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문·스마트폰으로 車 문 열고 시동까지…스마트키의 진화
‘CASE(connectivity·autonomous·sharing·electrification, 연결성·자율주행·공유·전동화)’로 대표되는 미래차 트렌드는 자동차산업을 전에 없던 속도로 빠르게 변화시키고 있다. 변화는 부품 단위에서부터 시스템 단위인 완성차, 차량을 둘러싼 갖가지 서비스까지 전방위적으로 일어나고 있다.

가장 빠르게 변화하고 있는 부품 중 하나가 차량 문을 열어주고 시동을 걸게 해주는 ‘스마트키’다. 자동차 키는 돌려서 작동시키는 ‘기계식’ 열쇠에서 출발해 리모컨 조작으로 문을 여닫는 ‘전자식’을 거쳐 전파 통신을 통해 자동으로 운전자를 감지하는 방식으로 발전했다. 현재 대부분의 차량에서 사용하는 스마트키는 차량에 설치된 안테나의 전파 범위 안에서 신호를 수신해 스마트키의 암호를 고주파에 실어 송신하는 형태로 작동한다. 최근에는 아예 별도의 키가 없어도 차 문을 열 수 있도록 진화된 스마트키가 속속 출시되고 있다.

현대모비스는 생체 정보(지문)을 활용한 스마트키 시스템 개발에 성공했다. 편리성은 물론 자율주행과 연결 시대에서 화두로 떠오른 보안도 강화했다. 지문만으로 차량 문을 열고 시동도 걸 수 있는 ‘지문 인증 스마트키 시스템’을 세계 최초로 개발한 것이 대표적이다. 지문이 차량에 암호화된 상태로 등록되면 별도의 스마트키를 들고 다니지 않아도 운전석 손잡이와 시동 버튼에 지문을 대 문을 여닫고 시동도 걸 수 있다. 지난해 출시된 중국형 싼타페 ‘셩다’에 첫 적용됐다.

차량 소유자가 원하면 여러 명이 지문을 등록해 사용할 수도 있다. 차량 시스템은 사람의 고유한 생체정보인 지문을 암호화해 식별하기 때문에 위·변조에 따른 보안 위험의 우려는 거의 없다. 현대모비스는 이를 위해 사람의 지문이 변형되는 패턴을 분석하고 지문 채취 여부를 판별하는 고도의 지문 감지 소프트웨어를 개발했다.

근접무선통신 기술인 NFC와 블루투스 기술을 활용한 ‘디지털 키’도 국내 최초로 개발했다. 교통카드, 신용카드 등에서 사용되는 NFC는 10㎝ 이내에서 단말기 간 양방향 데이터 송수신이 가능하다. 스마트폰에 사용자 인증을 위한 앱을 열고 차량 손잡이에 폰을 갖다대면 잠금이 해제된다. 차 안에서는 무선충전 패드에 폰을 올려 놓고 시동도 걸 수 있다. 휴대폰과 차 키를 동시에 들고 다닐 필요가 없다는 의미다.

스마트폰을 자동차 키로 활용할 때에도 보안이 필수다. 현대모비스는 차량 소유주와 스마트폰 사용자가 일치하는지 정확히 확인하기 위해 암호화 인증 기술을 개발했다. 차량 내부에는 사용자 정보를 인증하는 제어기가 장착돼 있어 스마트폰에서 본인 인증을 거치지 않으면 차 문을 열 수 없다. 스마트폰을 활용해 여러 사람에게 차량을 이용할 수 있는 권한을 줄 수도 있다. 현재 8세대 쏘나타에 적용된 디지털키는 차량 소유주를 포함해 최대 4명까지 공유가 가능하다. 차량 문만 열거나 트렁크만 여닫을 수 있도록 제한된 권한을 제공하도록 할 수도 있다. 특정 시간대에만 사용 가능하도록 하는 등 이용 시간도 한정할 수도 있다.

현대모비스는 손목 밴드 형태의 스마트키, 화면 터치형 디스플레이 스마트키, 안면인식 스마트키 시스템도 개발 중이다. 미래차가 탑승자의 의도나 행위를 자동으로 감지해 사용자의 개입을 최소화하는 방향으로 발전하는 만큼 스마트키도 디지털키 및 생체인증 방식으로 변할 것이기 때문이다.

현대모비스 기술연구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