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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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달러 환율이 장 초반부터 1293원까지 터치하며 연고점을 경신했다. 13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으로, 1300원대에 가깝게 다가서고 있다.

20일 서울외환시장에 따르면 오전 10시19분 현재 원·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5.9원 오른 1293.2원에 거래되고 있다. 이날 원·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3.7원 오른 1291원에 출발했다. 1290원대 출발은 지난 14일(1291.5원) 이후 4거래일 만이다.

장 초반부터 원·달러 환율은 1293.6까지 오르면서, 지난 15일 기록한 연고점(장중 1293.2원)을 뛰어넘었다. 장중 기준으로는 2009년 7월14일(1303원) 이후 13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이는 미국을 비롯한 주요국 중앙은행이 기준금리 인상으로 경제가 둔화될 것이라는 우려가 확대되면서, 안전자산 선호 심리가 강해진 데 따른 영향으로 풀이된다. 여기에 미 중앙은행(Fed)이 다음달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한 번에 기준금리를 0.75% 올리는 자이언트스텝을 단행할 가능성도 달러강세를 부추기고 있다.

Fed는 통화정책 보고서를 통해 미국 경기는 견고하며 물가를 잡기 위해 "무조건적으로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비둘기파(완화적 통화정책 선호)로 분류되는 닐 카시카리 미니애폴리스 연방준비은행 총재는 "인플레이션이 지속적일 가능성이 높으며, 7월 0.75%포인트 인상을 지지한다"고 밝혔다.

추가로 일본중앙은행(BOJ)은 저금리 정책을 지속하겠다는 입장을 재확인하면서 엔화 약세를 이끌어내고 있다. 이는 엔화 강셍 베팅했던 포지션의 되돌림을 유발하면서 달러 강세가 이어지는 데 영향을 주고 있다.

김승혁 NH선물 연구원은 "Fed가 무조건적이라는 과감한 단어를 선정했다는 점과 비둘기파로 분류되는 위원이 7월 0.75%포인트 인상을 지지한다는 점에서 시장은 점차 7월 자이언트 스텝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며 "이는 달러 강세 모멘텀을 충전하며, 역내외 달러매수 속 연고점 경신을 진행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어 "푸틴 대통령의 관계 개선 관련 발언, 국제 유가 및 곡물가 급락 등은 국제 정세의 미묘한 반응을 반영하면서 환율 상승 압력을 보이겠다"면서도 "수출업체 네고에 따른 수급적 상단 제한과 당국 경계는 상승 폭을 제한, 1290원 초반선으로 등락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고은빛 한경닷컴 기자 silverligh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