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충격 큰만큼 회복 빨라…생산·소비·투자 '트리플 증가'(종합)

수출 출하 33년 만에 최대 증가…제조업 생산 3개월 만에 증가
제조업·서비스업 생산, 코로나19 이전 수준은 회복 못 해

6월 생산과 소비, 투자 등 산업활동 3대 지표가 6개월 만에 '트리플 증가'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따른 경제 충격도 컸지만 회복도 빠르다고 통계청은 진단했다.

다만 제조업과 서비스업 생산 등 일부 지표는 여전히 코로나19 이전 수준을 회복하지 못했고, 코로나19 향후 확산세에 따른 불확실성도 크다.

◇ 생산·소비·투자 모두 늘었다…경기지수도 동반 상승
통계청이 31일 발표한 '6월 산업활동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전(全)산업생산, 광공업생산, 서비스업생산, 소매판매, 설비투자, 건설기성 등 6개 주요 지표가 모두 한 달 전보다 증가했다.

전산업생산(계절조정·농림어업 제외)은 전월보다 4.2% 증가해 1월부터 5개월 연속으로 이어온 감소세를 멈췄다.

광공업 생산이 7.2% 증가하며 전산업 생산 증가세를 이끌었다.

2009년 2월(7.3%) 이후 최대 증가폭이다.

광공업 생산 중 제조업 생산은 7.4% 늘어 3개월 만에 증가했다.

특히 자동차(22.9%)와 반도체(3.8%) 등의 증가폭이 컸다.

제조업 가동률도 7.8% 올랐다.

제조업 개선은 수출 증가의 영향이 크다.

제조업 수출 출하는 9.8% 증가해 1987년 9월(19.2%) 이후 33년 만에 최대폭 늘었다.

서비스업 생산은 2.2% 증가했다.

부동산(6.3%), 교육(5.4%), 도소매(2.2%) 등 대부분의 업종이 늘었다.

소비 동향을 보여주는 소매판매액은 2.4% 늘어 3개월 연속 증가세를 보였다.

승용차 등 내구재(4.1%), 의복 등 준내구재(4.7%), 화장품 등 비내구재(0.4%) 판매가 모두 늘었다.

업태별로 보면 면세점(15.8%), 백화점(14.3%), 대형마트(6.2%), 편의점(1.5%) 등에서 늘었으나 슈퍼마켓·잡화점(-5.6%)은 줄었다.

설비투자는 전월보다 5.4% 늘었고, 건설업체가 실제 시공한 실적인 건설기성(불변)도 0.4% 증가했다.

주요 지표 증가와 함께 경기 동행·선행지수는 5개월 만에 동반 상승했다.

현재 경기상황을 보여주는 동행지수 순환변동치는 0.2포인트 상승했고 향후 경기를 예측하는 선행지수 순환변동치는 0.4포인트 올랐다.

◇ "코로나 충격 컸던 만큼 회복도 빨라…생산은 1년 전보단 부진"
6월 산업활동 주요 지표가 이처럼 일제히 증가한 것은 그간 코로나19로 인한 충격의 골이 깊었기 때문이다.

안형준 통계청 경제동향통계심의관은 "국제통화기금(IMF) 경제 위기나 글로벌 금융위기 때와 비교하면 코로나19는 질병이라서 과거 위기보다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직접적이고 충격의 크기도 컸으나 그만큼 회복도 빠른 것으로 나타난다"고 말했다.

지난 4월부터 나타나기 시작한 서비스업 생산과 소비 개선세에 더해 지난달 제조업, 수출까지 좋아지면서 산업활동 지표가 일제히 상승했다는 분석이다.

안 심의관은 "국내 코로나19 확산으로 2∼3월 크게 위축된 서비스업과 소매판매는 코로나19가 어느 정도 통제되고 각종 정책이 효과를 보이면서 4월부터 반등했고 6월에도 그 흐름을 이어갔다"며 "4∼5월 해외 코로나19 확산으로 크게 하락했던 제조업 생산은 수출이 재개되면서 6월 큰 폭으로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다만 주요 지표가 모두 코로나19 이전 수준을 회복한 것은 아니다.

코로나19 충격의 기저효과로 전월 대비 증가했더라도 1년 전과 비교하면 아직 부진한 지표가 있다.

광공업생산은 작년보다 0.5% 감소했고, 제조업 생산 역시 0.4% 감소했다.

서비스업 생산도 0.1% 줄었다.

안 심의관은 "전월 대비 기준으로 제조업 생산은 4월과 5월 각각 7.0%와 7.1% 하락했다가 6월 7.4% 상승했다.

두 달 연속 큰 충격이 왔기에 6월에 회복했더라도 아직 코로나19 이전 수준에 미치지 못한다"며 "서비스업 생산도 3개월 연속 개선됐으나 여전히 전년 동월 대비로는 마이너스라 코로나19 이전 수준으로 회복한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반면 소매판매는 1년 전과 비교해도 6.3% 증가했다.

4월부터 반등한 소매판매는 제조업이나 서비스업 생산보다 반등의 정도가 높아 코로나19 이전 수준을 회복했다는 게 통계청의 분석이다.

긴급재난지원금과 자동차 개별소비세 인하 등 정부 정책 효과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기획재정부는 6월 산업활동동향에 대해 "생산과 지출 측면의 모든 지표가 개선되고 경기지수가 상승하는 등 3분기 경기 반등 가능성을 높이는 모습"이라면서도 "다만 코로나19 재확산 우려와 미·중 갈등 등 대내외 리스크 요인이 상존한다"며 불확실성이 여전함을 강조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