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둘째주 배럴당 5.62달러…코로나19 이전 수준 회복

정유사들의 수익을 좌우하는 정제마진이 손익분기점을 넘어서면서 3분기 실적에 청신호가 켜졌다.

19일 정유업계에 따르면 이달 둘째주 싱가포르 정제마진(13∼16일 평균치)은 배럴당 5.62달러로, 이달 첫째주 5.2달러에 이어 2주 연속 5달러대를 기록했다.

이는 주간 평균으로 2019년 10월 둘째주(5.8달러) 이후 약 2년 만에 가장 높은 것이다.

정유사 정제마진 손익분기점 넘었다…실적 개선 기대감
정제마진은 최종 석유제품 가격에서 원유 가격과 수송·운영비 등을 뺀 금액으로 정유사의 수익을 결정짓는 핵심 지표 중 하나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직격탄을 맞은 정유 산업은 정제마진이 올해 6월까지도 1.4달러에 불과하며 어려움을 겪었다.

그러다 7월 들어 2.6달러, 8월에 3.2달러로 오른 뒤 9월 들어 2주 연속 코로나19 이전 수준으로 회복했다.

정제마진은 통상 배럴당 4달러는 돼야 정유사들이 수익을 내는 것으로 보는데 이달 들어 본격적으로 손익분기점을 넘어선 것이다.

정제마진 개선 추이가 뚜렷해진 데는 미국 허리케인(아이다) 피해와 멕시코만 정제 설비 가동 지연, 중국의 환경 규제 등에 따른 공급 위축 우려 등이 크게 작용했다.

여기에다 코로나19 재확산에도 불구하고 백신 접종 확대와 완화된 방역 기준 덕에 이동 수요가 늘면서 전반적인 연료 소비도 증가했다.

특히 이달 들어 항공유와 경유 정제마진 상승폭이 눈에 띄게 커졌다.

9월 항공유 정제마진은 배럴당 6.25달러로 지난달(4.54달러)보다 1.71달러 상승했고, 경유는 9.51달러로 지난달(7.03달러)보다 올랐다.

휘발유는 이미 정제마진이 7월에 10.20달러까지 올랐고 이달에도 9.22달러를 기록하며 코로나 이전 수준을 웃돌고 있다.

유안타증권 황규원 애널리스트는 "정유제품에서 42%를 차지하는 등유와 경유의 마진 회복이 정제마진 상승으로 이어졌다"고 말했다.

한국투자증권 최고운 애널리스트는 "코로나19 사태로 가장 큰 타격을 받은 항공유의 경우 최근 코로나19 이전의 90%까지 가격이 회복됐다"며 "전 세계적으로 백신접종이 확대될수록 정유제품의 수요 개선도 더욱 확산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당초 우려했던 3분기 정유사들의 실적도 2분기만큼 양호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SK이노베이션의 경우 당초 3분기에 재고평가이익 감소 등으로 전분기(5천65억원)보다 하락한 4천100억원 정도의 영업이익이 예상됐으나, 최근 정제마진 강세로 시장 전망치를 웃도는 실적을 낼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정유업계의 한 관계자는 "정유사의 수익을 결정하는 정제마진, 판매량, 유가 등을 고려할 때 3분기 실적도 나쁘지 않을 것 같다"며 "당초 팬데믹 재확산으로 실적 감소를 예상했으나 전반적으로 유가 강세가 이어졌고 자동차·항공 등 이동수요가 줄지 않은 것이 영향을 미쳤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