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 CFO insight] 북셸프- 피터 드러커에게 도움받고 싶은 1인 창업자를 위한 책
일본에서 나온 책들을 보면 전문적인 분야에 대해 일반인의 눈높이에 맞춰 쉽게, 이야기 형식으로 풀어쓴 책들을 만날 때가 많다. 대표적인 책이 <회계학 콘서트>인데 사람들에게 어렵게만 느껴지는 각종 회계 개념들을 소설 형식으로 풀어낸 책이다.

아버지의 죽음으로 갑자기 회사를 물려받게 된 20대 여성 CEO가 회계학 교수의 도움을 받아 쇠락해가던 회사를 부활시킨다던지, 경영학과에 다니는 대학생이 회계학 수업에서 배운 지식을 바탕으로 자신이 아르바이트를 하던 패밀리 레스토랑을 폐업 위기에서 되살려낸다는 줄거리가 각 편마다 이어진다.

모두 5권으로 구성된 책인데 필자 역시 이 책들을 읽으며 경제신문 기자에게 필요한 기본적인 회계 지식을 쌓아갈 수 있었다. 독자들에게 꼭 필요한 내용이 무엇인지를 고민한 뒤, 이에 맞춰 복잡한 전문지식을 누구나 이해할 수 있도록 실용적으로 풀어내는 일본 작가들의 자세에서는 분명 배울 게 있다.

지금부터 소개할 책들도 마찬가지로 ‘피터 드러커 경영학’이라는 일반 독자들이 쉽사리 접근하기 힘든 주제를 이해하기 쉽고, 부드럽게 풀어낸 책이다.

얼마 전 뉴스레터에서도 한 번 소개했듯이 필자는 최근 피터 드러커의 저작을 연달아 읽었다. 그가 90살이 넘어 쓴 <프로페셔널의 조건>, <변화 리더의 조건>을 비롯해 그를 ‘경영학의 아버지’로 만든 1973년작 <매니지먼트>에 이르기까지 여러권을 탐독했다.

3, 4년 동안 공부할 분야를 정해놓은 뒤 그 기간 동안에는 해당 분야의 책을 집중적으로 읽어나가며 다방면에 걸친 깊은 지식을 쌓아나갔던 피터 드러커의 사례에서 볼 수 있듯 때로는 특정 분야의 책들을 집중적으로, 힘주어 읽어나가는 게 단기간에 지식을 급성장시키는데 큰 도움이 된다.

이렇게 피터 드러커의 저서들을 읽어나가면서 그의 이론들에 대해 조금 더 쉽게 설명한 책이 없을까를 찾아보게 됐고, 그 결과 일본 저자들이 쓴 두 권의 실용서를 발견하게 됐다. 피터 드러커의 책을 읽고 싶지만 너무 어렵지 않을까 싶어 망설이는 독자라면 이 두 권의 책을 추천한다.

먼저 <만약 고교야구 여자 매니저가 피터 드러커를 읽는다면>이 있다. 그의 대표작 <매니지먼트>의 핵심적인 내용을 일본의 고교 야구부를 배경으로 풀어낸 책이다.

책의 줄거리는 누구나 쉽게 짐작하는 그대로이다. 주인공과 동료들이 드러커의 <매니지먼트>에 나온 내용을 활용해 하나씩 장애물을 해결해나가고, 약체였던 팀을 강팀으로 만들어나간다는 내용이다.

<매니지먼트> 원전을 읽고나서 가벼운 마음에 읽었던 책인데 드러커 경영학의 핵심적인 내용을 고고 야구부를 배경으로 이렇듯 깔끔하게 풀어낼 수 있다는 사실에 놀랐다. 2010년에 출간된 후 일본에서 250만 부가 넘게 팔리면서 같은 해 나온 무라카미 하루키의 <1Q84>의 판매량을 뛰어넘었다. 이 정도 밀리언셀러가 되는 데는 이유가 있다.

<피터 드러커씨, 1인 창업으로 어떻게 성공하죠>라는 책은 일본에서 드러커의 철학과 경영 전략을 바탕으로 10년 가까이 1인 기업에 컨설팅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 저자가 쓴 책이다. 드러커 경영 전략의 도움으로 성과를 크게 높인 1인 창업자들의 사례, 자신이 직접 컨설팅했던 기업들의 비즈니스 모델에 대한 설명이 듬뿍 담겨있어서 쉽게 잘 읽힌다. 얼마 전 주말에 침대에 누워 읽었는데 쑥쑥 넘기다 보니 얼마 안 가 금세 완독했다.

저자는 이 책에서 “성공한 창업가에게는 사업의 크기와 관계없이 몇 가지 공통점이 있다는 사실을 발견할 수 있었다”고 강조한다. 그 공통점 7가지는 다음과 같다.

1. ‘강점’에 기반을 둔 사업을 선택한다.

2. 명확한 ‘콘셉트’를 내세운다.

3. 변화하는 ‘고객의 니즈’에 민감하게 반응한다.

4. ‘고유한 시장’을 구축해 가격 경쟁에 휘말리지 않는다.

5. ‘이상적인 고객’을 확보하고 있다.

6. 고객을 사로잡는 ‘커뮤니티’가 있다.

7. 매력 넘치는 ‘스토리’를 지니고 있다.

이렇게 7가지의 공통점을 뽑은 뒤 본문 챕터마다 이 같은 성공의 조건을 갖추기 위해서는 어떤 방향에서 어떻게 접근해야 되는지를 실제 사례를 바탕으로 설명하고 있다.

한국과 경제‧사회 환경이 비슷한 일본 1인 창업자들의 사례를 바탕으로 하기 때문에 한국 독자들에게도 어색함 없이 내용이 받아들여진다. 책에 나오는 아이디어 중 상당수가 한국에서도 통할 만한 사례들이다.

경영학의 거장, 피터 드러커에게 조언을 구하고 싶은 1인 창업자, 소규모 기업 경영자, 예비 창업자라면 한 번 읽어볼 것을 권한다.

홍선표 기자 ricke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