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혼부부, 백화점 '신흥 큰손'
신혼부부가 백화점 ‘큰손’으로 떠오르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해외 신혼여행길이 막힌 예비부부들이 면세점 대신 백화점으로 발길을 돌린 영향이다. 올해 백화점 매출 선방의 두 축으로 꼽히는 명품과 리빙 부문에서 혼수가 차지하는 비중도 커지고 있다.

13일 롯데백화점에 따르면 올 들어 명품과 리빙 부문 매출(1~7월)은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4%, 5% 늘었다. 코로나19 영향으로 여성패션(-24%)과 잡화(-21%) 등이 직격탄을 맞은 것과 큰 대조를 보였다.

롯데백화점의 2분기 영업이익은 439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0.6% 감소했다. 그러나 명품과 리빙 부문이 선방하면서 1분기(285억원)보다는 실적이 개선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신혼부부들의 해외여행길이 막히면서 이들로 인한 명품과 가전 부문의 실적 개선이 더욱 탄력을 받고 있다.

롯데백화점이 예비부부를 대상으로 운영하는 ‘롯데웨딩멤버스’(사진) 가입자는 올 들어 두 배로 늘었다. 이들의 명품 구매 금액은 120% 증가했다. 가전과 보석 등 고가 상품의 구매 비중이 커 평균 구매 금액도 일반 소비자보다 다섯 배가량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롯데백화점 관계자는 “해외로 신혼여행을 떠나지 못하면서 절약한 비용을 예물과 혼수로 돌리는 예비부부가 늘었다”며 “신혼여행길에 들르던 면세점의 대안으로 백화점이 떠올랐다”고 설명했다.

신혼부부를 겨냥한 백화점 마케팅도 강화되고 있다. 롯데백화점은 오는 23일까지 ‘웨딩 기획전’을 연다. 예비부부가 선호하는 명품·가전·가구 브랜드에서 구매한 금액을 두 배로 적립해준다. 티파니, 불가리, 삼성전자, LG전자, 에이스 등 15개 브랜드가 참여한다.

결혼 준비를 돕는 온라인 박람회와 온라인 화환 이벤트도 연다. 온라인 박람회에서 서울 소공동 본점, 부산본점, 대구점 웨딩센터와 스드메(스튜디오, 드레스, 메이크업) 상품을 계약하면 웨딩마일리지 100만 점을 추가로 적립해준다. 9월에 결혼식을 치르는 예비부부 여덟 쌍을 추첨해 롯데 웨딩홈페이지에 온라인 화환을 띄우고 축의금을 전달하는 이벤트도 준비했다.

김기만 기자 mg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