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라희 "메타버스, 내 것·네 것 없는 세상 만들어줘"
홍라희 전 리움미술관장(사진)이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 함께 경남 합천 해인사를 방문해 ‘디지털 반야심경’을 선물했다. 추사 김정희 선생의 친필 책자를 디지털화한 뒤 인쇄한 책자다. 국보로 지정된 《반야심경》 원본은 리움미술관에 전시돼 있다.

4일 재계와 불교계에 따르면 이 부회장과 홍 전 관장은 1주기를 맞은 이건희 회장을 기리기 위해 지난 1일 해인사를 찾아 참배한 뒤 해인사 방장 원각 대종사를 예방해 디지털 반야심경을 전달했다. 지난해 12월 해인사에서 이 회장의 49재를 봉행해 준 데 대한 감사 차원인 것으로 전해졌다.

홍 전 관장은 선물을 전달하면서 ‘메타버스’를 언급했다. 홍 전 관장은 “디지털 기술이 너무 발전해서 이를 활용해 학예사들이 좋은 전시를 얼마든지 꾸밀 수 있게 됐다”며 “가상공간이 생기면 그 속에서 리움 컬렉션을 다 볼 수 있는 세상이 곧 온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내 것과 네 것이 없는 세상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메타버스는 초월을 의미하는 메타(meta)와 세상이나 우주를 뜻하는 유니버스(universe)의 합성어로, 3차원 가상세계를 뜻한다.

삼성문화재단은 리움미술관의 메타버스관 개관을 추진하고 있다. 3차원 공간에 미술품을 전시해놓고 가상현실(VR) 기기 등을 이용해 관람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홍 전 관장과 이 부회장은 지난 2일에는 경남 양산 통도사를 찾았다. 이날 통도사의 방장 스님은 직접 염색한 명주 목도리를 선물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수빈 기자 lsb@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