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업도 서러운데, 국민연금까지 체납"…조선 하청노동자 울분
대우조선해양 협력업체 1곳이 폐업도 모자라 국민연금까지 체납해 노동자들이 울분을 터트렸다.

금속노조 거제통영고성조선하청노조는 14일 거제시청 앞에서 대우조선해양 협력업체 '진우기업' 노동자 고용보장과 국민연금 체납 해소를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했다.

진우기업은 대우조선 거제 옥포조선소에서 선박 건조에 필요한 작업 발판을 설치하고 해체하는 하청업체다.

이 회사는 경영난을 이유로 직고용 직원과 물량팀 직원 등 80여 명에게 추석 연휴 후 10월 1일 폐업을 공지했다.

직원들을 더 분통 터지게 하는 것은 이 회사가 2016년부터 최근까지 1년에 몇 개월씩, 18개월분에 해당하는 국민연금 4억5천만원을 내지 않았다는 점이다.

직원들에게 주는 월급 명세서에는 국민연금을 공제했다고 하면서 직원과 사업자가 내야 할 국민연금을 납부하지 않았다.

체납액이 직원 1명당 400∼500만원에 이른다.

원청은 지급해야 할 돈을 다 줬다며 책임이 없다는 입장이다.

국민연금은 강제징수가 원칙이다.

그러나 금속노조와 직원들은 조선업이 어렵다는 이유로 정부가 국민연금을 강제로 징수하지 않는 정책(국민연금 체납처분 유예)을 2016년부터 펴면서 하청노동자들만 피해를 보고 있다고 지적했다.

진우기업 직원 나윤옥 씨는 "노후대책이라곤 국민연금이 전부다"며 "원청과 정부는 국민연금 체납을 수수방관한 책임을 져야 한다"고 호소했다.

이김춘택 금속노조 거제통영고성조선하청지회 전략조직부장은 "조선업이 힘들다는 이유로 정부가 국민연금 등 4대 보험 징수를 강제하지 않으면서 체납이 비일비재하고 규모가 커지고 있다"며 "노동자들만 속수무책으로 피해를 본다"고 지적했다.

이 회사 직원들은 회사 대표를 횡령 혐의로 경찰에 고소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