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10월 3만t급 입항 대기…관광업계, 하선 허용 기대
인천에 3년만에 크루즈 입항 예고…정부, 승객하선 고민
인천에 3년 만에 크루즈 입항이 예고된 가운데 정부가 승객들의 하선을 허용할지 주목된다.

29일 인천항만공사(IPA) 등에 따르면 미국 선사 오세아니아는 오는 10월 인천에 3만t급 크루즈 레가타호(MS Regatta)의 입항을 예고했다.

실제로 레가타호가 인천항으로 온다면 2019년 10월 이후 3년 만의 크루즈 입항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지난 3년간 인천에 기항한 크루즈는 단 1척도 없었다.

하지만 정부는 아직 해당 크루즈 승객들의 하선을 허용할지 여부를 결정하지 못한 상태다.

코로나19 사태로 2020년 2월부터 크루즈 입항을 금지해왔던 방역 당국은 이달부터 입항은 허용하면서도 승객은 하선하지 않는다는 조건을 내걸었다.

국내에서 짧은 시간 머무르는 크루즈 승객의 특성상 유전자 증폭(PCR) 검사 등을 진행해 감염자와 변이 바이러스 유입을 차단하는 데 어려움이 있다는 점을 고려한 조치다.

해양수산부 관계자는 "질병관리청이 변이 바이러스의 유입 사례를 계속해 모니터링하면서 위험성을 분석하고 있다"며 "앞으로 질병관리청의 판단에 따라서 하선 허용 여부가 결정될 것"이라고 말했다.

인천에 3년만에 크루즈 입항 예고…정부, 승객하선 고민
크루즈 선사는 한국 정부가 현재 기조대로 승객 하선을 허용하지 않을 경우 인천항 입항이 어려울 것이라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단계적으로 크루즈 입항을 허용하기로 한 한국 정부가 하선을 허용할 수도 있는 것으로 보고 운항 계획을 취소하지는 않았다.

크루즈는 미리 여행 일정을 준비하고 상품을 판매해 통상 운항일 2∼3개월 전에는 최종 일정을 확정한다.

IPA 관계자는 "하선하지 않는다는 조건으로 입항을 허가하면 선사 측은 크루즈 운항이 어렵다는 입장"이라며 "선용품 공급 등을 위한 단순 입항을 위해 인천에 오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지방자치단체와 관광업계는 정부가 감염 확산을 차단하는 방안을 찾아 크루즈 승객들의 하선을 허용하길 기대하고 있다.

인천관광공사 관계자는 "지역 경제 활성화를 위해서는 하선을 허용하는 방안이 검토됐으면 한다"며 "방역 문제도 간과할 수는 없어 문제가 발생하지 않는 선에서 지역 관광을 활성화하는 방안이 나오길 바란다"고 말했다.

앞서 올해 3월과 5월에 각각 인천에 입항 예정이었던 4만4천t급 크루즈 아르타니아(MS Artania)와 1만5천t급 한세아틱 인스퍼레이션(Hanseatic Inspiration)의 운항은 정부의 입항 금지 조치로 취소됐다.

내년 3∼10월에는 크루즈 7척이 인천항 기항을 추진 중이다.

특히 내년 5월 입항 예정인 독일 하팍로이드의 1만5천t급 한세아틱 네이처(Hanseatic Nature)는 인천항을 중간에 잠시 들리는 게 아니라 출발지인 모항(母港)으로 운항할 계획이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