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그룹과 SK그룹이 수소산업 생태계 조성을 위해 힘을 모으기로 했다. 수소 관련 기업의 최고경영자(CEO)가 참여하는 ‘한국판 수소위원회’도 상반기 출범한다. 정세균 국무총리(가운데)와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왼쪽), 최태원 SK 회장(오른쪽)이 2일 SK인천석유화학 부지에 들어설 액화수소 플랜트 추진 현장을 둘러보고 있다.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과 최태원 SK그룹 회장 등 국내 수소사업 관련 기업 최고경영자(CEO)가 참여하는 협의체인 ‘한국판 수소위원회’가 상반기 설립된다.정 회장과 최 회장은 2일 정부가 개최한 제3차 수소경제위원회에 앞서 간담회를 열고 한국판 수소위원회를 설립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정 회장은 간담회에서 “수소는 에너지원일 뿐만 아니라 에너지 저장체로도 활용할 수 있어 탄소중립 시대에 ‘에너지 화폐’ 역할을 수행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정 회장은 지난해까지 수소 분야 글로벌 CEO 협의체인 수소위원회 공동회장을 맡았다. 2017년 세계경제포럼(WEF)에서 출범한 수소위원회는 에너지, 화학, 완성차 등 세계 주요 기업 CEO가 참여하고 있다.최 회장은 “SK는 수소의 생산과 유통, 소비까지 수소 밸류체인(가치사슬) 전반을 구축하고, 현대차가 수소차를 적기에 공급하는 등 양사의 협력체계를 통해 국내 수소경제가 빠르게 성장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또 “SK가 대한민국 수소 생태계 조성에 앞장서 2050 탄소중립 실현을 위한 기업의 책임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SK는 최대주주 지위를 확보한 미국 수소 시장 선도기업 플러그파워와 협력해 수소 생태계 구축을 위한 기술과 사업 경험을 활용, 국내와 아시아 수소 시장 진출을 구체화할 계획이다.상반기 설립되는 한국판 수소위원회는 수소사업 협력 활성화를 통한 역량 강화와 사업 영역 확대에 주력할 전망이다. 위원회에는 포스코그룹도 동참하기로 했다. 현대차그룹은 지난달 포스코그룹과 수소 관련 업무협약을 맺고 수소전기차 공급, 수소환원제철 등 관련 기술 개발에 협력하기로 했다. 수소환원제철 기술은 탄소중립 달성의 핵심이다.한편 현대차그룹은 이날 한국과 중국에서 해외 첫 수소연료전지시스템 생산기지인 ‘HTWO 광저우’ 기공식을 온라인으로 열었다. 내년 하반기 완공되는 HTWO 광저우에선 연간 6500기의 수소연료전지시스템을 생산할 예정이다.김일규 기자 black0419@hankyung.com
현대자동차그룹과 SK그룹이 ‘수소 동맹’을 맺는다. 수소 생태계를 구축하는 데 힘을 모아 수소사회 전환 시점을 앞당기기 위해서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과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2일 만나 수소 관련 사업에서 다각도로 협력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SK, 차량 1500대 수소차로 바꾼다현대차그룹과 SK그룹은 이날 수소전기차 공급 확대, 충전 인프라 추가 구축 등의 내용이 담긴 양해각서(MOU)를 맺었다. 두 그룹은 SK그룹 사업장에서 운영하고 있는 차량 1500여 대를 모두 수소전기차로 전환하기로 했다. 현대차는 2022년부터 수소카고트럭을, 2024년부터 수소트랙터를 SK그룹에 제공할 계획이다.두 그룹은 수소전기차 및 초고속 전기차 충전 인프라를 구축하는 데도 협력한다. SK는 내년 말까지 인천과 울산 지역의 물류 거점에 상용차용 수소충전소를 1기씩 설치한다. 양사는 전국 SK 주유소에 수소 충전기와 전기차 급속 충전기를 설치하는 방안도 논의할 계획이다. 두 회사는 SK에서 생산하는 수소를 현대차에 공급하는 방안 등에 대해서도 의견을 나눴다.정 회장은 “SK그룹과 협력해 수소의 생산, 유통, 활용이 유기적으로 이뤄지는 건전한 수소 생태계를 구축하는 게 목표”라며 “수소사회 실현을 앞당기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최 회장은 “수소 생태계 조성을 통해 탄소중립 실현에 기여하겠다”고 강조했다.현대차와 SK를 비롯한 5개 그룹은 2030년까지 43조원을 투자하겠다고 이날 발표했다. 현대차는 수소차 및 수소연료전지 개발 등에 11조1000억원을, SK는 연료전지발전소 및 액화수소 생산시설 등에 18조5000억원을 투자한다. 포스코(10조원)와 한화(1조3000억원), 효성(1조2000억원) 등도 힘을 보탠다. 정부는 올해 수소전기차 구매 보조와 수소 생산기지 구축 등에 예산 8244억원을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SK, 2025년 수소 28만t 생산한다SK그룹은 이날 글로벌 1위 수소기업으로 도약하겠다는 목표를 발표했다. 2025년까지 18조5000억원을 수소산업에 투자해 20만9000여 명의 고용유발 효과 및 34조1000억원 규모의 사회·경제적 편익을 창출하겠다는 계획이다. SK는 우선 2023년까지 5000억원을 투자해 SK인천석유화학단지에 액화수소 생산기지를 건설한다.이 공장은 SK인천석유화학에서 공급받은 부생수소를 고순도로 정제하고 액체 형태로 가공해 수도권에 공급한다. 연간 3만t 규모의 액화수소를 생산할 계획이다. 수소 3만t은 현대차 수소전기차 넥쏘 7만5000대가 지구 한 바퀴(약 4만6520㎞)를 돌 수 있는 양이다. 나무 1200만 그루를 심는 것과 같은 탄소저감 효과가 있다는 게 SK 측 설명이다.SK는 이와 별도로 2025년까지 5조3000억원을 투입해 액화천연가스(LNG)로부터 친환경 수소를 생산하는 세계 최대 규모의 청정수소 생산기지를 충남 보령에 완공할 예정이다. 연간 25만t의 청정수소를 생산할 수 있는 규모다. 수소 유통에 대한 투자도 이어간다. SK는 2025년까지 전국에 수소충전소 100곳을 운영하겠다는 목표를 공개했다.산업계에서는 이날 정 회장과 최 회장의 만남이 전기차 배터리 관련 협업 확대로 이어질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SK는 현대차의 전용 플랫폼(E-GMP) 기반 차량에 적용할 배터리 1차 물량을 공급하기로 했다. 곧 확정되는 3차 물량 다수가 SK에 돌아갈 것이라는 예상도 나온다.도병욱 기자 dodo@hankyung.com
현대차그룹이 주도한 한국 수소 생태계에 포스코, SK 등 대기업집단이 연이어 동참하고 있다.현대차그룹과 SK그룹은 2일 정세균 국무총리 주재 제3차 수소경제위원회 참석에 앞서 수소 생태계 확대 방안을 논의하기 위한 간담회를 개최하고 관련 사업 분야에서 다각적인 협력을 추진하기로 했다. 현대차그룹 측에서는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을 비롯해 공영운 현대차 사장, 장재훈 현대차 사장, 조성환 현대모비스 사장, 김세훈 현대차 부사장 등이 참석했다. SK그룹에서도 최태원 SK그룹 회장을 비롯해 장동현 SK㈜ 사장, 추형욱 SK E&S 사장, 최윤석 SK인천석유화학 사장 등이 참석했다.양 그룹은 수소전기차 보급을 확대하기 위해 다양한 사업모델 발굴에 나선다. 우선 SK그룹 사업장에서 운영하는 차량 1500여 대를 현대차의 수소전기차로 순차 전환하기로 했다. 수소카고트럭(2022년 예정)과 수소트랙터(2024년 예정) 등 현대차가 선보일 수소상용차를 SK그룹이 활용하는 방안도 협의했다.수소 및 초고속 전기차 충전 인프라 구축에도 힘을 모은다. 올해 말까지 인천·울산 지역 물류 서비스 거점인 SK내트럭하우스에 상용차용 수소충전소를 각 1기씩 설치하며, 전국의 SK 주유소 등에 수소 충전소와 전기차 급속 충전기(200kW급) 설치하기 위한 구체적 협력 방안도 지속 협의할 계획이다.현대차그룹은 현대차·기아의 전기차 전용 플랫폼 ‘E-GMP’ 1차 배터리 공급사로 SK이노베이션을 선정하는 등 SK그룹과 친환경차 분야에서 긴밀한 협력을 이어오고 있다. 이번 수소 사업 협력을 통해 친환경 분야 사업 역량을 더욱 강화하고, 탈탄소 시대를 열겠다는 목표다.SK그룹도 지난해 12월 차세대 에너지로 수소 사업을 집중 육성하겠다는 방침 아래 ‘수소사업추진단’을 출범했다.수소 생태계 활성화를 위한 국내 기업들의 협력 체제도 구축한다. 현대차그룹은 상반기 중 국내 기업간 수소 사업 협력을 위한 CEO 협의체인 '한국판 수소위원회' 설립을 추진하기로 했다.현대차그룹은 지난달 최정우 포스코그룹 회장과도 수소 산업 생태계 조성에 손을 잡은 바 있다. 현대차와 국내 각 기업이 참여하는 한국판 수소위원회는 수소사업 협력 활성화를 통한 역량 강화는 물론 사업 영역 확대 등 국내 수소사회 구현에 있어 다양한 역할을 견인할 것으로 기대된다.정의선 회장은 "수소는 에너지원일 뿐만 아니라 에너지의 저장체로도 활용할 수 있다"며 "탄소 중립 시대의 수소가 ‘에너지 화폐’ 역할을 수행할 것"이라고 방향성을 제시했다.이어 "SK그룹과 협력을 통해 수소의 생산, 유통, 활용이 유기적으로 이뤄지는 건전한 수소 생태계를 구축하고, 성공적인 에너지 전환을 통한 수소사회의 실현을 한 발 앞당기겠다"고 강조했다.현대차그룹은 2013년 세계 최초로 수소전기차를 양산하면서 수소 관련 기술 개발을 선도해 왔다. 2018년 FCEV 비전 2030을 통해 2030년까지 수소전기차 50만대, 수소연료전지 70만기 공급 목표를 밝혔고, 최근에는 연료전지 브랜드 ‘HTWO’를 중심으로 연료전지 사업을 본격 전개하겠다는 뜻을 나타난 바 있다.한편, 간담회 이후 현대차그룹과 SK그룹은 인천광역시, 인천서구청과 인천광역시 수소 산업 기반 구축을 위한 업무 협약을 체결했다. 양 그룹 경영진은 수소경제위원들과 SK인천석유화학 내 수소액화플랜트 예정지와 석유화학 공장 등을 둘러봤다.오세성 한경닷컴 기자 sesung@hankyung.com기사제보 및 보도자료 op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