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억눌렸던 수요 분출, 국제원자재가격 등 주의 깊게 봐야"

한국은행은 앞으로 우리나라를 비롯한 세계 주요국에 급격한 인플레이션(물가상승)이 나타날 가능성은 크지 않은 것으로 진단했다.

한은이 11일 국회에 제출한 '통화신용정책 보고서'에 따르면 코로나19 대응을 위한 완화적 통화정책 등이 금융시장에 반영되면서 우리나라와 미국, 독일, 이탈리아, 호주 등 주요국에서 기대인플레이션 지표(BEI·국고채 10년물 기준)가 작년 3월 이후 계속 오르는 추세다.

인플레 우려에 한은 "급격한 인플레이션 가능성 제한적"
서베이(설문조사)에서 드러난 한국과 미국 일반인의 기대인플레이션(향후 1년)도 최근 국제원자재·식료품 가격 상승과 경기개선 기대 등의 영향으로 상승했다.

한은은 보고서에서 "코로나19 이후 억눌렸던 수요의 분출, 기저효과 등에 단기적으로 물가상승률이 높아질 수 있다는 점에는 대체로 견해가 일치하나, 중장기 시계에서 인플레이션 향방에 대해서는 의견이 엇갈리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대규모 재정지출에 따른 유동성 확대, 글로벌 공급망(GVC) 약화 등은 인플레이션 압력 요인이지만, 안정적 장기 기대인플레이션이나 인플레이션에 대한 중앙은행의 대응 수단, 고용부진 등 인플레이션 억제 요인도 많다는 설명이다.

한은은 "견해를 종합하면, 코로나19에 따른 불확실성이 여전히 큰 상황에서 (한국과 주요국의) 급격한 인플레이션 확대 가능성은 제한적"이라면서도 "다만 백신접종 등에 따른 빠른 경기회복과 경제활동 정상화로 억눌렸던 수요가 분출하고 국제원자재가격이 오르면 예상보다 인플레이션이 확대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만큼 추이를 주의깊게 봐야한다"고 밝혔다.

인플레 우려에 한은 "급격한 인플레이션 가능성 제한적"
작년 하반기 이후 국내 장기금리 상승에 대해서는 "글로벌 경기회복과 인플레이션 기대에 따른 주요국 금리 상승 등 대외요인과 국고채 발행 확대라는 국내 수급요인 등이 더해진 결과"라고 분석했다.

한은은 "향후에도 국내 장기금리는 주요국의 재정·통화정책과 코로나 추이, 주요국의 국채금리 변화, 국내 경기회복세와 국고채 수급 상황 등에 영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되므로 면밀히 모니터링하고 적절히 대응할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지난달 26일 한은은 시장금리 변동성을 줄이기 위해 상반기 총 5조∼7조원 규모의 국고채 단순매입 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