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14·5계획 7대 중점 육성 과학기술 분야 포함
中공업부장 "반도체 전략사업 발전…중복투자는 안 돼"
중국이 자국의 최대 약점인 반도체를 대표적인 '신흥 전략 사업'으로 키워나가겠다고 예고했다.

9일 신경보(新京報) 등에 따르면 샤오야칭(肖亞慶) 중국 공업정보화부장은 전날 양회(兩會)가 진행 중인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기자들과 만나 자국 제조업의 높은 질적 발전 차원에서 신흥 전략 산업을 육성해야 한다면서 반도체와 5세대 이동통신(5G)을 대표적인 분야로 예시했다.

샤오 부장은 다만 신흥 전략 사업 투자가 난립해서는 안 되며 효과적으로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신산업의 발전 과정에서 맹목적으로 중복 투자를 해서는 안 되고, 우르르 몰려가는 것도 방지해야 한다"며 "반드시 시장화, 법제화 원칙을 바탕으로 질서 있는 발전을 추구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중국은 5세대 이동통신(5G), 클라우드, 인공지능(AI), 자율주행, 무인기, 우주 개발 등 여러 첨단 기술 분야에서 약진하고 있지만 반도체 산업만큼은 다른 선진국들보다 많이 뒤처진 편이다.

미국 정부의 화웨이(華爲) 제재는 반도체 분야가 중국의 최대 약점 중 하나라는 점을 적나라하게 보여줬다.

중국은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 연례 전체회의가 개막한 5일 공개한 '14차 5개년 계획 및 2035년까지의 장기 목표 강요' 초안의 7대 중점 과학기술 연구 항목 중 하나로 반도체 제품을 뜻하는 집적회로를 제시하면서 중·장기적으로 반도체 산업 발전에 힘을 쏟겠다는 의지를 피력했다.

샤오 부장이 반도체 분야의 무질서한 중복 투자를 우려하는 발언을 내놓은 것은 그간 실제로 중국에서 거액을 들인 반도체 투자가 무질서하게 난립하면서 실패로 이어진 사례가 적지 않기 때문이다.

최근 청산 방향으로 가고 있는 우한훙신반도체제조(HSMC)는 중국 반도체 부실 투자의 대표적 사례로 거론된다.

7㎚(나노미터) 이하 최첨단 미세공정이 적용된 시스템 반도체를 제작을 목표로 2017년 우한(武漢)에서 설립된 이 회사에는 총 1천280억 위안(약 22조원)에 달하는 자금이 투입됐거나 투입될 예정이었지만 공장 건물도 제대로 세우지 못한 채 자금 조달 문제로 공중분해됐다.

한편, 샤오 부장은 자국의 제조업 비중이 너무 낮아지지 않도록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GDP 중) 중국의 제조업 비중이 2015년 32.5%를 기록하고 나서 줄곧 내려가고 있다"며 "시진핑 총서기는 '제조업은 중국 경제의 명맥으로서 강력한 실물경제를 이뤄내야 한다'고 언급한 바 있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