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 본사 로고. 연합뉴스
구글 본사 로고. 연합뉴스
구글이 자사 결제 앱에 은행 계좌를 연동하려 한 계획을 중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2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구글이 앱에 씨티(Citi), 몬트리올은행 등의 계좌를 연동하는 프로젝트를 중단했다"고 보도했다. 구글은 2년 전부터 구글페이 사용자들이 앱을 통해 11개 은행으로부터 플렉스(Plex)라 불리는 당좌예금 및 저축예금 계좌를 신청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을 추진했다. 2020년 사업을 시작하는 게 목표였다.

WSJ는 구글이 은행계좌 연동 서비스를 포기한 이유로 구글페이 기능 개선 등을 맡았던 시저 셍굽타 부사장 등의 퇴사를 꼽았다. 이후 페이팔 출신 빌 레디가 셍굽타 부사장의 뒤를 이어 플렉스 사업을 맡았지만, 그는 구글과 은행이 경쟁관계가 되는 것에 대한 우려를 표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구글에서 나온 셍굽타 부사장은 지난 4월 'Arbo Works'라는 기술금융 스타트업을 설립했다. 구글 플렉스가 좌초되는 분위기 영향으로 펠릭스 린 전 구글페이 파트너십 담당 부사장 등 구글 임직원 12명이 Arbo로 옮겼다.

구글은 성명을 통해 "은행계좌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보다 은행 등에 대한 디지털지원을 제공하는 것에 초점을 맞추는 방향으로 전략을 개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시티는 "구글 플렉스에 관한 전략을 개선하기 위한 구글의 결정을 존중하며 함께 일할 다른 기회를 찾을 수 있기를 희망한다"고 전했다.

외신들은 구글, 애플, 페이스북, 아마존 같은 빅테크(Big Tech)기업들이 금융업에 진출하는 것이 쉽지 않다는 것을 보여주는 사례라고 평가했다. WSJ에 따르면 아마존은 당좌예금을 제공하는 방안을 추진했지만 계획이 사실상 중단됐다. 페이스북도 송금과 전자상거래를 쉽게 하는 암호화폐를 발행했지만 기대만큼 큰 호응을 받지 못했다.

실리콘밸리=황정수 특파원 hj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