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자동차산업협회 '2020년 상반기 자동차 신규등록 현황분석' 보고서
"경기 부진 영향으로 상용차·법인차 판매 감소…전기차 비중 역대 최고치"

올해 상반기 자동차 판매는 늘었으나 상용차 판매와 법인·사업자 구매는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자동차산업협회가 29일 발표한 '2020년 상반기 자동차 신규등록 현황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국내 자동차 신규 등록 대수는 작년보다 6.6% 증가한 94만8천대를 기록했다.

우리나라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도 정부의 수요 진작책과 다양한 신차 출시로 세계 주요 자동차 시장 중 유일하게 내수 판매가 증가했다.

"상반기 자동차 판매 한국만 증가…상용차·법인구매차는 줄어"
그러나 상용차 판매는 위축됐다.

승용차 신규등록 대수는 작년 상반기보다 10.7% 늘었지만 승합차와 화물차 등 상용차는 11.9% 감소했다.

보고서는 코로나19로 경기가 위축되고 대면 접촉을 기피하면서 대중교통 수요가 줄고 소상공인 등이 신차 구매를 미뤘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상용차는 관광 수요 부진으로 대형버스 판매가 줄며 24.4% 감소했고, 화물차는 소상공인이 주로 이용하는 1t트럭 판매가 10%이상 줄며 전체 9.8% 감소했다.

승용차의 경우 세단 판매가 줄고 스포츠유틸리티차(SUV)는 늘어나는 트렌드가 유지됐다.

승용차 신규등록 중 세단의 비중은 작년 상반기 55.8%에서 올해 53.5%로 감소했다.

SUV 신규등록은 작년 동기 대비 16.2% 늘었고 그 중에서도 대형 SUV는 신차 판매 호조로 19.7% 늘었다.

보고서는 세단과 SUV 모두 대형 판매의 증가세가 두드러졌다며 코로나19로 국내여행과 캠핑 등이 늘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상반기 자동차 판매 한국만 증가…상용차·법인구매차는 줄어"
구매 주체별로는 개인 구매가 증가하고 법인·사업자 구매가 줄었다.

보고서는 코로나19가 자가용 소비 심리를 자극해 개인 구매는 모든 연령대에서 두 자릿수 증가율을 보이며 전체 13.7% 늘었다고 말했다.

반면 법인·사업자 구매는 상대적으로 낮은 증가율(2.9%)을 보였다.

법인·사업자 구매가 차지하는 비중은 10년 넘게 증가세였지만 올해 상반기 2.0%p 감소하며 역대 최대 폭으로 하락했다.

보고서는 인구가 감소하고 자동차 이용 방식이 다양해지며 차량 소유의 개념이 약화돼 개인의 구매 비중은 줄고 법인의 비중은 늘어나는 게 최근 추세였지만, 올해는 상반된 특징을 보였다고 설명했다.

"상반기 자동차 판매 한국만 증가…상용차·법인구매차는 줄어"
연료별로 보면 휘발유와 전기차의 신규등록은 늘었고 경유차는 줄었다.

휘발유의 판매 비중은 작년 상반기 45.4%에서 올해 52.5%로 늘었고, 경유차는 39.5%에서 29.7%로 줄었다.

전기차 신규등록은 올해 상반기 9만 대 늘며 수입 전기차와 국산 하이브리드차를 중심으로 작년 동기보다 29.7% 증가했다.

전체 자동차 판매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9.6%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상반기 자동차 판매 한국만 증가…상용차·법인구매차는 줄어"
수입차 판매는 미국산을 중심으로 15.8% 늘었다.

수입차 신규등록은 작년 상반기보다 미국산(58.0%), 중국산(42.5%), 독일산(42.2%) 순으로 많이 늘었고 일본산은 불매운동의 여파로 59.3% 감소했다.

보고서는 테슬라 '모델3'가 국내에 본격 공급되면서 미국산 판매가 늘었고, 중국산은 볼보와 전기차 위주로 판매가 늘었다고 분석했다.

독일산은 작년 배출가스 기준 강화로 공급 차질을 빚었던 기저 효과와 독일 브랜드 판매 호조가 작용했다.

정만기 자동차산업협회 회장은 "코로나19에도 불구하고 신모델 투입 확대와 내수진작책 등으로 세계 주요국 중 유일하게 자동차 판매가 증가했다"며 "글로벌 수요 회복 전까지 내수부양책 유지와 친환경차 제도 개선 등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