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가, 러시아산 원유 금수 조치에 120달러 돌파
뉴욕유가가 미국과 영국이 러시아산 원유 수입을 금지하기로 했다는 소식에 120달러를 돌파하며 장을 마쳤다.

8일(현지시간) 뉴욕상업거래소에서 4월물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전장보다 4.30달러(3.6%) 오른 배럴당 123.70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팩트셋 자료에 따르면 이는 종가 기준으로 2008년 8월 이후 최고치다.

WTI 가격은 장중 8.4% 오른 배럴당 129.44달러까지 올랐다. 브렌트유 가격은 한때 8% 상승한 배럴당 133.13달러까지 치솟았다.

바이든 행정부는 이날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에 대한 제재로 러시아산 원유와 가스의 수입을 금지한다고 발표했다.

영국 역시 연내 단계적으로 러시아산 원유 수입을 중단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러시아는 세계에서 두 번째로 큰 원유 수출국이며, 하루 450만 배럴가량의 원유와 250만 배럴가량의 원유 관련 상품을 수출한다. 러시아의 원유 수출량은 글로벌 원유 공급량의 5%를 약간 웃돈다.

지난해 미국이 러시아에서 수입한 원유 및 정제 석유 제품은 전체 관련 수입품의 8%로 대략 67만2천 배럴에 달한다. 이는 미국 전체 원유 소비의 6% 수준이다.

리스타드 에너지의 아르템 아브라모브 셰일 리서치 담당 팀장은 배런스에 "단기적으로 무역 흐름이 재분배되는 것을 보게 될 것"이라며 "그러나 이는 시장의 펀더멘털에 당장 크게 영향을 미치는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번 조치에는 유럽연합(EU)이 참여하지 않았다. EU의 러시아산 원유 의존도가 미국보다 훨씬 더 크다는 점에서 EU가 참여할 경우 유가가 폭등할 가능성이 있다.

EU는 이날 올해 연말까지 러시아산 가스 수입분 3분의 2를 감축하겠다고 발표했으나 원유에 대해서는 별다른 언급을 내놓지 않았다.

미 자동차협회(AAA)에 따르면 미국의 전국 평균 휘발유 가격은 역대 최고치인 4.173달러까지 올랐다. 이전 최고치는 금융위기 당시인 2008년 7월 기록한 4.114달러였다.

어게인 캐피털의 존 킬더프 창립 파트너는 CNBC에 WTI 가격이 130달러 돌파에 실패하면서 일부 매물이 출회됐다고 설명했다.

그는 "모두가 바이든의 러시아산 원유 금수 조치 발표를 궁금해했으며, 이날 소문에 사고, 뉴스에 매도하는 흐름이 나왔다"라고 말했다.

앞서 알렉산드르 노박 러시아 에너지 담당 부총리는 서방이 러시아 원유 수입을 거부할 경우 유가가 배럴당 300달러까지 오를 수 있다고 경고했다.



(사진=연합뉴스)


이영호기자 hoya@wowtv.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