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안타증권 "홍콩H지수 부진에 ELS 8천억 조기 상환 실패"
지난달 중국 정부의 사교육 시장 규제로 중화권 증시에서 홍콩H지수(홍콩항셍중국기업지수·HSCEI) 등이 급락하면서 이와 관련된 주가연계증권(ELS) 중 8천억원 규모의 물량이 조기 상환되지 못했다는 분석이 나왔다.

4일 정인지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1월에 발행된 홍콩H지수 관련 ELS 금액은 1조4천800억원이고 공모 ELS 기준으로 조기 상환율이 42%를 기록해 1월 발행 ELS 중 약 8천억원 수준의 조기 상환 실패는 홍콩H지수 관련 ELS 물량인 것으로 추정할 수 있다"고 밝혔다.

ELS는 주가지수 등을 기초 자산으로 삼아 이들의 가격을 통상 6개월마다 평가, 조건 만족 시 약속된 수익을 지급하고 상환되는 구조의 상품이다.

가령 코스피200 지수가 6개월 후 최초 기준가의 92%, 12개월 후에는 90% 이상이면 수익과 함께 원금을 주고 조기 상환된다.

주로 홍콩H지수와 함께 ELS의 기초 자산이 되는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지수, 코스피200 지수 등이 조기 상환 조건을 만족한 가운데 홍콩H지수가 1월 대비 17% 넘게 떨어지면서 대부분 조기 상환에 실패한 것으로 보인다고 정 연구원은 분석했다.

실제 유안타증권에 따르면 홍콩H지수를 기초 자산으로 하는 ELS 중 1월 초 발행된 물량은 대부분 상환됐으나 월말로 갈수록 조기 상환 비율은 떨어졌다.

지난달 말 중국 정부가 강력한 사교육 규제 조치를 발표하면서 한 주간 중국 증시는 급락세를 보였다.

정 연구원은 8월 이후에도 ELS 조기 상환이 쉽지 않아 향후 ELS 수급에 부담이 될 것으로 예상했다.

일반적으로 ELS는 재투자되는 성향이 있어 조기 상환 여부가 ELS 수급에 중요한 요인이라는 게 그의 설명이다.

그는 "문제는 2월에 홍콩H지수 수준이 1월보다 높아져 2월 평균 가격의 95% 수준이 11,156포인트라는 점"이라며 "전날 홍콩H지수 가격이 9,320포인트 수준인 점을 고려하면 8월 중에 홍콩H지수 관련 ELS는 대부분 조기 상환이 어렵다고 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