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강업계, 모처럼 활기…"철강 생산·판매량 회복"
'철강업계 맏형' 포스코 모처럼 웃었다
국내 철강업계 맏형인 포스코가 3분기에 한층 개선된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코로나19 사태로 인한 경기침체와 철강 수요 급감으로 한껏 위축돼있던 철강업계에도 모처럼 활기가 도는 분위기다.

세계 경제 회복세와 맞물려 철강 생산과 판매량이 코로나19 이전 수준으로 회복 조짐을 보여 철강업계 4분기 실적은 한층 더 개선될 것으로 보인다.

오는 27일 실적 발표를 앞둔 '아우' 현대제철도 전분기에 이어 흑자를 냈을 것으로 전망된다.

'철강업계 맏형' 포스코 모처럼 웃었다
◇ "철강 생산·판매 코로나19 이전 수준 회복"
23일 포스코에 따르면 3분기에 별도 기준으로 매출 6조5천779억원, 영업이익 2천619억원의 실적을 냈다.

지난 2분기에 1968년 창사 이래 처음 적자를 내며 업계에 충격파를 안겼다가, 한분기 만에 흑자 전환에 성공한 것이다.

3분기 실적 반등은 중국을 비롯한 미국, 유럽 등이 코로나19 충격에서 조금씩 회복하면서 철강 수요가 늘어난 데 힘입은 것이다.

미국과 유럽 등지에서는 자동차, 가전 등 주요 수요 산업 가동이 다시 원활해지고 있다.

이에 따라 철강 생산·판매량도 코로나19 이전 수준으로 회복했다.

포스코의 조강 및 제품 생산량은 2분기보다 각각 170만t, 105만t 증가했다.

광양제철소 3고로가 개수 이후 가동에 다시 들어가고, 주문량이 회복한 데 따른 것이다.

판매량도 전 분기 대비 113만t 증가한 889만t을 기록했다.

포스코는 "수요산업이 회복세를 보이면서 적극적인 수주 활동을 펼쳤다"면서 "특히 자동차용 강재를 중심으로 한 고수익 제품인 냉연·도금 제품 판매량이 크게 늘었다"고 말했다.

철광석 가격이 상승했지만, 제철용 원료탄(석탄) 가격이 낮은 수준에 머물면서 원가 상승을 상쇄한 것도 실적 개선으로 이어졌다.

철광석(중국 칭다오항) 가격은 지난 4월 t당 70달러 선에 머물다 6월에는 100달러를 넘어선 뒤 가파른 상승세를 탔다.

9월에는 130달러를 찍었다.

반면 제철용 원료탄은 지난 3월 t당 160달러대까지 치솟았으나 5월부터 9월 초까지 110달러대 안팎에 머물렀다.

제철용 원료탄은 고로 안의 철광석을 녹이는 열원 역할을 하는 필수 재료로, 철강재 생산에서 철광석 다음으로 많이 쓰인다.

'철강업계 맏형' 포스코 모처럼 웃었다
◇ 현금흐름 경영·원가절감도 한몫
포스코는 코로나19 사태로 철강 수요가 급격히 줄 것으로 보고 지난 4월부터 비상경영 체제에 돌입했다.

최고재무책임자(CFO)를 지낸 재무 전문가인 최정우 회장의 현금 중시 경영에 기반한 선제적 결정이었다는 게 포스코 측의 설명이다.

또 유동성 위기 상황에 대비해 작년 10월부터 올해 1월 사이 3조3천억원을 조달했다.

매출채권, 재고자산 등 운전자본도 줄여 현금 유출을 최소화했다.

이에 따라 3분기 연결기준 부채비율은 전 분기 대비 0.7%포인트 하락한 71.8%로 개선됐다.

자금시재도 2분기보다 9천942억원 증가한 17조8천866억원을 기록했다.

그룹 차원의 원가절감 노력도 실적을 끌어올리는데 한몫했다.

포스코는 지난해부터 'CI 2020(Cost Innovation 2020)이라는 원가절감 프로젝트를 통해 원료, 설비, 공정, 예산, 스마트 등 5개 분야별로 원가절감 노력을 해왔다.

이를 통해 지난해 3천367억원에 이어 올 상반기에도 1천725억원의 원가를 아꼈다.

포스코는 "글로벌 경쟁사들이 대규모 감산을 한 와중에도 우리 회사는 탄력적 조업을 기반으로 한 유연 생산 판매 체제를 구축해 감산 폭을 최소화한 것도 위기를 조기에 극복하는 데 기여했다"고 설명했다.

다른 철강업체들도 3분기에 비교적 선방한 성적표를 받아들 것으로 보인다.

연합인포맥스 시스템을 이용해 증권업계 최근 1개월 시장 전망치를 분석한 결과, 현대제철의 3분기 영업이익은 189억원으로 2분기(140억원)보다 늘 것으로 전망됐다.

동국제강도 2분기에 622억원에 이어 3분기에도 612억원의 영업이익을 내며 견조한 실적을 이어갈 것으로 예측됐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