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천해수욕장 피서객 반 토막…만리포해수욕장도 31% 감소
"문 닫는 업체 속출할 것…상인 대출금 이자 인하해야"
코로나·장마 직격탄 맞은 해수욕장…"올해 같은 여름은 처음"
"대천해수욕장에서 장사한 지 23년째인데, 올해 같은 여름은 처음입니다.

"
19일 오후 서해안 최대 규모인 충남 보령시 대천해수욕장에서 만난 한 음식점 주인 A씨는 "손님이 없어 허탕을 친 날이 하루 이틀이 아니다.

너무 속상해 말이 안 나온다"며 한숨을 쉬었다.

튜브와 파라솔 대여업을 하는 B씨도 "해수욕장 운영 기간이 오는 31일까지로, 폐장까지 아직 열흘 이상 남았지만, 올해 장사는 사실상 끝난 것과 다름없다"며 혀를 찼다.

대천해수욕장을 비롯한 서해안 주요 해수욕장 상인들이 긴 장마에 이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재확산으로 울상을 짓고 있다.

해수욕장을 찾는 발길이 급감했기 때문이다.

보령시에 따르면 개장일인 지난달 4일부터 이달 12일까지 대천해수욕장을 찾은 피서객이 228만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487만5천명보다 절반 이상(53.2%) 줄었다.

40일 중 26일간 비가 내린 데다 피서객 몰이 효과가 큰 보령머드축제가 참가자 간 신체 접촉이 없는 비대면 방식으로 치러졌기 때문이다.

올해는 야간개장도 하지 않았다.

시는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지난달 17일부터 10일간 개최된 보령머드축제를 온라인 축제로 대체했고, 야간 개장도 취소했다.

휴일인 지난 16일 피서객이 10만9천명으로 올해 해수욕장 개장 기간 처음 10만명을 돌파했지만, 지난해 하루 평균 피서객 12만명을 크게 밑도는 것이다.

시 관계자는 "코로나19 장기화 등으로 올해 여름 피서객이 줄 것으로 예상했지만, 이 정도일 줄은 몰랐다"며 "폐장까지 아직 열흘 이상 남았다고는 하지만, 이제 8월 하순에 접어드는 만큼 큰 기대를 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코로나·장마 직격탄 맞은 해수욕장…"올해 같은 여름은 처음"
태안군 해수욕장도 코로나19와 긴 장마의 직격탄을 맞았다.

만리포해수욕장의 경우 개장일인 지난 6월 6일부터 폐장일인 이달 16일까지 찾은 피서객이 36만7천640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56만6천350명보다 32.7%나 감소했다.

만리포해수욕장 상인들의 모임인 만리포번영회에 따르면 이번 여름 해수욕장 내 20여개 음식점의 매출이 지난해의 절반을 크게 밑도는 것으로 파악됐다.

전완수 만리포번영회장은 "코로나19 재확산에 따른 관광객 감소로 경영난을 호소하는 상인들이 늘고 있다"며 "이런 상태가 계속되면 문을 닫는 음식점이 속출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전 회장은 "현재 인건비조차 주지 못하는 상인들이 적지 않다"며 "은행 대출을 받아 음식점을 운영하는 자영업자를 위해 정책적으로 대출 이자를 인하하는 등 대책을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