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코스닥, 기관 매수에 반등…원/달러 환율 5.2원 내려
국고채 금리도 하락…오늘밤 미국 6월 CPI 발표 '복병'
[한은 빅스텝] 불확실성 해소에 금융시장 '안도'…증시↑ 환율↓
한국은행이 고물가를 잡기 위해 처음으로 기준금리를 0.50%포인트 인상한 13일 국내 금융시장은 오히려 안도하는 분위기였다.

'빅 스텝'은 시장이 충분히 예상한 결과였기 때문이다.

이에 통화정책 불확실성이 어느 정도 해소되면서 금융 시장에서 주가, 원화, 채권이 모처럼 동반 강세를 보였다.

◇ '빅 스텝' 발표 후 주가 상승, 원/달러 환율 하락
이날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10.85포인트(0.47%) 오른 2,328.61로 마치며 3거래일 만에 상승 마감했다.

지수는 장 초반 약보합권으로 밀렸다가 한은의 금리 인상 결정 이후 상승 폭을 확대해 한때 2,341.19까지 올랐다.

다만 오후 들어 외국인이 매도 우위로 전환하면서 추가 상승은 제한됐다.

코스닥지수도 전날보다 12.40포인트(1.65%) 상승한 763.18에 마감하며 전날 2%대 하락을 딛고 반등에 성공했다.

기관은 유가증권시장과 코스닥시장에서 각각 3천567억원, 737억원어치를 순매수하며 상승세를 이끌었다.

다만 눈치 보기 장세가 이어지면서 이날 유가증권시장 거래대금은 5조9천165억원으로 사흘 연속 연중 최저 기록을 이어갔다.

전날 장중 1,316원을 넘으며 연고점을 돌파한 원/달러 환율의 급등세도 진정됐다.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달러 대비 원화 환율은 전날 종가보다 5.2원 내린 달러당 1,306.9원에 거래를 마쳤다.

환율은 전날 종가보다 4.6원 내린 1,307.5원에 개장한 뒤 한은의 기준금리 인상 결정이 나오자 낙폭을 키워 한때 1,302.1원까지 저점을 낮췄다.

[한은 빅스텝] 불확실성 해소에 금융시장 '안도'…증시↑ 환율↓
◇ 기준금리 인상에 채권 금리 낙폭 확대
국고채 금리 역시 기준금리 인상에도 큰 폭으로 하락했다.

이날 서울 채권시장에서 3년 만기 국고채 금리는 전 거래일보다 8.0bp(1bp=0.01%포인트) 내린 연 3.211%에 장을 마쳤다.

10년물 금리는 연 3.301%로 4.8bp 하락했다.

5년물은 6.7bp 하락한 연 3.278%로 마감했다.

김지만 삼성증권 연구원은 "'빅 스텝' 단행과 한은 기자회견을 확인하면서 장중 금리 하락 폭은 커졌다"며 "연말 기준금리에 대한 명확한 가이드라인이 제시된 만큼 추가 금리 인상이 채권금리를 상승시킬 가능성은 낮아졌다"고 진단했다.

국내 가상화폐 시장에서 비트코인 가격은 2천500만원 후반대에서 소폭 등락하고 있다.

이날 오후 4시 40분 기준 국내 가상화폐 거래소 업비트에서 1비트코인 가격은 2천589만원으로, 24시간 전보다 0.65% 상승했다.

같은 시각 빗썸에서 비트코인은 1.85% 내린 2천588만원에 거래됐다.

[한은 빅스텝] 불확실성 해소에 금융시장 '안도'…증시↑ 환율↓
◇ 추가 '빅 스텝' 가능성 낮아져…CPI로 쏠리는 시선
시장이 예상한 대로 이날 한은 금융통화위원회는 현재 연 1.75%인 기준금리를 2.25%로 0.50%포인트 인상했다.

사상 첫 '빅 스텝'이다.

금통위는 금리 인상 배경과 향후 방향에 대해 "물가가 상당 기간 목표 수준을 상회할 것으로 예상되므로, 금리 인상 기조를 이어나갈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다만 이창용 한은 총재는 기자회견에서 '빅 스텝'이 예외적 상황에서의 선제 대응임을 강조했다.

아울러 당분간 적절한 기준금리 인상 폭을 0.25%포인트로 제시하면서 추가 '빅 스텝' 가능성을 일축했다.

이제 시장의 관심은 한국시간으로 이날 밤에 발표될 미국 6월 소비자물가지수(CPI)에 쏠리고 있다.

현재 CPI 상승률 시장 전망치는 전년 동월 대비 8.8% 수준이다.

CPI 결과가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긴축 향방을 좌우할 수 있어 시장은 경계를 늦추지 않는 모습이다.

앞서 5월 미국 CPI 상승률이 8.6%로 치솟은 충격에 지난달 13일 국내 증시가 3∼4%대 폭락하고 원/달러 환율은 15원 넘게 치솟은 바 있다.

조병현 다올투자증권 연구원은 "6월을 기점으로 유가나 식품 가격 상승세가 다소 진정되는 흐름을 보이면서 인플레이션 고점 확인에 대한 기대가 형성된 바 있지만, 최근 추가 상승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조 연구원은 "5월 CPI를 웃도는 결과가 발표되면 시장에서는 최근 유가 하락을 고려해 안도감이 형성되거나, 아직 물가 고점을 확인하지 못했다는 실망감이 나올 수 있다"며 "후자의 경우 추가 정책 부담으로 연결될 여지도 있다"고 덧붙였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