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퇴 시작한 은행들…올해도 1인당 '4억'씩 받을 듯 [이슈+]
은행권 희망퇴직이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에 디지털금융 전환이 빨라지면서 희망퇴직 규모는 예년보다 늘어날 전망이다.

14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신한·국민·하나·우리은행 등 4대 은행 노사는 희망퇴직을 위한 막바지 협의를 진행 중이다.

시중은행 한 노조위원장은 "이번주나 늦어도 다음주면 퇴직금 협상안이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며 "지난해와 같은 20~39개월치 평균임금을 놓고 막바지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은행들은 비대면 금융 활성화로 오프라인 영업에 대한 수요가 줄어들면서 매년 직원 수를 줄여가고 있다. 대부분이 임금피크를 앞둔 56세 직원들이지만 만 40세 이상 일반 직원도 다수 있다.

신청한 인원들은 직급·연령별 희망퇴직 규정에 따라 퇴직금을 받고 매년 12월에서 이듬해 1월에 퇴사한다. 지난해 4대 은행의 희망퇴직 규모는 1406명으로 은행당 350명이 퇴직금을 받고 은행을 떠났다.
8일 서울 여의도 KB국민은행본점영업부에서 금융 관련 상담을 하고 있다. /사진=신경훈 기자 khshin@hankyung.com
8일 서울 여의도 KB국민은행본점영업부에서 금융 관련 상담을 하고 있다. /사진=신경훈 기자 khshin@hankyung.com
올해는 코로나19 장기화에 점포 폐쇄 속도가 빨라지면서 전체 희망퇴직 규모는 소폭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직급·연령별로 희망퇴직 규모를 조사 중에 있는데 소폭 늘어날 것 같다"며 "점포가 폐쇄된 직원들의 희망퇴직이 늘었기 때문"이라고 했다. 금감원은 올해 국내 은행 점포 250개가 문을 닫을 것으로 예상했다.

1인당 퇴직금 규모는 코로나19에 따른 수익성 감소 등을 이유로 지난해와 비슷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 4대 은행 1인당 퇴직금은 평균 4억원이 넘었다. 20~39개월치 평균임금에 자녀 학자금, 재취업·전직 지원금 등이 추가됐다.

퇴직금은 노사합의에 따라 정해지기 때문에 은행마다 조금씩 차이를 보인다. 다만 대체로 2~3년치 임금에 학자금과 전직 지원금 등이 추가되기 때문에 총액으로 따지면 사실상 비슷하다.

지난해 우리은행은 자녀 1인당 학자금 2800만원을 받았으며, 신한은행은 전직·창업 지원금으로 1인당 1000만원 등이 나왔다.

NH농협은행과 SC제일은행, 부산은행 등은 이미 희망퇴직 규정을 마련해 신청자를 받고 있다. 농협은행은 지난달 30일까지 진행한 희망퇴직 신청에서 503명이 신청했다. 지난해 356명과 비교해 41% 늘어난 숫자다.

윤진우 한경닷컴 기자 jiinw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