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 충남도청사를 둘러싸고 있던 향나무 100여그루가 한꺼번에 잘려지거나 이식돼 논란이 일고 있다. 나무를 벤 대전시는 사과했지만 비판 여론이 거세다. 대전시가 지난해 여름 청사를 둘러싸고 있던 향나무 172그루 가운데 128그루를 폐기했고, 이 중 44그루는 유성구 양묘장으로 옮겨 이식한 사실이 최근 알려졌다.이는 대전시가 지난해 11월부터 오는 8월20일 준공을 목표로 국비 60억원과 시비 63억원을 투입해 옛 충남도청사 일원에 '소통협력공간' 조성을 위한 시설개선공사를 진행하면서 생긴 일이다. 그러나 옛 충남도청사 건물이 대전시 소유가 아니라는 사실이 알려졌다. 옛 충남도청사 건물은 충청남도가 2012년 내포신도시로 도청을 이전하면서 국가 매입이 추진됐고 문화체육관광부가 802억원에 사들였다. 올해 중으로 잔금 71억원이 치러져야 소유권이 국가로 이전된다.대전시는 이곳을 빌려쓰고 있는 상황이었다.이에 대전시 관계자는 지난 18일 기자간담회를 열고 "물의를 일으킨 점에 대해 진심으로 죄송하다"며 "문화체육관광부(이하 문체부)와 4회 구두로 협의를 했지만 문서상으로 승인을 받지 않았다"며 행정처리가 미숙했다고 공식 사과했다. 장지민 한경닷컴 객원기자 newsinfo@hankyung.com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출마한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와 무소속 금태섭 후보의 첫 방송 토론에 대해 홍준표 무소속 의원이 긍정적 평가를 내놨다. 홍 의원은 18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오늘 안철수, 금태섭 TV토론에서 안철수 후보가 말한 '서울시는 말 잘 하는 해설사보다 일 잘하는 해결사가 필요하다'는 말은 기막힌 레토릭이었다"고 말했다.그는 "박원순 10년 동안 겉치레 행사로 망친 서울시를 다시 재건할 핵심적인 과제가 안철수 후보 그 말 한마디에 응축돼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지난 대선때 토론하는 것 보고 안초딩이라고 놀렸던 것 정중히 사과드린다"면서 "결단력도 돋보이고 압축된 언어 사용 능력은 대단한 진전이었다"고 덧붙였다.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장인 정진석 의원도 페이스북을 통해 "두 후보가 경선 토론의 수준을 한 단계 끌어올리는 데 그치지 않고, 재미까지 선사했다"고 평가했다. 정 후보는 안 후보가 국민의힘과 통합선대위를 구성하겠다고 밝힌 데 대해 "서울시 발전 비전과 야권 단일화에 대한 진정성을 충분히 느낄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보배 한경닷컴 객원기자 newsinfo@hankyung.com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 경선 후보인 우상호 민주당 의원이 고(故) 박원순 전 서울시장의 부인 강난희 씨가 쓴 손편지를 언급하며 "박원순은 제 목숨이 다하는 순간까지도 나의 동지"라고 했다. 지난 2000년 5·18 전야제 당시 유흥주점에서 접대부와 술판을 벌인 것과 관련 "제 인생에서 가장 후회하고 있는 일"이라고 고개를 숙인 지 하루 만이다. 일각에서는 우 의원이 성추행 의혹이 제기된 뒤 스스로 목숨을 끊은 박 전 시장을 공개적으로 두둔하는 것을 두고 피해자에 대한 2차 가해라는 지적이 나온다.우 의원은 10일 페이스북에 "언론에 보도된 강난희 여사님의 손 편지글을 보았다"며 "이 글을 쓰는 지금 이 순간 앞으로 남은 시간들까지 박원순은 제 목숨이 다하는 순간까지도 나의 동지"라고 했다. 우 의원은 "이를 악물고 있는데 눈시울이 뜨거워졌다"며 "박원순 시장은 제게 혁신의 롤모델이었고, 민주주의와 인권을 논하던 동지였다"고 했다. 이어 "참여연대를 만들어 시민운동의 역사를 새로 써 내려갈 때도 감탄했고, 시민의 삶에 다가가는 서울시장의 진정성에도 감동 받았다"며 "박원순 시장의 정책을 계승하고 그의 꿈을 발전시키는 일, 제가 앞장서겠다"고 했다.우 의원은 "박원순이 우상호고, 우상호가 박원순이라는 마음가짐으로 서울시 정책을 펼쳐가겠다"며 "비록 고인과 함께할 수 없지만 강난희 여사님과 유가족들이 힘을 내시길 간절히 바란다"고 덧붙였다. 우 의원이 성 추문으로 목숨을 끊은 박 전 시장에 대한 메시지를 공개적으로 내놓은 것을 두고 박 전 시장의 지지층을 결집하려는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하지만 피해자에 대한 2차 가해라는 지적은 피할 수 없다는 비판이다. 우 의원은 전날 지난 2000년 5·18 전야제 당시 송영길·김민석 민주당 의원 등과 함께 광주 새천년NHK라는 유흥주점에서 접대부들과 함께 술판을 벌인 사실이 공개돼 고개를 숙였다. 당시 이들의 술자리를 목격한 임수경 전 의원은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아가씨들이 있건 말건 선배들에게 인사나 하고 가려고 다가서는 순간, 누군가 제 목덜미를 뒤에서 잡아끌며 욕을 했다"며 "믿고 싶진 않지만 이 말을 한 사람은 우상호 씨였다"고 폭로했다. 그러면서 "주변에 앉아있던 사람들은 우상호에게 사과를 하라고 했지만, 그는 끝까지 하지 않았다"며 "발언 중간중간 '이놈의 기집애', '저놈의 기집애', '이X', '저X' 소리가 계속됐다"고 주장했다. 이런 사실은 국민의힘 부산시장 경선 후보인 이언주 전 의원이 페이스북에 언급하면서 재조명됐다. 이 전 의원은 "여성을 폄하하고 성인지 감수성이 떨어지는 사람이 성추행이 원인이 되어 생긴 보궐선거에 출마하다니, 얼마나 서울시민들을 우습게 여기면 그러겠느냐"라며 "우상호야말로 국민들에게 석고대죄하고 정계은퇴를 해야 할 구악의 상징"이라고 비판했다. 조미현 기자 mwis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