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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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준금리 인상으로 금융주가 탄력을 받고 있지만, 카카오뱅크만은 신저가를 뚫고 있다. 다음달 보호예수 물량도 일부 나올 것으로 예상되는 데다, 별다른 성장모멘텀(동력)이 없다는 점에서 당분간 주가 하락세가 이어질 분위기다.

1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카카오뱅크는 전날 1800원(3.39%) 하락한 4만3300원에 장을 마쳤다. 지난 7일 이후 8거래일 연속 하락세를 이어가면서 주가는 총 22.68%나 빠졌다.

반면 KB금융과 신한지주는 각각 0.82%, 0.13% 소폭 올랐다. 하나금융지주도 0.78% 상승 마감했다. 특히, KB금융은 전날 코스피 보통주 10위를 기록했다. 올해 초까지만 하더라도 시총 15위였지만, 5계단이나 오른 셈이다. 지난 11일 2018년 3월30일 이후 종가 6만원을 돌파했고, 지난 14일엔 장중 6만3000원까지 오르면서 신고가를 경신한 결과다.

금융주에는 최근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올리면서 외국인들이 대거 유입됐다. 외국인들은 올해 들어 KB금융의 주식 492억1526만원 어치를 사들였다. 신한지주도 368억4173만원 어치를, 하나금융지주도 420억5068만원 어치를 각각 순매수했다.

최정욱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금리모멘텀을 기대하며 외국인들은 올해 들어 2주동안 국내 은행주를 약 8620억원을 순매수했다"며 "한은 금통위는 기준금리를 1.25%로 인상했고, 미국의 금리 인상 예상시점이 빨라지고 있고 금리 인상 폭확대 가능성도 커지고 있다"고 짚었다. 이어 "국내 기준금리 인상 예상 횟수도 더 상향될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고 판단한다"며 "기준금리 인상은 은행 순이자마진(NIM) 상승으로 이어진다는 점에서 은행 이익추정치를 추가 상향시킬 수 있는 요인"이라고 덧붙였다.

반면 외국인은 카카오뱅크 주식을 연초부터 대거 팔아치우고 있다. 올 들어 외국인은 총 823억1312만원 어치의 카카오뱅크 주식을 순매도했다. 이와 관련 최 연구원은 "금리 상승에 대한 우려로 고밸류 주식들의 주가 약세가 지속되면서 카카오뱅크도 영향을 받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며 "공매도 물량이 지난주에만 약 3400만주로 대폭 확대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김수현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케이뱅크의 상장 가능성이 대두되고, 테크 주식이 조정된 영향을 받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케이뱅크는 올해 초 주요 증권사에 유가증권시장 상장을 위한 입찰제안서(RFP)를 발송하면서 기업공개(IPO)에 돌입했다.
 사진 =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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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는 카뱅 주가가 추가로 하락 가능성도 높다는 점이다. 다음달 6일 카카오뱅크는 상장 6개월을 맞아 일부 보호예수 물량이 풀리게 된다. 최대주주인 카카오가 보유하고 있는 지분 27.26%(1조2953만3725주)와 한국금융지주 계열 지분 27.26%(한국밸류자산운용 1조1048만4081주, 한국금융지주 1904만9643주), 국민은행 지분 8.02%(3809만7959주) 모두 보호예수 6개월짜리다. 추가로 전략적 투자자의 지분도 매도가 가능하다. TPG캐피탈(지분 2.24%), 앵커에쿼티파트너스(지분 2.24%)도 다음달 6일 매도가 가능하다.

모든 물량이 비슷한 시점에 시장에 나올 가능성은 낮지만, 주가에 유의미한 영향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 카카오뱅크는 지난해 9월 1개월 의무보유 확약 물량이 풀렸을 당시엔 4.21% 급락을 기록하기도 했다.

여기에 주가를 끌어올리기엔 성장모멘텀도 낮다는 평가다. 카카오뱅크는 올해 1분기 비대면 주택담보대출 상품을 선보이고, 개인사업자를 포함한 기업 대출 시장에도 진출한다.

이병건 DB금융투자 연구원은 "카카오뱅크가 비대면 주택담보대출을 출시하더라도 시장에 주는 파장은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며 "비대면 주담대도 설정된 가계대출 증가 목표 범위 내에서 증가시킬 수 있고, 지난해 말 중저신용자대출도 20%로 목표치(25%)를 달성하기 위한 부담도 적지 않을 것"이라고 판단했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카뱅은 현재 기업대출이 없고 가계대출에 의존한다는 점에서 취약하다"며 "가계대출이 부실해지는 시점에서 금리가 인상되면 당장 단기수익은 좋을지라도, 상환능력이 악화되는 대출증가로 충당금이 많이 쌓일 수 있다는 점이 우려 요인"이라고 지적했다.

고은빛 한경닷컴 기자 silverligh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