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정KPMG 컨설팅부문 박경수 상무
[한경 CFO Insight] KPMG- CFO, 기업과 시장 잇는 가교(架橋) 역할 해야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해 우리의 생활 전반에 많은 변화가 발생했다. 안전을 중시하게 되면서 오프라인보다 온라인 구매가 증가했고, 디지털 기술을 활용한 교육, 엔터테인먼트, 헬스케어 등이 활성화되고 있다.

헬스케어 분야에 대한 기대는 투자 흐름의 변화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코로나 이전인 2019년의 주요 분야별 글로벌 스타트업 투자금액 비중은 정보통신기술(15.8%), 금융서비스(13.9%), 바이오 헬스케어(13.3%) 순이었다. 하지만 코로나 이후인 2020년에는 바이오 헬스케어(16.3%), 정보통신기술(11.5%), 금융서비스(8.7%) 순으로 바이오 헬스케어 분야가 3위에서 1위로 올라섰으며, 그 중 비대면 의료서비스에 대한 수요 증가와 신약 개발 연구개발(R&D) 관련 투자가 눈에 띈다. 이번 코로나19 사태가 초래한 사회 경제적 영향과 제2, 제3의 코로나19가 올 수 있다는 우려로 향후에도 바이오 헬스케어 분야에 대한 관심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바이오 헬스케어 분야에 대한 시장의 관심이 증가하는 것은 관련 기업들에 기회이다. 하지만 산업 특성상 매출이 발생하지 않아도 기술에 대한 기대로 높은 기업가치를 인정받을 수 있다는 것은 위험 요소가 되기도 한다. 시장의 관심을 받는 기술중심의 바이오 헬스케어 기업에서 최고재무책임자(CFO)의 역할은 더욱 중요한 이유이다. CFO는 회계 재무 부서의 관리 영역을 넘어 사업전략 수립가로서의 역할을 수행해야 하며, 이는 기업과 시장의 가교(架橋) 역할을 의미한다.
[한경 CFO Insight] KPMG- CFO, 기업과 시장 잇는 가교(架橋) 역할 해야

헬스케어 제품이 시장에 출시되기까지 거치는 인허가 등에선 기술과 기능이 중요하지만, 다음 단계인 판매를 위한 마케팅, 유통망 확보, 투자유치 등에선 재무적 관점이 중요하다. CFO는 대내외적으로 기업의 재무적 비전을 제시해야 하고, 이를 위해 산업에 대한 인사이트를 보유해야 한다. 그렇지 못할 경우 기업의 전략을 반영한 재무 목표를 수립할 수 없고, 조직 내에서의 역할도 재무보고서 작성으로 제한될 수밖에 없다.

특히 R&D 단계 투자유치를 할 때 기술의 탁월함만 강조해선 시장을 설득할 수 없다. CFO는 산업에 대한 인사이트를 기반으로 시장에서의 가능성을 평가하고, 기술의 가치를 재무적으로 전환하고 다루는 능력을 보유해야 한다. 기업의 기술 가치를 재무로 전환해 시장과 소통하는 역할 뿐만 아니라 조직 내부에서의 소통도 중요하다. CFO는 이사진과 최고경영자(CEO)뿐만 아니라 각자 다른 언어를 쓰는 R&D, 제조, 마케팅, 인사 부서와 소통하면서 재무적 의사결정을 해야 한다. 스타트업의 경우 CFO의 재무 전략이 기술의 방향을 리딩하는 경우도 있지만, 그보다는 대내외적으로 소통하면서 기술의 가치를 높이는 조직 내 든든한 지원자 역할을 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 과정에서 '재무 부문은 고객 관련 부서가 아니다', '재무보고 및 결산 등 행정 업무 중심으로 사업 인사이트가 부족하다', '전략에 기여하기 어렵다'는 등의 선입견은 CFO가 극복해야 할 과제이다.

CFO는 조직의 중장기적인 재무계획을 통해 조직의 지속가능성을 확보해야 한다. 기술 기반 바이오 헬스케어 스타트업의 경우 투자유치 규모를 성과로 보는 착시 현상이 생길 수 있다. 그리고 초기 단계부터 기업공개(IPO)를 목표로 재무계획을 수립하기도 한다. 하지만 IPO 이후 스톡옵션을 받은 핵심인재가 줄줄이 빠져나가면서 상장 이전에 비해 회사의 역량이 떨어진 탓에 위기를 맞는 경우가 있다. 매출이 발생하지 않는 상황에서 기술을 통해 상장한 경우에는 더욱 그렇다. CFO는 초기 단계의 투자유치와 IPO를 기업이 성장하기 위한 과정의 이벤트로 여기고, 조직 내부로 눈을 돌려야 한다. 효과적인 내부통제와 준법감시를 통해 내부 투명성을 다지고, 중장기적인 재무계획을 통해 지속가능성을 확보해야 한다. IPO는 최종 목표가 아니다.
기업과 시장을 잇는 가교 역할을 하는 CFO들을 통해 재무적으로 건강하게 성장해 나가는 기업들이 늘어나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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