돼지 분뇨 등 각종 환경 문제 우려

中 대도시 주변 기업형 돼지 농장 건설…"식량 안보 차원"
중국이 아프리카 돼지 열병(ASF)으로 개체수가 급감한 돼지를 안정적으로 조달하기 위해 대도시 인근에 기업형 돼지 농장을 대거 건설하기로 했다.

세계 최대 돼지고기 소비국인 중국은 식량 안보를 위해 이런 결정을 내렸다고 밝히고 있지만, 환경 보호를 후퇴시키는 정책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로이터통신은 중국 베이징시가 ASF로 돼지 숫자가 급감한 후 환경보다 식량 안보를 더 우선시하는 정부 방침에 따라 도시 근교에 11개 기업형 돼지 농장을 건설하기로 했으며, 난징시, 저장성 등도 비슷한 움직임을 보인다고 11일 보도했다.

상주인구 2천만명 이상인 베이징시는 오는 2022년까지 관내 돼지고기 수요의 10분의 1을 자체 조달하기 위해 매년 89만 마리의 돼지를 생산해야 한다.

이는 작년의 3배에 이르는 규모다.

중국은 자국민 수요를 맞추기 위해 돼지 사육 규모를 ASF가 발생한 2018년보다 2억 마리 이상을 더 늘릴 계획이다.

중국은 ASF로 돼지고깃값이 급등한 후 돼지고기 공급을 안정화하는 게 식량 안보에 매우 중요하다고 판단하고 있다.

이에 따라 중국 지방 정부들은 모두 돼지고기 최소 공급 물량을 확보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관련 업체들은 이미 작업에 들어갔다.

주요 돼지고기 생산 업체인 쓰팡훙(四方 紅)농목업의 쭈성 대표는 베이징 도심에서 70km 떨어진 동부 핑구 지역에 연산 6만 마리의 돼지 농장을 지을 예정이다.

쭈 대표는 "베이징시에서 추진하는 11개 기업형 농장 중 하나를 건설해 시민들의 수요에 부응할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 1위 돼지고기 생산업체인 신시왕류허(新希望六合)도 핑구 지역에 빌딩형 돈사를 지어 매년 15만 마리의 돼지를 공급할 계획이다.

다른 6개 돼지 농장들도 베이징 외곽에 사육시설을 다시 짓는다는 계획이다.

중국 중동부의 인구 800만명인 난징시도 외곽에 12개 돼지 농장을 지어 작년의 4배가 넘는 돼지고기를 생산할 계획이다.

상하이 남쪽 해안지역인 저장성도 돼지 농장 신설을 통해 작년 대비 돼지고기 생산을 50% 이상 늘릴 방침이다.

그러나 이는 2015~2017년 돼지 분뇨로 인한 환경 오염을 줄이기 위해 물가나 인구 밀집 지역에 있던 20만개 이상의 돼지 농장을 폐쇄했던 정책을 뒤집는 것이라는 비판이 제기된다.

업계는 이에 대해 비용이 많이 들더라도 분뇨 처리 시설을 설치해 수질 오염과 악취를 막는다는 계획이며, 정부 당국도 환경 기준을 강화하고 있다.

왕리성 노무라증권 이코노미스트는 "기존 정책에 대한 보완"이라면서 중국 정부가 작년 돼지고기 수급난으로 큰 위기를 맞은 후 위험을 분산해야 할 필요성을 느끼고 있다고 평가했다.

中 대도시 주변 기업형 돼지 농장 건설…"식량 안보 차원"
/연합뉴스