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금리에도 PB고객 예·적금 꾸준히 증가…6월말 123조

국내 프라이빗 뱅킹(PB) 고객들이 4대 시중은행에 맡겨 놓은 돈이 150조원에 육박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가운데 100억원 이상 '슈퍼리치' 자산가들이 맡긴 예치금(예·적금, 펀드)은 20조원에 달했다.

21일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윤두현 의원이 금융감독원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올해 6월말 현재 KB국민·신한·하나·우리 등 4대 시중은행의 PB 고객 수(은행 간 중복 고객 수 포함)는 70만1천838명이며, 이들이 예·적금, 펀드 등에 예치한 돈은 약 143조5천376억원이었다.

4대 은행에 PB 고객들이 맡긴 돈은 2017년 말 108조8천927억원에서 2018년 말 115조4천748억원, 2019년 말 129조5천692억원, 2020년 말 139조2천853억원으로 꾸준히 늘다가 올 상반기 143조원을 넘어섰다.

4대 은행에 PB고객 맡긴 돈 150조…'슈퍼리치' 예치금 20조
PB고객의 예치금 대부분은 예·적금이었으며, 예치 규모가 매년 꾸준히 증가해 6월말 기준 120조원을 넘겼다.

연도별로 보면 2017년 말 89조9천125억원, 2018년 말 93조4천255억원, 2019년 말 106조70억원, 2020년 말 119조6천326억원, 올해 6월말 123조1천898억원으로 계속 늘어나는 등 2017년 말부터 올해 상반기까지 3년 반 동안 37% 증가했다.

0% 수준의 저금리가 지속됐음에도 고액 자산가들이 은행 예·적금에 계속 돈을 맡겨둔 것이다.

반면, 펀드 예치금은 2017년 말 18조9천801억원에서 2018년 말 22조492억원, 2019년 말 23조5천620억원으로 늘다가 2020년 말에는 19조6천526억원으로 줄었다.

그러다 올해 6월말 20조3천477억원으로 다시 늘어났다.

2020년에 PB고객들의 펀드 예치금이 줄어든 데는 '사모펀드 사태'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4대 은행에 PB고객 맡긴 돈 150조…'슈퍼리치' 예치금 20조
100억원 이상을 은행에 넣어놓은 이른바 '슈퍼리치' 고객은 올해 상반기 현재 891명으로 4대 은행 전체 PB고객의 0.1%에 불과했다.

하지만 이들이 예·적금, 펀드 등에 예치한 돈은 모두 20조8천568억원으로, PB고객 예치금의 14.5%에 달했다.

1인당 평균 234억원 꼴이다.

슈퍼리치 고객의 예치금은 2017년 말 11조6천573억원이었으나 올해 상반기 현재 20조8천568억원으로 3년 반 동안 79%나 늘었다.

슈퍼리치 고객 수도 2017년 말 494명에서 2018년 말 551명, 2019년 말 637명, 2020년 말 741명, 올해 상반기 현재 891명으로 꾸준히 늘었다.

4대 은행에 PB고객 맡긴 돈 150조…'슈퍼리치' 예치금 20조
주요 시중은행들은 최근 고액 자산가 대상 특화 점포를 개설하는 등 자산관리(WM) 영업을 경쟁적으로 강화하고 있다.

이는 고액 자산가들의 자산관리를 통해 수수료 등 비이자수익을 늘려서 수익 구조를 다변화하려는 전략으로 보인다.

일례로 하나은행은 지난 6월 고액 자산가를 대상으로 종합자산관리 서비스를 제공하는 프리미엄 자산관리 브랜드 'Club1(클럽원)' 2호점을 서울 한남동에 개점하고, 전문 PB들을 배치했다.

하나은행은 올해 말 자산관리(WM) 시너지를 키우고 전문역량을 강화하기 위해 압구정역PB센터지점과 압구정PB센터지점을 합쳐 압구정PB센터지점으로 단일화하는 등 'PB센터 대형화에 나설 예정이다.

PB센터 대형화는 다른 금융사들과 경쟁에서 우위에 서기 위한 차별화 전략이다.

우리은행의 경우는 작년 10월 30억원 이상 고액 자산가 대상 특화점포인 'TCE(Two Chairs Exclusive) 강남센터'를 연 데 이어 지난 7월에는 두 번째 특화 점포인 'TCE 본점센터'를 열었다.

TCE 센터에는 세무·부동산 분야 전문가를 포함한 자산관리 전문 PB들이 배치돼 고객에게 원스톱 종합금융컨설팅을 제공한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