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국민 사과·기대 부응 다짐…업무 파악하며 이른 경영 복귀 시동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13일 가석방으로 출소한 직후 서울 강남구 서초사옥을 찾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이 부회장은 곧바로 업무 상황을 파악하며 이른 시일 내에 경영 활동을 재개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이 부회장은 이날 오전 10시 경기 의왕시 서울구치소에서 출소했다.

지난 1월 18일 국정농단 사건 파기 환송심에서 징역 2년 6개월의 실형을 선고받고 재수감된 지 207일 만이다.

이 부회장은 대국민 사과와 함께 "저에 대한 비난과 우려, 기대를 잘 알고 있다며 열심히 하겠다"는 소회를 밝혔다.

207일 만에 나온 이재용, 곧 바로 서초둥 삼성전자 사옥으로
수감 기간에 충수염을 앓은 한 이 부회장은 이전보다 수척해지고 흰머리도 늘어난 모습이었다.

7개월 간 몸무게가 상당히 빠진 것으로 알려졌다.

이 부회장은 짤막한 인터뷰를 마친 뒤 대기하고 있던 G80 승용차를 타고 서울구치소를 빠져나갔다.

이 부회장이 탄 차량은 이후 곧바로 삼성전자 서초사옥으로 향해 11시께 서초사옥에 도착한 모습이 취재진에 포착됐다.

삼성 측에 따르면 이 부회장이 이날 당장 사장단 등을 소집한 공식 회의를 주재하는 것은 아닌 것으로 알려졌다.

이 부회장은 집무실에서 밀린 업무 현안들을 보고받고 파악하면서 경영 일선 복귀를 준비하려는 것으로 보인다.

당장 글로벌 반도체 패권 경쟁이 심화하고 있는 상황에서 삼성전자가 초격차 지위를 갖기 위한 대규모 투자와 인수·합병(M&A) 과제가 산적하다.

대표적으로 삼성전자의 20조원대 미국 파운드리 공장 건설 투자 프로젝트 확정이 임박해 있다.

207일 만에 나온 이재용, 곧 바로 서초둥 삼성전자 사옥으로
평택캠퍼스 추가 투자, 인공지능 등 미래 사업 분야 인수합병 등도 이 부회장의 복귀와 맞물린 시장의 관심 사안이다.

삼성SDI의 미국 배터리 공장 진출도 조만간 가시화할 전망이다.

이날부터 광복절과 16일 대체공휴일까지 연휴가 이어져 이 부회장은 수일간 휴식을 취하고 가족들과 시간도 보낼 것으로 관측된다.

이 부회장은 2018년 2월 석방 당시에는 출소 직후 삼성의료원에 입원 중이던 부친 고(故) 이건희 회장을 찾아갔었다.

이 부회장은 이날 또는 연휴 중 이 회장이 잠든 수원 선영을 찾을 가능성도 크다.

정부로부터 가석방을 허가받으면서 코로나19 경제 상황에서 역할을 주문받았고 백신 수급과 관련해 이 부회장과 삼성에 대한 기대도 나온다.

이 부회장이 이날 출소하며 그러한 기대를 잘 알고 있으며 열심히 하겠다고 강조한 만큼, 수일 간 업무 복귀 준비를 거쳐 이달 내 경영 활동을 재개할 것이라는 관측이 재계에서 대체적이다.

일각에서는 17일 삼성 준법감시위원회 정기회의에 방문할 것이라는 전망도 내놓는다.

또한 이 부회장이 명절 연휴를 이용해 해외 사업장을 찾은 전례가 많아, 이번 추석 연휴에 해외 출장을 갈 가능성도 점쳐진다.

다만 삼성 측은 이 부회장의 활동 복귀 일정과 관련해서는 정해진 바 없다는 일정이다.

재계 관계자는 "이 부회장이 남은 2건의 재판에도 계속 대응하면서 회사 경영 활동, 사회적 역할 등까지 해야 하니 부담이 막중할 것"이라며 "재수감과 재석방을 거쳤으니 몸을 추스르며 향후 행보를 구상할 것"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