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국민연금 수급자가 500만 명을 돌파하고, 연금 지급액이 25조원을 넘어섰다. 연금 지급액은 5년 전보다 10조원 이상 커졌다. 아직은 보험료 수입이 더 많아 연금 재정이 매년 흑자를 내고 있지만, 가파른 고령화로 2041년엔 적자로 돌아설 전망이다.

국민연금공단이 16일 발표한 ‘2020 국민연금 지급 통계’에 따르면 작년 한 해 공단은 539만 명에게 24조6000억원의 국민연금을 지급했다. 62세 이상이 받는 노령연금과 장애인연금, 유족연금을 합친 숫자다. 국민연금 납부금을 한 번에 돌려받는 일시금까지 합치면 총 지급 대상은 559만 명, 지급액은 25조700억원이다.

1988년 제도가 시행된 국민연금은 2003년 수급자 100만 명을 돌파했고 2011년 300만 명, 2016년 400만 명을 넘었다. 2019년 496만 명이었고, 작년에 수급자 500만 명 시대를 열었다.

연금 지급액도 가파르게 늘고 있다. 2015년 15조2000억원(일시금 포함)이던 것이 2018년(20조8000억원) 20조원을 넘겼고 2년 만에 25조원대로 올라섰다.

연금 지출이 증가일로에 있지만, 연금보험료가 그보다 많이 걷히고 기금운용수익까지 더해져 연금 재정은 매년 흑자를 내고 있다. 지난해 흑자 규모는 97조원이었다. 그만큼 국민연금 적립금이 늘어 작년 말 833조7000억원이 됐다.

하지만 고령화 속도가 빨라져 20년쯤 뒤엔 지출이 수입을 역전할 것으로 관측된다. 기획재정부는 작년 9월 발표한 장기재정전망에서 국민연금 당기수지가 2041년 적자로 돌아설 것으로 내다봤다. 2056년엔 적립금도 고갈될 전망이다.

지난해 노령연금을 제일 많이 받은 사람은 66세 남성 A씨로, 월 수령액은 226만9000원에 이르렀다. A씨는 1988년 국민연금에 가입해 2015년 7월까지 보험료를 냈다. 이후 ‘연기 연금제도’를 활용해 연금액을 불렸다. 연기 연금제도는 노령연금 수급권자가 수급 개시 연령부터 최대 5년 미룰 수 있게 한 제도다. 1년 연기할 때마다 연 7.2%씩 연금액이 늘어난다.

A씨처럼 한 달 연금이 200만원 이상인 사람은 437명이었다. 2019년(98명)의 4.5배로 커졌다.

서민준 기자 morando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