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대 기업설명회(IR) 행사인 ‘코리아 인베스트먼트 페스티벌(KIF) 2022’가 29일 서울 여의도 페어몬트앰배서더호텔에서 열렸다. ‘미래를 여는 메가테크’라는 주제로 30일까지 총 17개 강연이 진행된다. 펀드매니저와 개인 투자자 등 청중 300여 명이 강연을 듣고 있다.
“자율주행과 도심항공교통(UAM)이 결합한다면 도심 이동 시간을 4분의 1로 줄일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됩니다.”장성욱 카카오모빌리티 미래사업실장 겸 미래이동연구소장은 29일 열린 ‘코리아 인베스트먼트 페스티벌(KIF) 2022’에서 “미래 교통 이용자는 자율주행차, 자율주행 버스, UAM 등을 하나의 모빌리티 플랫폼을 활용해 이용할 수 있게 될 것”이라며 이같이 예측했다.하나의 모빌리티 플랫폼에서 예약하면 자율주행차를 타고 UAM 승차장으로 이동해 UAM을 타고 도착지 인근 하차장에서 내린 뒤 다시 자율주행차를 이용해 목적지에 도달하는 게 가능해진다는 설명이다. 장 실장은 “이 방식을 활용하면 한 시간씩 걸리는 거리도 15분이면 돌파 가능할 것”이라며 “모든 이동 수단을 연결하는 것이 우리의 목표”라고 했다.그는 “다만 여전히 넘어야 할 장벽이 많다”고 지적했다. 우선 지금보다 더 세밀한 고정밀지도 기술이 필요하다. 자율주행을 위해 더 빠른 판단을 하는 인공지능(AI)도 필요하다. 빅데이터, 사물인터넷, AI 등에서 좀 더 발전한 기술이 필요하다는 의미다.강찬호 언맨드솔루션 대표는 자율주행 기술의 ‘활용성’에 주목했다. 언맨드솔루션은 완전자율주행을 뜻하는 자율주행 4·5단계 기술 및 각종 자율주행 로봇 기술을 개발하는 회사다. 그는 “자율주행 기술 활용은 우리의 예상을 뛰어넘을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우리가 흔히 언급하는 자율주행차뿐 아니라 각종 자율주행 로봇이 배달·물류, 보안, 소방, 건설 영역에서 역할을 할 것이라고 했다.우선 물류·배달 영역에서 혁신을 가져올 거라고 봤다. 물류 이동이나 택배, 음식 배달 등을 배달 로봇이 하는 식이다. 미국에선 이미 배달 로봇 업체인 스타십테크놀로지가 캘리포니아, 실리콘밸리, 워싱턴DC에서 10만 건 이상의 배달을 성공시켰다. 보안 영역에서도 큰 역할을 할 것으로 봤다. 멈춰있는 CCTV(폐쇄회로TV) 대신 경비·순찰 로봇이 치안을 담당하는 식이다.성상훈 기자 uphoon@hankyung.com
출근 시간에 서울 여의도에서 인천국제공항까지 택시를 타면 1시간가량이 걸린다. 일반택시를 이용하면 6만원, 모범택시는 9만원 정도의 요금이 나온다.어성철 한화시스템 대표는 29일 여의도 페어몬트앰배서더호텔에서 열린 ‘코리아 인베스트먼트 페스티벌(KIF) 2022’ 첫 강연자로 나서 “4년 후 상용화를 목표로 하는 전기식 수직 이착륙 항공기(eVTOL)를 이용하면 11만원을 내고 소요 시간을 13분으로 단축할 수 있다”며 “eVTOL이 대중화되면 ‘에어택시’(하늘을 나는 택시) 운임이 모범택시보다 낮아질 것”이라고 말했다.한화시스템은 미국 도심항공교통(UAM) 업체인 오버에어와 eVTOL ‘버터플라이’를 개발 중이며 2026년 출시 예정이다. 국토교통부는 UAM 시장 성장기인 2030년에는 운임이 ㎞당 2000원, 성숙기인 2035년에는 1300원이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2030년이면 여의도~인천공항(40㎞) 운임이 8만원 정도로 모범택시보다 저렴해진다.eVTOL은 수직 이착륙이 가능해 도심에서 이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헬리콥터와 비슷하다. 하지만 성장 가능성과 환경적인 측면에서 전기차와 내연기관차만큼 차이가 크다고 했다.어 대표는 “헬기는 엔진으로 가동하고 수십만 개 부품이 들어간다”며 “소음이 발생할 수밖에 없고 부품이 많아 고장이 어디서 일어날지 모른다”고 했다. 이어 “만들기 어렵기 때문에 대당 가격은 1000만~2000만달러에 이른다”고 덧붙였다.eVTOL은 추진 시스템과 전기 제어 장치로 이뤄진 단순한 구조다. 어 대표는 “작은 로터(회전 날개) 여러 개를 전기 모터로 돌리기 때문에 소음이 헬기에 비해 4~5배 적다”며 “가격은 1~2인승은 20만~30만달러, 4~6인승은 30만~65만달러 수준”이라고 설명했다.한화시스템이 개발 중인 eVTOL은 최대 속도가 시간당 322㎞에 이를 전망이다. 10분 이내 고속 충전이 가능하며 운항 거리는 서울부터 대전까지 갈 수 있는 160㎞다. 한화시스템은 eVTOL 개발 기술을 보유한 오버에어에 2019년 2500만달러를 투자했고, 최근에는 한화에어로스페이스와 함께 총 1억1500만달러를 추가 투자했다. 한화시스템은 오버에어의 지분 약 30%를 보유하고 있다.버터플라이는 국토부가 2024~2025년 실시 예정인 UAM 실증사업에 투입될 예정이다. 어 대표는 “2025년에는 미국 연방항공청(FAA)의 승인도 받을 계획”이라고 말했다. 국토부는 UAM 시장 규모가 내년 61억달러, 2030년 615억달러, 2040년 6090억달러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한화시스템이 UAM 외에 미래 먹거리로 삼은 사업은 위성이다. 어 대표는 “개발 중인 저궤도 위성통신 안테나를 통해 ‘우주 인터넷’ 시대를 열겠다”고 말했다. 지상을 거치지 않고 전 세계 통신 위성망을 연결하면 오지와 비행기 내에서 인터넷을 할 수 있고, 군사용으로도 활용 가능성이 높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이태훈 기자 beje@hankyung.com
“인간과 로봇이 함께 뮤지컬을 찍고 드럼을 치고 커피숍을 운영하는 시대가 다가오고 있습니다.”류정훈 두산로보틱스 대표는 29일 열린 ‘코리아 인베스트먼트 페스티벌(KIF) 2022’에서 “협동로봇은 사람들의 일자리를 뺏는 기계가 아니라 같은 공간에서 일할 수 있는 동료”라고 강조했다.협동로봇의 최대 강점은 ‘확장성’이다. 기존 산업용 로봇은 주로 제조업 분야에 국한됐다. 하지만 협동로봇은 식음료(F&B), 의료, 물류, 엔터테인먼트 등 다양한 서비스 분야에서 활용할 수 있다. 그는 “이번 CES 2022에서는 사과를 수확하거나 드럼 연주를 도와주는 로봇이 주목받았다”며 “국내에서도 커피를 만들어 주는 로봇이나 치킨을 튀기는 로봇 등을 도입하는 매장이 늘고 있다”고 했다.한재권 한양대 교수는 ‘로봇 기술의 발전과 새로운 기회’를 주제로 한 강연에서 인간과 로봇의 협업을 강조했다. 한 교수는 “미국 로봇 공학자인 한스 모라벡은 인간에게 어려운 일이 로봇에 쉽고 로봇에 어려운 일이 인간에게 쉽다는 모라벡의 역설 이론을 제시했다”며 “인간과 로봇이 각자 잘하는 분야에서 협업할 때 시너지 효과가 극대화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장현주 기자 blackse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