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 CMO Insight

전주언 안양대 교수의 「1분 마케팅」
K-Pop과 사랑의 삼각이론
전주언 안양대 교수

전주언 안양대 교수

“무대 밖에서는 로맨스 소설 속 주인공을 닮은 멤버에 열광하는 거죠! 우리끼리는 유사연애라고 해요. 그런데 그게 연애감정과 똑같아요.”

지금에서야 BTS를 필두로 K-Pop 경제효과에 대한 다양한 분석이 이루어지고 있지만 몇 년 전만 하더라도 K-Pop은 자본주의에 근거한 대량문화에 불과하다는 시선이 지배적이었다.

고객을 이해하고 고객 관점에서 마케팅 의사결정을 해야 한다는 고객지향적 마케팅의 중요성이 강조된 것은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현재 재직하고 있는 학교에 임용된 후 필자는 K-Pop 팬들의 행동 양식에 대한 이해가 부족하지 않았나 판단해 큰 결심을 한 바 있다.

JYP 엔터테인먼트에서 기획한 유명 걸그룹 트와이스(TWICE)의 팬클럽(원스)에 가입해 팬들과 함께 활동하며 그들의 행동 양식을 관찰하기로 한 것이다. 당시 30대 후반이었던 필자가 걸그룹 팬클럽 활동에 참여하는 것은 큰 용기가 없었다면 불가능했을 것이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아이돌 그룹에 열광하는 팬들은 아이돌 그룹 멤버(들)를 정말로 사랑하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 연인관계에서 나타나듯이 예상치 못한 상황에서 갑자기 사랑에 빠져 버린(도취된 사랑) 팬들은 격정적이지만 때로는 낭만적인 사랑을 경험한다. 아이돌과 정서적으로 교감하고 때로는 헌신하면서 그 사랑을 완성해 나간다. 물론 실제 연인관계처럼 사랑할 수 없고 그 사실을 알고 있지만(허구적 사랑) 유사연애를 통해 판타지를 갖고 아이돌과 관계를 맺는 것이다.

사람들은 사랑에 빠지면 황홀한 감정을 느끼고 평소와 다른 행동을 보여주기도 한다. 사랑에 대한 대표적인 이론을 제안했던 미국의 뇌신경과학 및 인지심리학의 권위자 로버트 스턴버그(Robbert J. Sternberg) 교수는 사랑의 삼각이론(triangular theory of love)을 통해 사랑의 유형을 다양하게 구분한 바 있다. 그는 성숙한 사랑(consummate love)이 완성되기 위해서는 친밀감(intimacy), 열정(passion), 그리고 결심(decision)과 헌신(commitment)이 충족되어야 한다고 했다.
BTS 팬클럽 아미(ARMY)의 기부 및 자선 활동(oneinanarmy.org)

BTS 팬클럽 아미(ARMY)의 기부 및 자선 활동(oneinanarmy.org)

BTS의 공식 팬클럽 아미는 아동보호단체인 초록우산어린이재단과 세이브더칠드런에 지속적으로 기부를 해오고 있으며, 학대피해 아동지원을 위한 다양한 캠페인(홉 고즈 온 2021)을 진행하는 등 선한 영향력을 미치기 위한 노력을 지속하고 있다. 이는 스턴버그 교수가 제안한 성숙한 사랑을 보여주는 사례다.

하지만 여전히 K-Pop에 대한 선입견이 존재한다. 10대 청소년들(MZ세대)이 좋아하고 그들의 취향이 전략적으로 반영되었기 때문에 K-Pop은 고급문화가 될 수 없다는 인식이 그것이다. 또한 K-Pop에 열광하는 팬들의 모습을 즉흥적이고 때로는 탈선적인 소녀문화로 보기도 한다.

얼마 전 YG 엔터테인먼트와 SM 엔터테인먼트 등이 블록체인 업계와 협업해 블록체인 기반 디지털 연예인 카드 제작에 대한 논의를 시작했다고 한다. 실제 제작으로 이어질지는 모르지만 블록체인에 기반한 디지털 카드는 하나의 자산으로 활용될 수 있으므로 낙관적인 평가가 지배적이다. 이제는 K-Pop을 즉흥적인 하위문화로 볼 수 없는 시대에 접어들었음이 분명하다.
팬클럽이 제작한 핑클 데뷔 23주년 기념 전광판과 가수 이효리(사진:이효리 SNS)

팬클럽이 제작한 핑클 데뷔 23주년 기념 전광판과 가수 이효리(사진:이효리 SNS)

학창시절 핑클의 이효리에게 빠져 있었던 필자는 방송반 동아리 활동을 위해 이효리를 처음 만났던 그 날을 지금도 잊지 못한다. 2013년 유명 기타리스트 이상순과 결혼한다는 소식을 접했을 때 기억이 지금도 생생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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