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60년 부산 메리놀 수녀회병원에서 결성돼 자산 106조원으로 성장
교황청, 신협에 축복장…발상지 부산서 수여식
서민 금융기관인 신협은 1960년 5월 1일 부산 메리놀 수녀회병원에 처음 문을 열었다.

한국전쟁 이후 경제적 어려움을 스스로 극복하고자 메리 가브리엘라 수녀의 지도로 27명이 뜻을 모아 설립한 성가신협이 국내 신협의 원조다.

창립 출자금은 메리놀병원 직원과 성분도병원, 가톨릭구제회 직원 등이 내놓은 3천400환이었다.

현재 시세로 치면 약 10만원이다.

성가신협은 사채금리가 월 10%를 넘어서던 당시 미국 신협과 동일한 월 1%의 대부이자로 서민의 자활을 돕는다는 명분을 내세웠다.

가브이엘라 수녀는 빈곤의 악순환을 끊기 위해 푼돈 저축을 통해 빈곤에서 벗어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하며 신협 부흥을 이끌었다.

당시 낯설었던 선거를 통한 신협 운영 방식을 도입, 민간 주도형 협동조합 운동으로 번지면서 그해 6월 서울에서 장대익 신부의 주도로 중앙신협이 탄생했다.

1664년 신협 연합회가 들어서면서 신협은 전국으로 그 세를 키웠다.

현재 전국적으로 882개 조합을 두고 있으며, 자산만 106조원에 달한다.

이용자 1천300만명 규모로 세계 4위, 아시아 1위의 위상을 자랑하는 금융협동조합으로 발전했다.

2018년부터는 고령화, 저출산, 고용 위기 등 한국 사회가 당면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7대 포용금융 프로젝트를 추진하는 등 서민 포용 금융이 널리 소개되면서 최근 로마 교황청에서 신협에 축복장을 보내왔다.

축복장은 세계 각국에서 선교 활동을 하는 신부가 특별한 봉사활동을 하는 사람 등을 추천해 공적을 평가해 시상하는 것이다.

축복장 수여식은 세계신협협의회(WOCCU)에서 제정한 국제신협의 날을 맞아 국내 신협 발상지인 부산에서 22일 오후 부산에서 열린다.

천주교 부산교구청에서 열리는 행사에는 천주교 부산교구 손삼석 주교와 김윤식 신협 중앙회장, 신협 임직원 등이 참석할 예정이다.

축복장 수여식에 앞서 신협 임직원들은 신협 운동 발상지인 부산가톨릭센터를 찾아 헌화식을 하고 고 가브리엘라 수녀에 대한 추모 행사를 진행한다.

김윤식 신협중앙회장은 "포용 금융 프로젝트가 교황청으로부터 인정받아 축복장까지 받게 된 것은 큰 영광"이라며 "60년 전 한국 신협운동이 시작된 이념과 철학을 바탕으로 사회적 약자와 어두운 곳을 밝히는 따뜻한 금융을 꾸준히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