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프리미엄브랜드지수(KS-PBI)

기고 - 송인성 서울대학교 경영대학 교수
기본에 충실해야 프리미엄 브랜드

‘브랜딩’이라는 단어는 목장 주인들이 특정 가축이 자신의 소유라는 것을 나타내기 위해 가축에 낙인을 새기는 행위에서 비롯됐다. 시장경제가 발달하면서 판매자가 자신의 제품을 다른 판매자의 제품과 구별하기 위해 브랜드를 활용하기 시작했다. 브랜드는 제품 생산자가 누군지 밝힘으로써 소비자가 신뢰할 수 있는 생산자로부터 제품을 구매할 수 있게 해준다. 즉 구매 결정 시점에서 구매자의 불확실성과 위험을 줄여주는 역할을 하는 것이다. 브랜드가 가진 정보 제공의 역할을 중요하게 여기는 것이 브랜드 기능에 대한 전통적 관점이다.

브랜드를 이해하는 현대적 관점에서는 브랜드의 역할을 정보 제공 역할에 국한하지 않는다. 전통 관점의 정보 제공 역할만으로는 설명되지 않는 소비자의 브랜드 관련 행동들이 발견됐기 때문이다. 이를테면 소비자가 브랜드를 알고 맥주를 마실 때와 아무런 지식 없이 마시는 경우 평가가 달라진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 이 같은 현상은 소비자의 제품 사용 경험이 소비자의 브랜드 지식에 따라 달라지는 것을 반영한다. 소비자는 브랜드를 통해 제품을 이해하고 경험할 뿐 아니라 자신의 정체성을 표현하고 사회적 의미를 지닌 커뮤니티를 형성하기도 한다.

브랜드의 다양한 역할과 소비자가 가진 브랜드 지식에 따라 기업 마케팅 활동에 대한 사람들의 반응도 달라질 수 있다. 브랜드 지식의 차이로 생기는 반응들이 쌓여 브랜드 자산을 구성한다. 소비자들이 각기 다른 행동을 하는 것이 마케팅 활동의 취지이기 때문에 브랜드 자산을 얼마나 증가시킬 수 있는지를 마케팅 활동의 효용성을 평가하는 지표로도 활용한다. 브랜드 자산을 극대화하는 것이 기업 마케팅 활동의 전부인 셈이다.

하지만 브랜드 자산을 증대시키는 일은 점점 더 어려워진다. 시장에선 많은 브랜드가 소비자의 선택을 받기 위해 치열하게 경쟁하며 소비자들은 예전과 비교할 수 없을 만큼 많은 정보를 온·오프라인에서 접한다. 사람들의 정보 획득 능력이 점점 향상되면서 과거 수동적인 정보 수용자에서 벗어나 적극적인 정보 생산자로서 브랜드를 바라보며 경험에 근거한 의견을 제시하고 소통한다. 그래서 일시적인 사탕발림이나 눈가림으로 브랜드를 과대 포장하는 것은 브랜드 자산 증대에 오히려 역행할 수 있다. 소비자들은 제 역할을 충실히 하는 브랜드를 적극적으로 찾아다니며 그 진정성에 열광한다. 프리미엄 브랜드의 자리는 기본에 충실하고 진실한 브랜드에 돌아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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