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기준금리 역전 가능성도 인상 뒷받침…"빅스텝 가능성 작아"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가 26일 오전 9시 통화정책방향회의를 열고 현재 1.50%인 기준금리의 조정 여부를 결정한다.

지난 4월 25일 취임한 이창용 한은 총재가 처음 참석하고 주재하는 기준금리 결정 회의다.

경제·금융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5%를 넘보는 국내 소비자물가 상승률과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의 빅 스텝(한꺼번에 0.5%포인트 기준금리 인상) 등에 대응해 금통위가 이날 기준금리를 0.25%포인트(p) 인상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무엇보다 최근 인플레이션 지표는 물가안정을 제1 목표로 삼는 한은이 방치하기 어려운 수준이다.

4월 소비자물가지수는 국제 에너지 가격 급등, 공급망 차질 등의 영향으로 작년 같은 달보다 4.8% 뛰었다.

2008년 10월(4.8%) 이후 13년 6개월 만에 최고 기록이다.

당장의 물가 급등뿐 아니라 경제 주체들의 강한 물가 상승 기대 심리도 문제다.

한은 소비자동향조사 결과에 따르면 5월 기대인플레이션율은 3.3%로 2012년 10월(3.3%) 이후 9년 7개월 만에 가장 높았다.

미국의 추가 빅 스텝에 따른 한·미 기준금리 역전 가능성도 금통위를 기준금리 인상 쪽으로 내몰고 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는 지난 3∼4일(현지시간) 열린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22년 만에 빅 스텝을 밟아 정책금리(기준금리) 목표 범위를 0.25∼0.50%에서 0.75∼1.00%로 인상했다.

이에 따라 한국(1.50%)과 미국(0.75∼1.00%)의 기준금리 격차는 기존 1.00∼1.25%포인트에서 0.50∼0.75%포인트로 크게 줄었다.

우리나라 기준금리에 변화가 없다고 가정하면 앞으로 수개월 내 미국의 두 번째 빅 스텝만으로도 두 나라의 금리 격차는 거의 없어지고, 미국의 세 번째 빅 스텝과 함께 미국의 기준금리가 더 높은 상태로 역전될 수 있다.

달러와 같은 기축통화(국제 결제·금융거래의 기본 화폐)가 아닌 원화 입장에서 기준금리 수준이 미국을 웃돌더라도 차이가 크지 않으면, 외국인 투자자의 자금 유출과 급격한 원화 가치 하락 등이 나타날 수 있다.

더구나 미국 기준금리가 우리보다 높아지면 해외자금의 이탈과 원/달러 환율 급등, 이에 따른 물가 상승 가능성은 더 커진다.

이런 근거들로 금융투자협회가 지난 13∼18일 채권 보유·운용 관련 종사자 100명을 설문 조사한 결과에서도 인상에 무게를 둔 관측이 94%에 이르렀다.

하지만 금통위가 미국 연준과 같은 빅 스텝을 밟을 가능성은 작다는 게 전문가들의 시각이다.

조영무 LG경영연구원 연구위원은 "미국과 유럽의 물가 상승률이 현재 7∼8%대인데 비해 아직 우리나라 상승률은 주요국과 비교해 상대적으로 높은 수준은 아니다"라며 "따라서 한은이 빅 스텝까지 밟을 확률은 낮다"고 말했다.

한은은 이날 수정 경제전망도 내놓는다.

대체로 전문가들은 한은이 현재 3.1%인 올해 소비자물가 상승률 전망치를 4%대로 높일 것으로 보고 있다.

한은이 예상대로 4%대 물가 전망을 제시하면 2011년 7월(연 4.0% 전망) 이후 10년 10개월 만에 처음이다.

올해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전망치의 경우 3.0%에서 2%대 중후반까지 낮출 것으로 예상된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