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 업체 교체때도 '승계' 했다면
'고용 승계 관행' 형성된 거로 봐야
용역업체 근로자에게 '기대권' 있어
늘어나는 용역업체 고용승계 분쟁... 최근 대법원 판결은?

용역업체를 교체할 때 근로자의 고용 승계를 둘러싼 분쟁이 증가하는 가운데 고용 승계를 인정한 대법원 판결이 최근 나와 눈길을 끈다.

지난달 29일 대법원 제1부(주심 박정화 대법관)는 원자력발전소의 청소용역업체가 변경되는 과정에서 고용 승계가 거부된 근로자들에 대한 중앙노동위원회의 부당해고 구제 판정이 적법하다고 판결했다.

한국수력원자력주식회사 울진원자력본부 소속의 울진원자력 제1발전소는 2014년 청소 용역업체를 변경하고 새로 계약을 맺었다. 이 업체는 종전 용역업체에 소속된 근로자 가운데 4명은 고용을 거부했다. 이들 중 2명은 용역업체 측의 이 같은 채용 거부가 부당해고라며 중앙노동위원회에 구제를 신청했고 중노위는 이를 받아들였다. 이에 용역업체 측은 소송을 냈고 대전고등법원에 이어 대법원에서 최종 패소했다.

대법원이 청소용역업체 소속 근로자들의 고용 승계를 인정한 핵심 이유는 과거 용역업체가 교체된 때에도 고용이 승계된 사실이 있다는 점이다. 고용이 승계되는 ‘관행’이 있어서 해당 근로자들로서는 고용 계약 갱신에 대한 ‘기대권’이 인정된다는 판단이다.

원자력발전소(원청)와 청소용역업체(하청) 사이에 체결된 용역계약서에도 종업원을 채용할 때에는 “현재 근무하고 있는 종업원을 고용승계” 해야 한다는 내용이 들어 있다. 또 “용역 계약 기간 중에는 이들 종업원에 대해 고용을 유지해야 한다”는 조항도 포함돼 있었다.

이 같은 내용이 용역계약에 포함된 것은 원자력 발전소라는 특수성을 고려했다는 부분도 계약서에 함께 들어가 있다. 또 직원을 채용할 때에는 발전소 인근 지역 주민을 우선 채용해야 한다는 내용도 포함돼 있다.

용역 업체 변경 과정에서 고용 승계가 인정된 대법원 판례여서 눈여겨 봐 둘 만 하다. 원청업체가 하청업체를 변경하는 과정에서 하청업체 소속 근로자에 대해 고용을 거부하지 못하도록 법안까지 최근 발의됐다.

송옥주 국회 환경노동위원장(더불어민주당)이 지난 17일 ‘사업이전에서의 근로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안’을 대표 발의했다. 용역업체가 변경되더라도 원칙적으로 고용이 승계되도록 하는 것이 핵심 내용이다. 노동계에서는 ‘LG트윈타워 집단해고 방지법’이라고도 부른다. 지난달 30일까지 136일이나 이어졌던 ‘LG트윈타워’ 점거 농성을 부각시키기 위해 붙인 이름이다.
최종석 전문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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