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6·17 부동산 대책이 발표된 이후 부동산 시장에는 대책 내용을 두고 의견이 분분하다.

갭투자를 막기 위해 투기과열지구에서 아파트를 사면 전세대출을 바로 갚게 하고 규제지역을 수도권 전역으로 넓히자 집 없는 서민의 내집마련 기회도 박탈당한다는 얘기가 나온다.

강남 일대를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묶거나 재건축 조합원에게 분양권을 받으려면 2년 이상 실거주하게 하는 내용은 반시장적이라는 비판도 제기된다.

◇ 전세대출 너무 조여 서민 내집마련도 막나
국토교통부 홈페이지의 보도자료 코너에 올라온 6·17 대책 발표 자료에는 21일 오후 2시 현재 148건의 댓글이 달려 있다.

조회수는 12만건을 돌파했다.

이때까지 국토부 홈페이지에 게시된 보도자료에 이같이 많은 조회수가 몰리거나 댓글이 올라온 전례가 별로 없다.

대부분 전세대출 규제 강화와 수도권 전역으로 규제지역을 확대한 데 대한 항의성 문의다.
보도자료 조회수만 12만 돌파한 6·17 대책…계속되는 논란
정부는 6·17 대책을 통해 전세대출을 받은 후 투기과열지구의 3억원 초과 아파트를 사면 전세대출 보증을 즉시 회수한다고 밝혔다.

그러자 전세대출받고 전셋집에 살던 무주택자가 좋은 집을 찾아 집을 사려 하면 전세대출을 빼줘야 해 결국 집 구매를 포기해야 한다는 반발이 나왔다.

댓글에는 "갭투자는 대출이 아닌 기존 전세보증금을 레버리지 삼아 주택을 사는 방법인데 전세자금 대출 보증 제한이 무슨 효과가 있느냐"며 "대출을 받지 않고 전세를 끼고 주택을 사는 갭투자는 어떻게 막을 생각이냐"는 글이 올라왔다.

정부는 이에 대해 본인의 돈이나 정상적인 대출 외에 다른 방법으로 주택 자금을 마련하는 것은 모두 갭투자이며, 최근에는 무주택자도 갭투자가 많이 늘어나 대책을 마련했다는 입장이다.

국토부는 참고자료를 내고서 "서민·중산층 거주 지역인 서울 노원·도봉·강북·금천·구로·관악구의 24개 아파트 단지의 올해 1∼5월 거래를 봤을 때 무주택자의 보증금 승계비율이 43%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히기도 했다.

전세대출을 너무 막아버리면 전세 공급 물량도 줄어들 수 있다는 비판도 나오고 있다.

갭투자가 줄어들면 그만큼 전세 물량도 감소할 수밖에 없다는 논리다.

이에 대해 국토부는 "집주인이 직접 집에 거주하게 되면 기존에 집주인이 살던 주택은 다른 임차인에게 임대되기에 전체 전세공급 총량은 동일하게 유지될 것"이라고 해명한다.
보도자료 조회수만 12만 돌파한 6·17 대책…계속되는 논란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정부의 대책은 저금리와 유동성 장세 때문에 마련된 고육지책일 수 있다는 생각이 들면서도 다소 과하다는 의견이 많다"며 "전세대출 제한은 전세 낀 매물의 잠김 현상을 만들어 저금리와 함께 일정 부분 전세시장을 위축시킬 수 있다"고 말했다.

권대중 명지대 교수는 "전세대출을 3억원 이하로 제한하면 서민은 갈 곳이 없어 결국 반전세로 가야 한다"고 말했다.

정부가 조정대상지역 등 규제지역을 접경지역을 제외한 거의 수도권 전역으로 넓힌 것에 대해서도 신규 편입지역 주민들의 반발이 거세다.

인천 검단이나 경기도 양주 등지 거주자들은 "얼마 전까지 미분양 관리지역으로 있었는데 갑자기 규제지역으로 지정될 수 있느냐"며 황당하다는 반응을 보인다.

특히 최근 분양을 받아 대출을 앞두고 있던 시민들은 갑자기 대출 한도가 줄어들게 됐다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그런 반면 규제지역 지정을 피한 김포 한강신도시나 파주 운정신도시 등지에는 대책 직후 호가가 5천만원 이상 오르며 과열되고 있다.

국토부는 김포와 파주 등지의 부동산 시장을 면밀히 모니터링하고 있다.

계속 과열되는 모습을 보이면 즉시 추가로 조정대상지역 등으로 지정할 방침이다.

◇ 토지거래허가제, 허가권자인 구청이 '우왕좌왕'
정부와 서울시가 강남구 삼성동과 대치동 청담동, 송파구 잠실을 1년간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묶은 데 대해서도 논란이 계속 커지고 있다.
보도자료 조회수만 12만 돌파한 6·17 대책…계속되는 논란
이곳에서 향후 1년간 주택을 사려면 구청에서 원래 용도대로 주택을 구입한다고 밝히고 허가를 받아야 한다.

전세 끼고 집을 사는 것은 원천 차단된다.

하지만 시행일이 23일인데 아직도 일선 구청에서는 개별 사안에 대해 어떻게 대응해야 할지 모르는 분위기다.

실거주 목적으로 세입자가 있는 집을 사는데, 그 세입자가 주택 구입 후 2~3개월 정도 뒤에 이사를 한다고 해 잠시 전세를 끼고 거래를 할 때도 이를 허용하지 않아야 할지 등에 대해선 명확한 답이 없다.

한 구청 관계자는 "구청이 허가권자이긴 하지만 대책이 발표되기 전까지 아무것도 몰랐다"며 "이제 어떻게 허가 업무를 해야 할지 검토해야 한다"고 말했다.

아파트뿐만 아니라 상가를 구매한 건물주에게 어느 정도 해당 건물을 상업용으로 쓰는 경우 매매를 허용해야 할지 등도 정해지지 못했다.

서울시는 오히려 토지거래허가제와 관련한 논란에 대해 지나친 걱정이라는 반응이다.

서울시 한 관계자는 "정상적인 주택 거래에 대해선 큰 문제가 없는 제도"라며 "토지거래허가제로 묶인 곳에서 상가 거래가 몇건이 있을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그렇다면 과연 과연 이곳이 1년만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묶일까.

서울시는 잠실 MICE, 영동대로 개발 등에 의한 부동산 시장 과열을 막기 위해 이곳을 1년간 토지거래허가구역을 지정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1년 이후에도 이들 지역의 부동산 시장이 안정화된다는 보장이 없다.

오히려 지역 개발이 진행되면서 더욱 큰 상승압력을 받을 수밖에 없다.

권대중 교수는 "집합건물인 아파트의 대지는 건물과 분리 매매·임대할 수 없다"며 "아파트에 토지거래허가구역 제도를 적용하는 것은 너무 확대해석한 것"이라고 말했다.
보도자료 조회수만 12만 돌파한 6·17 대책…계속되는 논란
재건축 조합원들에게 2년 실거주를 해야 분양권을 주는 내용도 강한 반발을 사고 있다.

재건축 아파트야 원래 투자용 부동산의 인식이 강한데, 갑자기 그곳에 들어가 2년 이상 거주해야 하는 상황이 발생했기 때문이다.

정부 시책을 따른 장기 등록임대사업자가 선의의 피해를 볼 수 있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이에 국토부는 "재건축 초기 사업장은 상당한 시간이 남아 대부분은 2년 의무 거주기간을 충족할 수 있을 것"이라면서 "임대사업자의 잔여 임대기간 등 대책으로 인해 영향받는 각종 사례에 대한 구체적인 현황조사를 거쳐 검토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