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사회적 거리두기가 일상이 됐다. 사람 간 ‘접촉’이 힘들어진 시대. 직장인들은 대안을 찾기 시작했다. 접촉 대신 접속이다. 소셜미디어에 익숙한 밀레니얼 세대(1980년대 초반~2000년대 초반 출생한 세대) 젊은 직장인들이 특히 그렇다. 이들은 사회생활도 오프라인보다 온라인을 선호한다. 온라인 활동을 활용해 각종 회사 행사는 물론 인맥 관리와 동호회 활동, 그리고 ‘연애사업’까지. 이른바 ‘온택트’의 일상화다. 언택트(un+contact·비대면)에 온라인을 더해 ‘슬기로운 집콕생활’을 이어가는 김과장 이대리들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온택트 인연 덕분에 이직 성공코로나 시대에 ‘그래도 얼굴 봐야 친해지지’라는 말은 옛말이 됐다. 업무는 물론 인맥 관리도 디지털로 속속 전환 중이다. 자산운용회사에서 채권업무를 맡고 있는 성 매니저는 최근 온라인 와인동호회에 가입했다. 업무 특성상 각계각층 정보에 목마른 그는 마라톤, 독서토론 등 대면 동호회가 모조리 활동을 멈추자 온라인으로 눈길을 돌렸다. 그는 “어려서부터 네이트온, 싸이월드, 페이스북 등 SNS로 친구를 만나왔다”며 “직장인 동호회 활동도 온라인으로 하지 못할 이유가 없다”고 했다.학연과 지연이 아니라 ‘온연(온라인 인연)’으로 이직에 성공한 경우도 있다. 금융회사에 근무하며 스타트업 이직을 준비하던 차 주임은 오는 11월부터 새 회사로 출근한다. 스타트업 종사자들이 모인 독서모임에 가입한 게 기회가 됐다. 코로나19 확산 이후에도 화상 회의 시스템 줌으로 매주 모였다. 모임 후에는 카메라 앞에서 술잔을 부딪치는 ‘랜선 뒤풀이’로 업계 얘기를 나눴다. 차 주임은 몇 개월간 그를 눈여겨본 플랫폼회사 서비스 기획자의 추천으로 면접을 봤고 이직에 성공했다. 그는 “온라인 활동도 오프라인만큼 많은 시간과 노력이 요구된다”며 “랜선 만남이라고 해서 결코 가벼운 관계로 끝나지 않는다”고 말했다.회사생활 중 맞이하는 비상상황에 온택트가 돌파구가 되기도 한다. 신입사원 교육 등을 모두 줌, 유튜브로 하고 있는 한 건설회사는 이달 초 태풍 대응 과정에서 화상회의 덕을 톡톡히 봤다. 본사와 공사현장 간 실시간 연결로 피해 상황을 빠르게 확인할 수 있었다. 이 회사의 전 과장은 “이동하는 데 쏟는 시간과 비용을 아낄 수 있다 보니 유연하고 효율적인 업무가 가능해졌다”고 설명했다. 자기계발도 ‘따로 또 같이’점심시간을 쪼개 직장인끼리 자기계발을 하는 것도 온택트 덕에 가능한 일이다. 유통사에 다니는 송 대리는 수요일 점심과 주말 등 1주일에 두 번 온라인으로 웹소설 스터디에 참여한다. 먼저 각자 쓴 글을 메일로 공유한다. 이후 화상회의를 열어 돌아가며 평가한다. 송 대리는 “얼굴 보며 글을 평가하면 상대방 감정이 상할까 봐 솔직하기가 힘든데, 온라인으로 하니 조금 더 편하게 얘기할 수 있다”고 했다.수도권에 있는 한 제조사에 근무하는 이 대리는 P어학원의 원어민 영어회화를 온라인으로 수강 중이다. 대면수업이 불가능해지자 화상수업으로 전환됐다. 그는 “점심시간 등 시간을 쪼개 수업을 듣는다”며 “공부 호흡에 따라 영상을 멈춰둘 수 있어 집중도가 오히려 높아졌다”고 했다.최근 주식시장과 부동산시장이 출렁이면서 재테크가 직장인의 최대 관심사로 떠올랐다. 네트워크솔루션업체에 다니는 박 선임은 올 7월부터 수요일마다 재테크 공부모임을 한다. 경영, 경제서적을 읽은 뒤 토론하거나 부동산, 주식 이슈에 대한 이야기를 나눈다.온라인의 최대 장점은 익명성이다. 투자는 매우 개인적인 영역이다. 정보 교류를 하면서도 솔직하기가 쉽지 않다. 온라인으로 하면 다르다. 더 용감해진다. 최근 이 모임에선 한 기업의 배터리사업 분사에 대해 ‘성토’가 쏟아졌다. 불평만 한 게 아니라 ‘행동’도 했다. 온라인 기사에 댓글을 달고,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 등에도 적극적으로 의견을 밝혔다. 운동도 온라인에서 함께헬스장 영업 제한으로 발이 묶인 운동족들은 SNS에서 홈트(홈+트레이닝) 고민과 조언을 나눈다. 인스타그램에 매일 운동 영상을 올리는 김 대리는 “처음에는 기록용으로 게시하기 시작했는데 요즘은 운동 영상을 올리기 위해 더 열심히 운동하고 있다”며 “오프라인 헬스장에서 개인강습을 받아야만 운동을 열심히 할 줄 알았는데 비대면으로도 충분히 운동 효과를 끌어올리고 있다”고 말했다.대면 모임의 왁자지껄한 분위기가 가끔 그리워지는 건 어쩔 수 없다. 서울의 한 가공식품기업에 다니는 변 대리는 올초 산악회를 온택트로 전환했다. 다 함께 등산을 가는 대신 각자 산에 다녀온 사진을 단톡방에 올리는 방식으로 운영하고 있다. 사진에 나온 산의 정보를 공유하고, 주변 맛집에 대해서도 이야기한다. 이 모임 회장인 변 대리는 “코로나19가 사그라들면 맛집에 모여서 막걸리 잔을 부딪치자고 서로를 위로한다”고 했다. 소개팅 못 해 온라인에서 셀프 소개도코로나19는 연애 풍속도까지 바꿔놓고 있다. ‘자만추(자연스러운 만남 추구)’ 스타일이라며 소개팅을 한사코 거절해왔던 노무사 한모씨는 최근 모바일 소개팅 앱을 내려받았다. 한씨는 “재택근무에다 각종 모임이 끊기면서 외로움이 극에 달했다”며 “친구에게 대뜸 소개팅 주선을 부탁할 수가 없어 앱의 도움을 받기로 했다”고 털어놨다. 직장생활을 하다 보니 연애 상대를 만날 기회가 현저히 줄었는데 코로나19로 외부활동이 감소해 난감한 상황에 몰렸다는 것이다.인터넷 카페에 직접 글을 올려 ‘셀소(셀프 소개팅)’에 나선 이들도 있다. 문제는 지인들이 이 글을 보면 얼굴이 화끈거리는 상황이 벌어질 수 있다는 것. 중견기업에 다니는 서 대리는 최근 모교 재학생과 졸업생이 주로 사용하는 S대 커뮤니티에 ‘셀소’ 글을 올린 직후 주변 사람들로부터 “네가 그 글을 올린 것 아니냐”는 카카오톡 메시지를 잔뜩 받았다. 서 대리는 “전공과 키, 취미, 성격, 종교, 일하는 업종과 사는 동네 정도를 임시 이메일 주소와 함께 적었을 뿐인데도 남들이 알아봐서 얼굴이 화끈거렸다”며 “그래도 몇몇 여성으로부터 ‘만나보고 싶다’는 메일을 받았으니 소득이 없진 않았다”고 말했다.구은서 기자 koo@hankyung.com
현대건설 본사가 있는 서울 계동 인근에는 ‘맛집’이 즐비하다. 북촌 한옥마을부터 익선동 골목까지 ‘힙스터’들이 즐겨 찾는 레스토랑이 많다. 요즘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한 사회적 거리두기로 맛집을 찾는 사람이 줄었다. 코로나19 확산세가 잦아들면 꼭 다시 찾고 싶은 곳을 현대건설 직원들에게 물어봤다.‘계동만담’은 30년 경력 조리기능장인 셰프가 운영하는 해산물요리 전문점이다. 경남 통영, 강원 속초, 전남 완도 등에서 당일 직송한 신선한 해산물을 쓴다. 점심엔 초밥 해물탕 덮밥 비빔밥 등 한상차림 음식이 나온다. 저녁엔 회와 모둠 해물 메뉴가 인기다. 이곳 해물탕은 신선한 해산물을 푸짐하게 담아 칼칼하게 끓여낸 국물이 일품이다.‘도시라쿤’은 스테이크 전문점이다. 한입에 쏙 넣어 고소한 육즙을 즐기는 큐브스테이크, 부드러운 풍미가 있는 햄버그스테이크, 쫄깃한 식감의 떡갈비 등 메뉴가 다양하다. 스테이크 소스와 샐러드드레싱을 직접 만든다. 인공조미료와 방부제를 쓰지 않고 각종 채소와 과일로 감칠맛을 내는 게 특징이다.퓨전한식당 ‘단상’도 현대건설 직원들이 많이 가는 곳이다. 주방 공유 식당이어서 점심과 저녁에 요리하는 셰프 팀이 다르다. 점심엔 캐주얼하면서도 세련된 정식을, 저녁에는 와인을 곁들이면 좋은 주반 상차림을 주로 선보인다. 양념에 재워 하루 동안 저온 숙성한 본갈비, 삶아낸 메밀면에 트러플페스토를 버무린 트러플메밀파스타가 대표 메뉴다.현대건설 본사에서 도보로 10분 거리에 있는 ‘관훈맨션’은 복고풍 경양식당이다. 1980~1990년대 외식 메뉴로 인기 있던 경양식을 현대적으로 풀어냈다. 돈가스 햄버그스테이크 등과 함께 나오는 데미글라스소스는 소 사골과 소고기, 각종 채소를 나흘간 푹 끓이고 레드와인을 넣어 잡내를 없앴다.‘트라타’는 익선동 골목에 있는 멕시코식당이다. 구운 고기와 채소를 토르티야에 싸 먹는 파히타는 팀 점심 메뉴로도 제격이다.선한결 기자 always@hankyung.com
직장인에게 요즘 ‘뜨는’ 스마트폰 액세서리가 있다. 핸드백처럼 스마트폰을 어깨에 멜 수 있게 해주는 스트랩(끈)이다. 스마트폰 화면이 점점 커지면서 주머니에 넣고 다니기 부담스러울 정도가 되자 사람들은 스마트폰을 메기 시작했다.스마트폰 케이스에 끈을 연결하는 형태인데, 케이스와 끈을 함께 구매하거나 끈만 따로 살 수 있다. 저렴한 것은 2000~3000원이면 산다. 비싼 것은 2만~3만원에 이른다. 배우 김혜수가 드라마 ‘하이에나’에서 써서 화제가 되기도 했다. ‘김혜수 스트랩’이라고 검색하면 제품이 나온다. 키에 맞게 스트랩 길이를 조절할 수 있는 제품도 나와 있다. 여행 스포츠 등 외부 활동을 즐기는 직장인들이 많이 사용한다. 온종일 스마트폰을 목이나 어깨에 걸고 있으면 가벼운 무게도 부담이 될 수 있다는 점은 유의해야 한다.스마트폰 액세서리는 종류가 많고 트렌드도 계속 바뀌지만 꾸준히 판매되는 상품이 있다. ‘스마트폰 손가락링’도 직장인들이 즐겨 찾은 아이템 중 하나다. 스마트폰을 떨어뜨려 상당한 비용을 들여 수리한 경험이 있는 사람은 이 손가락링을 필수품으로 여긴다. 스마트폰 뒤편에 있는 고리를 조정하면 스마트폰을 옆으로 세울 수도 있다. 동영상을 볼 때 편하다. 단점은 스마트폰 뒷면이 볼록 튀어나와 무선충전이 잘 안 되고, 거치대를 이용하기 불편하다는 것이다. 이런 단점을 보완해 손가락링 위치를 바꿀 수 있는 제품도 있다.손가락링 대신 손목에 거는 형태의 스트랩을 쓰는 사람도 상당수다. 피처폰 시절부터 손목 스트랩은 있었다. 스마트폰 연결고리에 줄을 이어 손목에 감아 착용하는 형태다. 익숙하기 때문에 큰 거부감 없이 쓸 수 있다는 것이 장점이다. 최근에는 디자인이 좋아져 아크릴 소재 스트랩도 출시되고 있다.배정철 기자 bjc@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