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품군 강화·맞춤형 제조기술 개발
마스크 벗으면 색조화장품 다시 뜬다…화장품업계 선점 경쟁
국내 화장품 업체들이 백신으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진정되면 억눌렸던 색조화장품 수요가 급증할 것으로 보고 신제품 개발 등에 나섰다.

17일 화장품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코로나19로 마스크 착용이 일상화되면서 색조화장품 매출은 급감했다.

롯데백화점의 경우 지난해 국내외 화장품 브랜드의 기초화장품 매출은 전년보다 4% 줄었으나 색조화장품 매출은 이보다 큰 26% 감소했다.

그러나 화장품 업계는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색조화장품 수요가 뛸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따라 화장품 연구·개발·생산(ODM) 업체인 코스맥스는 립틴트 상품 종류를 다양화하고 있다.

자연스러운 색상이 표현되는 묽은 액체 타입의 전형적인 립틴트 제품부터 매끄러운 느낌을 표현하는 좀 더 단단한 질감의 제품까지 종류를 확대한 것이다.

중국 시장과 국내 시장을 모두에 염두에 둔 것이다.

코스맥스 관계자는 "지난해 중국 법인의 립틴트 단일 품목 누적 생산량만 전년보다 80% 증가한 8천만 개에 이른다"며 "국내에서도 이런 립제품 주문이 늘어나는 추세"라고 말했다.

마스크 벗으면 색조화장품 다시 뜬다…화장품업계 선점 경쟁
LG생활건강은 지난달 색조화장품 브랜드 '팁시'(TPSY)를 보유한 로아코리아의 지분 70%를 인수했다.

스킨케어 위주에서 색조 화장품으로 상품군을 강화하려는 포석으로 풀이된다.

팁시는 유튜버들이 소개하며 MZ세대(1980년대~2000년대 초반 출생 세대) 사이에서 인지도를 높인 브랜드로, 립틴트와 아이라이너 등 색조 제품에 특화돼 있다.

차석용 LG생활건강 부회장은 최근 신년사에서 "색조는 럭셔리 대표 라인 자산을 활용함과 동시에 신규 브랜드를 선보여 경쟁력을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마스크 벗으면 색조화장품 다시 뜬다…화장품업계 선점 경쟁
아모레퍼시픽은 맞춤형 색조 화장품 기술 개발을 추진하고 있다.

지난 11~14일 온라인으로 진행한 세계 최대 소비자가전전시회 'CES 2021'에 선보인 맞춤형 립 메이크업 제품 제조 기술도 이런 맥락에서 나왔다.

인공지능을 활용해 고객에게 어울릴 립 색상을 추천하고, 현장에서 바로 해당 색상의 메이크업 제품을 제조하는 기술이다.

15가지 색소를 섞어 2천여 가지 색상의 립 제품을 실시간으로 만들 수 있으며 원하는 향도 추가 가능하다.

아모레퍼시픽은 현재 체험형 매장인 아모레성수에서 이 기술을 선보이고 있다.

앞으로 온라인상에서 주문을 받아 맞춤형 제품을 만들어 보내는 서비스도 가능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