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인마켓'만 운영 가능한 거래소 예치금 규모 2조원 넘어

ISMS 인증받은 18개 거래소 고객·예치금 분석
4대 코인 거래소 중심 재편에 예치금 대거 이동 전망

가상자산(코인) 사업자 신고 마감(24일)이 이틀 남은 가운데 은행 실명계좌를 확보하지 못해 코인 마켓만 살려둔 약 스무곳의 가상자산 거래소 투자자 예치금이 모두 2조원을 넘는 것으로 파악됐다.

코인 마켓에서는 투자에 제약이 따르기 때문에 이 예치금의 상당 부분이 원화 마켓을 유지하는 4대 거래소로 옮겨갈 것으로 보인다.

◇ ISMS 인증받았으나 은행 계좌 못 받은 거래소 18곳 예치금 2.4조
22일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강민국 의원실에 따르면, 정보보호관리체계(ISMS) 인증을 갖춘 거래소들 중 업비트·빗썸·코인원·코빗 등 4곳을 제외하고 집계 가능한 거래소 18곳의 지난달 말 현재 투자자 예치금은 총 2조3천495억원(한빗코는 코인 예치금만 포함)이다.

이는 의원실이 금융위원회로부터 받은 명단을 토대로 각 거래소에 직접 확인한 수치다.

현재까지 ISMS 인증은 받았으나 은행으로부터 실명 계좌를 받지 못해 원화 마켓을 닫고 코인 마켓으로만 거래해야 하는 거래소들은 총 24곳으로, 이들 거래소의 개별 예치금 규모가 공개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수치가 확인된 18개 코인 거래소의 투자자 예치금을 세부 항목으로 나눠 보면 원화 예치금이 1천990억원, 코인 예치금이 2조1천505억2천만원이다.

거래소별로 살펴보면 이들 가운데서는 고팍스가 예치금(7천235억6천만원)이 가장 많았다.

그다음으로는 캐셔레스트(3천960억3천만원), 후오비 코리아(3천687억1천만원), 포블게이트(2천303억6천만원) 등의 순이었다.

이들이 4대 거래소에 이어 규모 면에서 5∼8위권에 드는 셈이다.

코인 예치금만 따졌을 때도 고팍스가 6천612억3천만원으로 가장 많았다.

다만 원화 예치금 규모는 후오비 코리아(1천59억원)가 가장 컸다.

예치금이 가장 적은 거래소는 보라비트(4억8천970만원)이었다.

이들 중소형 거래소 총 18곳의 가입자 수는 221만6천613명(중복, 법인 포함)으로 파악됐다.

가입자 수가 가장 많은 곳은 고팍스(56만608명)이었다.

이 밖에 가입자가 10만명을 넘은 곳은 비둘기지갑(43만823명), 후오비 코리아(33만7천981명), 캐셔레스트(17만5천685명), 프로비트(16만7천409명), 포블게이트(10만9천96명), 지닥(11만명, 법인 포함) 등이다.

빗크몬(5천505명), 코인앤코인(1천450명) 등은 가입자가 1만명이 채 안 됐고, 보라비트의 경우 911명에 그쳤다.

◇ 은행 계좌 못 받은 거래소들 속속 '원화마켓' 폐쇄…2조원 대이동 전망
ISMS 인증만 갖춘 채 실명계좌를 못 받은 거래소들은 이달 24일 사업자 신고 마감까지 계좌를 확보할 가능성이 작기 때문에 속속 원화 마켓을 닫고 코인 마켓을 열고 있다.

코인 마켓에서는 원화가 아닌 코인으로 다른 코인을 사고 판다.

거래소에서 코인 마켓만 남기는 경우 기존 투자자들은 자산을 정해진 기한 안에 원화로 뽑아가거나 실명계좌를 확보한 다른 거래소로 옮길 수 있다.

계속 거래하고 싶다면 코인 마켓에서 통화처럼 쓰이는 코인으로 전환한 뒤 다른 코인을 사고팔 수 있다.

단, 해당 거래소에는 원화 출금이 안 되기 때문에 현금으로 찾고자 할 때는 실명계좌 확보 거래소로 코인을 옮겨야 한다는 게 업계의 설명이다.

이 때문에 이들 18곳 거래소의 투자자들은 정해진 기간 안에 예치금을 원화로 뽑아가든지, 아니면 다른 거래소로 옮길 가능성이 크다.

금융당국의 사업자 신고 수리로 공식 1호 거래소가 된 업비트를 비롯해 빗썸, 코인원, 코빗 등 이른바 4대 거래소 중심으로 시장이 재편되는 것이다.

한 거래소 관계자는 "원화를 출금하려면 금융당국이 사업자 신고를 수리한 거래소들로 예치금을 옮길 수밖에 없을 것"이라며 "4대 거래소들의 예치금이 더 늘어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다른 거래소 관계자도 "단타 투자를 많이 하는 코인 시장의 특성상 투자를 위해 묻어둔 예치금은 수시로 변한다"며 "특히나 코인 마켓만 운영하는 거래소들에서는 고객 이탈로 예치금이 상당 부분 빠져나갈 것"이라고 예상했다.

거래소들이 원화 마켓을 닫는 등 일부 영업을 축소하는 과정에서 투자자가 피해를 볼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실제로 코인빗은 서버 점검을 이유로 계정 접속을 막아 투자자들의 원성을 사기도 했다.

코인빗의 8월 말 현재 투자자 예치금은 모두 93억9천만원이다.

코인빗은 사흘 만에 다시 사이트 접속을 풀었으나 투자자들의 불안감은 여전하다.

강민국 의원은 "원화 마켓 폐쇄 등에 따른 투자자 출금 과정에서 거래소들이 일방적으로 출금을 막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며 "개인투자자들의 피해를 막으려면 금융당국이 거래소들의 폐업, 영업 중단 후 발생 가능한 불법행위에 대해 더 적극적으로 대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표] 8월 말 현재 거래소별 가입자 및 예치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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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거래소 │ 가입자(명) │ 예치금 규모 │
│ │ ├─────────┬──────────┤
│ │ │ 원화 예치금 │ 가상자산 예치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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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팍스 │ 560,608│ 623억4천만원│ 6천612억3천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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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업비트 │ 8,298,882│5조8천313억9천만원│ 37조1천450억4천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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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코빗 │ 175,364│ 948억4천만원│ 1조0천644억2천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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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코인원 │ 995,681│ 3천606억5천만원│ 3조2천606억9천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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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빗썸 │ 3,106,385│1조4천400억5천만원│ 10조1천844억7천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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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빗코 │ 27,859│ -│ 74억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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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캐셔레스트 │ 175,685│ 76억6천만원│ 3천883억7천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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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텐앤텐 │ 미제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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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비둘기지갑 │ 430,823│ 2억7천만원│ 139억4천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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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플라이빗 │ 58,657│ 15억5천만원│ 135억2천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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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닥 │ 110,000│ 52억원│ 1천32억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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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에이프로빗 │ 12,324│ 7억2천만원│ 16억5천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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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후오비 │ 337,981│ 1천59억원│ 2천628억1천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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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코인엔코인 │ 1,450│ 1만6천원│ 16억3천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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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프로비트 │ 167,409│ 52억원│ 549억8천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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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보라비트 │ 911│ 4천만원│ 4억5천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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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코어닥스 │ 22,971│ 4억7천원│ 611억5천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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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포블게이트 │ 109,096│ 53억원│ 2천250억6천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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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코인빗 │ 97,499│ 17억9천만원│ 76억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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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이빗이엑스 │ 미제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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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OK-BIT │ 27,866│ 13억1천만원│ 16억3천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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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빗크몬 │ 5,505│ 1억4천만원│ 2천20억2천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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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Metavex │ 미제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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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아시스 │ 35,980│ 1억9천만원│ 348억2천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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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레타익스체인지│ 33,989│ 9억6천만원│ 1천90억8천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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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닥 가입자는 법인회원 포함
※ 코인빗 예치금은 거래지원 종료 코인 제외
※ 빗크몬 가입자는 휴면·탈퇴자 제외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