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예적금은 14조 급감…상호금융·저축은행 예금은 꾸준히 유입

마땅한 투자처를 찾지 못해 은행에서 대기 중인 자금이 올해 큰 폭으로 불어났다.

반면 연 1% 금리도 기대하기 어려워진 은행 예·적금에서는 돈이 빠르게 빠져나갔다.

상호금융과 저축은행 등 2금융권은 조금이라도 높은 금리를 찾는 투자자들이 몰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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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반년새 주요 은행 예적금 14조↓…대기자금 78조↑
5일 은행권에 따르면 국내 5대 주요 은행인 KB국민·신한·우리·하나·NH농협은행의 지난달 말 기준 요구불예금 잔액은 566조3천160억원이다.

이는 작년 말보다 77조8천억원 늘어난 규모다.

작년 하반기 증가액(27조9천억원)의 두 배를 넘는다.

은행 요구불예금은 수시입출금 예금, 수시입출금식 저축성예금(MMDA) 등 언제든지 입출금할 수 있는 자금이다.

투자처를 찾지 못한 '대기 자금'인 셈이다.

은행 관계자는 "낮아진 대출금리에 일단 자금을 확보한 투자자들이 주식과 부동산으로 아직 옮기지 않고 맡겨둔 부분이 크다"고 말했다.

반면 주요 은행 정기예금과 정기적금은 올해 들어 빠르게 빠져나갔다.

5대 은행의 정기 예·적금 잔액은 지난 6월 말 기준 672조153억원으로 작년 12월 말보다 13조7천억원 감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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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금이라도 이자 더 주는 곳으로' 상호금융·저축은행 예금에 몰려
시중은행보다 예금금리가 높은 상호금융과 저축은행은 오히려 예금 잔액이 꾸준히 늘고 있다.

저축성 자금이 많은 새마을금고는 전체 예수금이 지난 4월 말 174조8천억원에서 5월 말 176조3천억원으로 증가한 데 이어 6월 말에는 178조원에 육박했다.

은행권 예금과 적금이 빠르게 빠져나간 반면 새마을금고는 작년과 비슷한 속도로 예수금이 늘어나는 모습이다.

새마을금고는 모든 지점에서 동일한 상품을 파는 은행과 달리 각 금고가 재무구조를 따져 다른 상품을 내놓는다.

각 금고가 고객 유치를 위해 종종 내놓는 고금리 예금들이 입소문을 타면서 가입자를 더 끌어모았다.

새마을금고 관계자는 "상품이 출시된 것을 알 방법은 금고에 가입돼 있거나 주변을 지나는 것밖에 없는데도 최근에는 재테크 커뮤니티 등에 정보가 빠르게 공유돼 먼 곳에서도 금고를 찾아가 가입하는 추세"라고 전했다.

저축은행은 '넘치는 수신자금'에 금리 조절에 나섰다.

한국은행 경제통계시스템을 보면 국내 상호저축은행의 4월 말 기준 수신 잔액은 총 68조1천534억원으로 전달보다 1조4천억원 뛰었다.

SBI저축은행 관계자는 "이렇게 빠른 수신 증가세가 5∼6월에도 이어져 조절이 필요한 상황"이라며 "주요 예금상품 금리를 이달 하향 조정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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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은행권 '고금리 적금' 까다로운 조건에 오히려 저조
일부 은행은 최근 '고금리'라며 내놓은 특별 적금상품이 오히려 까다로운 조건 때문에 민망한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신한은행은 지난달 1일 온라인 쇼핑사이트 11번가, 신한카드와 함께 '신한 11번가 정기예금'을 출시했다.

이 정기예금은 최소 50만원부터 최대 300만원까지 가입할 수 있는 3개월짜리 상품이다.

기본금리 연 0.8%에 오픈뱅킹 서비스에 새로 가입하고, 11번가 신한카드(신용)를 만들어 11만원 이상 결제하면 연 2.2%포인트 금리를 보상받아 연 3.3% 혜택을 볼 수 있다고 신한은행은 홍보했다.

10만개 계좌를 선착순으로 판매하기로 했지만 출시 한 달이 지난 이달 2일 기준 판매 실적은 3천여좌, 잔액 73억원에 그쳤다.

SC제일은행도 지난달 중순 삼성카드와 제휴해 연 7% 혜택을 주는 '부자되는 적금세트'를 출시했으나 판매가 저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적금은 연 1.6% 기본 금리에 추가 5.4%포인트분을 캐시백(현금으로 받기)으로 제공하는 적금이다.

월 적금 납입액은 10만원 또는 25만원이다.

캐시백 추가 혜택을 받으려면 신규 발급자 또는 직전 6개월간 삼성카드 이용실적이 없는 고객이 SC제일은행 제휴 삼성카드를 만들고 1년간 매달 30만원 이상을 사용해야 한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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