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래소 "스팩 주가 높을수록 합병 어려워지고 상폐시 투자자 손실 커져"
'이상 과열' 스팩, 무더기 급락…'폭탄돌리기' 끝날까(종합2보)
최근 뚜렷한 이유 없이 급등락하는 등 과열 양상을 보이고 있는 인수목적회사(SPAC·스팩) 종목들이 2일 줄줄이 급락했다.

그러나 기업가치와 무관하게 급등세를 이어가는 스팩 종목도 있어 투자자 주의가 필요한 것으로 보인다.

이날 코스닥시장에서 SK4호스팩은 전날 대비 가격제한폭(-29.91%)까지 떨어진 2천355원에 거래를 마쳤다.

SK6호스팩(-29.89%)도 하한가로 마감했으며, 전날 하한가까지 떨어진 하이제6호스팩(-19.04%), 유진스팩6호(-17.36%)도 이틀째 하락세를 이어갔다.

또 SK5호스펙(-28.11%), 신영스팩5호(-19.60%) 등 모두 15개 스팩이 이날 10% 이상 낙폭을 기록했다.

반면 투자경고종목으로 지정돼 전날 하루 거래가 중단된 삼성스팩4호는 이날 거래가 재개되자 1만950원으로 8.42% 뛰어올랐다.

이로써 이 종목은 상장 이틀째인 지난달 24일부터 31일까지 6거래일 연속 상한가 행진을 하는 등 상장 이후 8거래일 모두 상승 마감하는 기록을 세웠다.

그러나 이 종목이 합병 상장 등 기업가치에 영향을 미치는 뚜렷한 이슈가 아직 없는데도 주가가 공모가 주당 2천원의 5배 이상으로 치솟은 것은 '폭탄돌리기'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앞서 전날 한국거래소는 SK4호스팩 등 17개 스팩을 투자주의 종목으로 지정했다.

이와 관련해 거래소는 이날 보도자료를 내고 "스팩 주가가 높을수록 합병에 성공하기 어려워지고 합병 실패로 상장폐지될 경우 손실도 커질 수 있다"며 투자자들의 주의를 요청했다.

스팩과 비상장회사 합병시 스팩 주가의 ±30% 범위에서 할인 또는 할증해 합병비율 산정을 위한 스팩 평가가액을 정하게 된다.

따라서 스팩 주가가 높을수록 합병 상대방인 비상장기업 주주의 지분율이 낮아져서 합병에 성공하기 어려워진다고 거래소는 설명했다.

또 만약 스팩이 합병에 실패해 상장폐지될 경우 공모가인 주당 2천원에 이자를 더한 투자금을 주주에게 돌려주는데, 투자자가 스팩 주식을 고가에 매수한 경우 돌려받는 금액과 차이로 인해 손실이 커질 수 있다고 강조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