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백 통합 콜택시 무더기 탈퇴했는데 보조금 계속 지원?
강원 태백시의 브랜드 콜택시 지원을 둘러싼 최근 갈등은 '재정 지원 조건'이라는 애초 원칙을 지키지 않아 잉태됐다는 지적이 나왔다.

태백 브랜드 콜택시 백지화 비상대책위원회(비대위)는 "태백시의 개인택시 콜센터 운영비 지원은 시민 혈세 낭비이다"며 운영비 지원 백지화를 요구하는 1인 시위를 이달 10일부터 시작했다.

비대위는 태백 브랜드 콜택시에 소속된 개인택시들로 구성된 단체다.

태백시는 시비 3억3천700만원을 투입해 2012년 말부터 개인·법인 택시 통합 시스템인 태백 브랜드 콜택시를 운영했다.

이어 2018년부터 통합 콜센터 운영비로 연간 1억5천여만원을 지원했다.

태백 통합 콜택시 무더기 탈퇴했는데 보조금 계속 지원?
◇ "전체 택시업계 요구 수용 못 하면 지원 안 한다"
당시 태백시의 통합 콜센터 운영비 지원에는 '콜센터 회원 탈퇴 등으로 전체 택시업계 요구를 수용할 수 없을 때는 재정지원을 무효로 한다'는 조건이 있었다.

조건의 법적 근거는 태백시 지방보조금 관리 조례이다.

애초 309대로 출범한 통합 콜센터는 2016년 일부 법인택시에 이어 2017년에는 상당수 개인택시가 탈퇴하면서 118대 규모로 줄었다.

그러나 태백시는 통합 콜센터에 대한 운영비 지원을 계속했다.

김봉수 비대위 위원장은 "당시 태백시가 보조금 지원의 원칙을 지켰으면 최근 콜센터 운영비 지원을 둘러싼 택시업계 간 갈등과 이를 해결하기 위한 사회적 비용 지출은 물론 혈세 낭비도 막을 수 있었을 것이다"며 "우리의 요구는 지금부터라도 (브랜드 콜택시 운영) 원칙을 지키라는 것이다"고 말했다.

독립 콜센터를 운영하던 개인택시는 통합 콜센터만 지원하는 것은 공정하지 않다며 2019년 5월부터 태백시에 보조금 지원을 요구하는 집단행동에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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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3차례 회의 등 사회적 비용·추가 예산 지출
이에 태백시는 내년부터 개인택시와 법인·개인택시에 각각 1억2천만원씩 총 2억4천만원을 콜센터 인건비로 지원하기로 결정했다.

현재 지원금 1억5천여만원보다 관련 예산이 1억원 가까이 더 드는 셈이다.

이 과정에서 태백시는 3일간의 시장 주재 난상토론, 택시업계와의 회의 23차례, 갈등조정협의회 2차례 등의 사회적 비용을 지출해야 했다.

태백시 관계자는 25일 "애초 지원금 지급 조건을 근거로 택시업계와 협의를 진행했으면 지금보다는 좀 더 전향적인 해결책을 찾을 수 있었을 것이라는 지적에 공감되는 부분도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러나 '조건 내용에 대한 유권해석은 태백시장의 해석에 따른다'는 조항에 따라 당시 단체장이 회원 유지 상태라고 판단했고, 브랜드 콜택시 운영비도 지원했다"고 덧붙였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