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용차 P플랜에 "순탄하게 가지 않아"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은 15일 P플랜(단기법정관리)을 추진하는 쌍용자동차 문제와 관련해 "쌍용차 노사가 '생즉사 사즉생'(살고자 하면 죽고, 죽고자 하면 살 것)의 정신으로 잠재적 투자자(HAAH오토모티브)와 적극적인 협상을 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 회장은 이날 온라인으로 이뤄진 기업 구조조정 제도 설명회에서 이같이 말하고 "(협상으로) 무엇인가를 끌어내고 그것으로 산은과 정부에 도와달라고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동걸 "쌍용차 노사 여전히 안이…생즉사 사즉생으로 협상해야"(종합)
이 회장은 "주객이 전도되어서도, 본말이 전도되어서도 안 되는데 쌍용차 회생에서 '주'는 대주주 마힌드라, 쌍용차 노사, 잠재적 투자자"라며 "쌍용차 노사는 제가 생각하기에 여전히 안이한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구조조정을 폭풍우 속 침몰 직전의 선박에 비유하면서 "기본 철칙은 선원과 선장 입장에서 버릴 것은 다 버리고, 팔 수 있는 것은 팔고, 포기할 것은 포기해야 한다"고 부연했다.

그는 쌍용차 노조에 지원 조건으로 내건 흑자 전환 전 쟁의 금지, 단체협약 유효기간 3년 확대는 여전히 유효하다면서 '하늘은 스스로 돕는 자를 돕는다'는 뜻의 '창천불부고심인'(蒼天不負苦心人)을 거론했다.

이 회장은 "스스로 돕지 않는 자는 하늘도 돕지 못 하고 산은과 정부도 도울 수 없다"며 "(지원) 조건이라고 할 것이 아니라 스스로 돕겠다는 사람들이 스스로 이 정도는 해 와야 하지 않을까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쌍용차의 P플랜에 대해선 "순탄하게 가고 있지 않다"며 "그렇게 전망이 밝은 것 만은 아니다"고 설명했다.

쌍용차가 준비 중인 P플랜에는 감자를 통해 대주주인 마힌드라 지분율을 낮추고 HAAH오토모티브가 2억5천만달러(약 2천8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에 참여해 대주주(51%)로 올라서는 내용이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이 회장은 "잠재적 투자자는 쌍용차 경영 환경이 당초 예상보다 굉장히 악화하고 심각하다고 판단하는 것 같다.

그래서 쌍용차 투자 여부에 대해 최종적으로 입장을 결정하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회장은 "산은과 쌍용차는 잠재적 투자자의 조속한 의사 결정을 독려하고 있다"며 "앞으로 협의 과정이 어떻게 될지 예단할 수 없고 비관도, 낙관도 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부연했다.

그는 "일부에서 산은이 돈을 먼저 넣으라고 하는데 투자자가 없는데 먼저 넣을 수는 없다"며 "잠재적 투자자가 투자를 결정한 후 자금조달 증빙을 제시하고 사업계획서를 제출하면 외부 전문가를 통해 객관적으로 타당성을 검증해 결과에 따라 자금을 지원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사업성이 괜찮다면 일정 부분 대출 형태로 자금을 지원할 의사는 있지만, 전제 조건은 지속 가능한 사업성이 담보돼야 한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 회장은 또 쌍용차와 노동조합, 대주주인 마힌드라, 협력업체, 외국계를 포함한 채권단 등을 이해 관계자로 거론하면서 "모든 이해관계자의 전례 없는 고통 분담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