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어부산 LCC 최초로 '도착지 없는 비행' 일반인 상품 판매
항공업계, 면세 쇼핑 가능한 국제선 상품 출시 검토…국토부 최근 수요 조사
위기의 항공사 생존법…부산 출발해 부산 도착하는 항공기 뜬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국제선 운항 수요가 끊겨 경영에 어려움을 겪는 항공사들이 출발지 공항으로 돌아오는 '목적지 없는 비행' 상품을 잇달아 출시하고 있다.

아시아나 항공이 최근 국내 상공을 약 2시간씩 비행하는 'A380 관광 비행' 상품이 출시 20분 만에 비즈니스 스위트와 비즈니스석 모두 완판된 가운데 에어부산이 저비용 항공사(LCC) 가운데 최초로 일반인 대상 목적지 없는 비행 상품을 출시한다.

7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에어부산은 이달 30일 항공의 날을 맞아 부산에서 출발해 부산에 도착하는 '도착지 없는 비행'을 준비하고 있다.

내주부터 예약을 받을 예정이다.

이 상품에는 에어부산이 동아시아 항공사 처음으로 도입했던 에어버스 A321LR 항공기를 투입할 예정이다.

에어부산은 앞서 국내 항공사 최초로 도착지 없는 비행을 일반인이 아닌 항공학과 실습생을 태우고 운영한 바 있다.

일반인 대상 상품은 부산을 출발해 강원도를 거쳐 서울, 제주 상공을 비행하고 부산으로 도착하는 2시간 코스로 운영될 예정이다.

이번 도착지 없는 비행 상품은 항공 산업에 관심이 많은 일명 항덕(항공덕후)을 위한 상품이다.

에어부산은 기내에서 간단한 퀴즈와 기념품 증정 등 행사를 계획하고 있다.

에어부산 관계자는 "새로 도입한 기종(A321 네오 LR)을 궁금해하는 항덕들이 많아 관심을 끌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위기의 항공사 생존법…부산 출발해 부산 도착하는 항공기 뜬다
대한항공과 제주항공도 구체적인 출시 계획은 밝히지 않았지만 도착지 없는 비행 상품에 관심이 많은 것으로 알려진다.

항공업계에서는 '국내 상공을 돌고 오는 상품이 과연 흥행할까?'라는 의구심도 적지 않다.

하지만 이렇게 앞다퉈 도착지 없는 비행 상품을 판매하는 이유는 코로나로 인한 경영악화를 타개하기 위해서는 '무엇이라도 해야한다'는 위기의식 때문이다.

항공사들은 우선 국내선 상품 출시 후 향후 국제선 상품도 운용할 계획이다.

국내선 상품은 이벤트성에 그치고 실제 수익으로 이어지지 못할 우려도 있는 반면, 국제선 상품은 면세 쇼핑이 가능해 관심도가 더 높을 것으로 항공업계는 예상한다.

대만은 한국관광공사와 함께 제주 상공을 선회한 뒤 회항하는 상품을 출시해 4분 만에 완판 사례를 기록한 바 있다.

항공업계에 따르면 이미 국토부는 지난달 28일 국내 항공사들에 국제선 도착지 없는 비행 상품 출시 계획과 이용객들이 면세점을 어떻게 이용하면 좋을지 등을 묻는 공문을 보냈다.

국토부는 취합한 항공사 의견을 토대로 방역 당국 등 관계기관과 협의해 면세 가능범위 등 국제노선 관광상품 관련 가이드라인을 내놓을 계획인 것으로 알려진다.

국제선 상품이 출시될 경우 어려움을 겪는 항공·면세·관광 업계는 우선 숨통을 틀 수 있다는 전망에 기대감이 높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로 운항이 중단된 것은 국내선이 아닌 국제선이기 대문에 도착지 없는 비행도 국내보다 해외 상품이 훨씬 관심이 높을 것으로 보인다"며 "상품이 개발된다면 항공기 안에서 여행사가 가상관광 등 다양한 콘텐츠를 만드는 것도 중요해 보인다"고 말했다.

위기의 항공사 생존법…부산 출발해 부산 도착하는 항공기 뜬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