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수자 현대제뉴인 "회사 성장 위한 장기적 조치…이해해달라"
두산인프라코어 소액주주들 "무상감자·유상증자 추진 반대"
국내 건설기계 1위 업체인 두산인프라코어가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무상감자를 추진하고 이후 유상증자도 할 것으로 알려지자 소액주주들이 반발하고 나섰다.

두산인프라코어 소액주주모임 10여명은 10일 인천 두산인프라코어 본사 정문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무상감자를 추진하는 경영진을 규탄했다.

이들은 "두산인프라코어를 인수한 현대제뉴인은 인수 과정에서 발생한 법인세 2천억원, 자회사인 두산인프라코어차이나(DICC) 지분 인수 비용 2천억원 등 총 8천억원의 비용을 마련하기 위해 무상감자를 주주총회 안건에 슬그머니 올리고 유상증자도 추진하고 있다"며 "이는 소액주주들의 금전을 착취하는 행위"라고 주장했다.

아울러 "소액주주 중에는 결혼자금, 사업자금을 투자한 이들이 많고 대우중공업 시절부터 주식을 보유하며 사측 경영에 신뢰를 보내는 어르신들도 상당한데 경영진 때문에 피해를 보게 됐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오늘 주주총회에서 이뤄질 무상감자 표결은 결과를 예측할 수 없지만, 우리 소액주주들과 현대제뉴인과의 관계는 완전히 파탄 났다"며 "이번 사태를 국정감사에서 다루도록 정치권에 호소하겠다"고 말했다.

두산인프라코어는 앞서 현대중공업그룹 건설기계부문 지주사인 현대제뉴인에 인수됐다.

이날은 임시주주총회를 열고 주식 액면가를 5분의 1 수준으로 감액하는 무상감자와 새 상호를 '현대두산인프라코어'로 하는 정관변경에 관한 건을 의결할 예정이다.

이후에는 주식을 추가로 발행해 자금을 조달하는 유상증자에 나서 재무구조를 개선하는 등 사업재편에 박차를 가할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제뉴인 관계자는 "무상감자와 유상증자는 회사의 재무구조를 개선하고 신규 사업 투자를 위한 것이어서 단기적으로는 안 좋게 볼 수도 있지만, 장기적 관점으로는 성장을 위한 조치"라며 "주주들의 우려를 충분히 이해하는 만큼 이번 추진 내용에 관해 설명하고 설득하겠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