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 '마트 추석장' 왜 못보나"…의무휴업 논란 재점화
초선인 허은아 국민의힘 국회의원이 지난 22일 ‘유통산업발전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대형마트의 의무휴업일을 명절 당일로 대체하자는 내용이다. 이렇게 하면 대형마트들은 27일(일요일)로 돼 있는 휴업일에 일하고, 추석 당일(10월 1일)은 쉬게 된다.

허 의원 측 관계자는 “두 가지 효과가 기대된다”고 말했다. 우선 20만 명에 달하는 대형마트 근로자가 명절에 쉴 수 있고, 쇼핑객들은 명절을 앞둔 마지막 휴일에 장을 볼 수 있게 된다는 점이다. 한마디로 꿩 먹고 알 먹는, 1석2조 법안이다.

대형마트가 소속된 체인스토어협회도 같은 이유로 최근 전국 지방자치단체에 의무휴업일 요일 변경을 건의했다. 그러나 대부분 지역에서 무시됐다. 한 대형마트 관계자는 “지자체에서 의무휴업일 변경 요청을 받아들이지 않아 울며 겨자 먹기 식으로 추석 당일 영업을 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의무휴업일로 인한 매출 손실을 명절 당일 영업으로 메꿀 수밖에 없다는 설명이다.

체인스토어협회 측 관계자는 “대형마트 의무휴업 지정제 자체가 시대에 뒤떨어진 규제”라며 “기업과 소비자, 근로자에게 모두 유리한 제도 개선을 외면하는 것은 큰 문제”라고 지적했다.

대형마트가 월 2회 의무적으로 주말 영업을 할 수 없게 한 규제는 2012년 개정된 유통산업발전법에 근거하고 있다. 대부분 매월 둘째 주와 넷째 주 주말 영업이 금지된다. 온라인으로 주문을 받더라도 매장 상품을 배송하지 못한다. 2010년 개정된 출점제한 규정을 포함해 이런 마트 규제가 생긴 뒤 전통시장은 오히려 뒷걸음쳤다. 시장 숫자는 1517개에서 1437개로 줄었고, 매출은 11.6% 늘어나는 데 그쳤다. 정부가 쓴 전통시장 지원 예산과 물가상승률을 감안하면 마이너스 성장이다. 대신 규제 사각지대에 있는 식자재마트와 외국계 대형마트, 온라인쇼핑몰만 특수를 누린 것으로 나타났다.

대형마트 관계자는 “의무휴업일 규제로 인해 명절마다 혼란이 반복되고 있는데도 정치권은 규제를 개선하기보다 오히려 규제 대상을 복합쇼핑몰 쪽으로 더 강화하려 하고 있다”며 “시대착오적이고 형평성에도 어긋나는 규제를 근본적으로 손질할 때가 됐다”고 지적했다.

mg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