는데, 당시 경영난에 허덕이는 기업들을 인수한 뒤 회생시키는 사업수완을 발휘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부채비율이 크게 올랐고, 재정건전성이 악화되는 부작용이 뒤따랐습니다.

2013년엔 부채비율이 399%로 치솟기도 했고, 1년동안 갚아야 할 유동부채가 4조원을 넘으면서 위기설이 돌기도 했습니다.

이후 박 회장은 6~7년여 동안 내실경영에 주력했습니다.

알짜자산인 티니위니와 모던하우스, 케이스위스 등을 매각하며 부채비율을 줄여왔습니다.

2019년부터 부채비율은 170~180%대를 유지하게되자, 그동안 치중했던 내실경영에서 사업확장으로 태세 전환에 서서히 나서고 있는 겁니다.



<앵커>

한때 M&A 시장의 큰손으로 불렸던 박 회장이 재무적인 사정으로 인해 소극적인 모습을 보였는데,

재무건전성을 다지면서 사업확장을 위한 추진동력을 얻었다, 이렇게 해석해 볼 수 있는거군요.

<기자>

네 맞습니다. 그런데다 코로나 이후 주력 사업도 2020년 바닥을 찍고, 이제 올라오고 있다고 내부적으로도 평가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그룹 매출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게 바로 패션인데요.

지난해 기준 2조 9천억원대의 매출을 올렸고, 올해도 호실적을 이어가고 있단 분석입니다.



<앵커>

이랜드그룹의 패션사업이라고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브랜드가 운동화 브랜드잖아요?

<기자>

네. 뉴발란스죠. 이랜드그룹 패션 매출의 3분의 1을 책임지는 효자 브랜드입니다.

신발에 이어 패션으로 영역을 확대하면서 지난해 매출 6천억 원을 돌파했습니다.

역대 최대 매출인데, 올해는 더 좋다는건데요.

이랜드그룹 관계자는 "올해는 매출이 7천억원을 넘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습니다.

오프라인에서 온라인으로의 사업전환도 성공적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이랜드 SPA 브랜드인 ‘스파오’의 경우, 지난해 공식몰(스파오닷컴)을 새롭게 선보이면서, 온라인 매출이 70% 성장했습니다.

코로나 이전과 비교하면 160% 이상 증가한 수치인데요.

이 외에도 이랜드월드는 지난해부터 미쏘, 로엠, 로이드 등 이랜드 대표 패션 브랜드들의 단독 온라인몰을 열면서 팬심 모으기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시장에선 이랜드 패션 부문 매출이 올해에는 최소 3조원을 넘지 않겠냐는 관측이 나옵니다.



<앵커>

앞서 신 기자가 패션과 함께 이랜드그룹 주축사업으로 꼽은 유통 부문 사정은 어떻습니까?

<기자>

사실 지난해까지도 코로나 여파로 유통 분야 실적은 좋지 못했는데요,

그동안의 부진을 털고 올 상반기 흑자로 돌아섰다는 분석입니다.

이랜드그룹은 이런 여세를 몰아 최근 유통부문의 사업 재편을 추진하고 나섰습니다.

사업재편의 핵심은 이랜드리테일을 3개의 전문회사로 분할해 유통경쟁력을 강화한다는 건데요.

그동안 이랜드리테일은 유통, 패션, 부동산 사업을 모두 하면서 서로 시너지가 나는 측면도 있었지만,

사실 시장에선 정체성이 모호한 회사라는 평가가 없지 않았거든요.

이랜드가 이번 물적분할 배경에 대해 “혼재되어 있던 사업 부문이 재편되면 전문성이 강화되고 글로벌 수준의 경쟁력을 갖추게 될 것”이라고 설명하는 이유기도 합니다.



<앵커>

전문성 강화와 함께 경쟁력을 키운단 건데, 구체적으로는 어떤 전략입니까?

<기자>

사업구조 개편에 따라 이랜드홀푸드는 킴스클럽과 NC식품관을 운영하게 되는데요.

이랜드홀푸드는 최근 지분투자에 나선 오아시스마켓과의 협업으로 신선식품과 온라인 시장을 확대하는데 주력할 것으로 관측됩니다.

앞서 이랜드리테일은 330억 원에 오아시스 지분 3%를 매수한 바 있는데요.

식품전문 할인점 킴스클럽과 연계해 새벽배송시장에 뛰어들 것으로 보입니다.

특히 오아시스는 새벽배송을 하는 플랫폼 중 유일하게 흑자를 내는 기업이죠.

오아시스의 노하우를 바탕으로 킴스클럽의 성장을 꾀할 것으로 보입니다.

또한 이랜드홀푸드는 외식사업을 운영하는 이랜드이츠와의 협업도 확대한단 계획인데요.

가정간편식과 외식 식자재 직소싱을 공동으로 진행해 고물가 시대에 원가 부담을 줄인다는 전략입니다.



<앵커>

패션은요?

<기자>

패션 부분은 아직 구체적인 전략은 공개되진 않았는데요.

브랜드 직수입 사업 역량을 늘려 시장점유율을 확대할 것으로 보입니다.

현재 보유하고 있는 자체 패션 브랜드 40여 개에 더해 해외 명품 직소싱과 판매 등에 역량을 집중할 것이란 관측입니다.



<앵커>

이번 물적 분할로 이랜드리테일이 다시 한 번 IPO에 도전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면서요?

<기자>

네, 이번 물적 분할로 IPO가 좀 더 용이해 질 것이란 분석입니다.

물적분할 전에는 3개 사업이 혼재된 이랜드리테일에 투자할 수밖에 없었다면, 이제는 성장성이 높다고 보는 곳에 직접 투자가 가능해지기 때문인데요.

시장에선 이랜드리테일이 이미 2017년에도 IPO에 도전했단 점에서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습니다.

당시 중국과의 무역분쟁 등 시장상황 악화도 있었지만,

롯데나 신세계 등 백화점의 PER(주가순익비율)을 기준으로 몸값이 책정된 탓에 이랜드리테일의 기업 가치를 제대로 인정받지 못하고 IPO를 철회한 바 있는데요.

이에 이랜드리테일과 주주사인 이랜드월드는 프리IPO에 참여한 투자자들에게 계약조건에 따라 투자금을 돌려주면서 상당한 규모의 부채를 떠안기도 했습니다.

이랜드 관계자는 “IPO에 대해선 아직 고려하고 있지 않다"고 밝혔지만 “물적 분할 후 독립법인이 흑자를 내고 사업이 안정화가 되면 가능할 것으로 본다”는 설명입니다.



<앵커>

유통산업부 신선미 기자였습니다.


신선미기자 ssm@wowtv.co.kr
'부활 시동' 이랜드그룹, '옛 명성' 되찾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